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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통령 필요없다”에 대한, 약수거사의 “이런 대통령 필요하다"
게시물ID : sisa_5075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약수거사
추천 : 0/3
조회수 : 1429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4/29 14:35:39
박성미씨 “이런 대통령 필요없다”에 대한 글, 약수거사의 “이런 대통령 필요하다”
2014. 4. 29
 
1. 들어가면서
 
   청와대 홈피에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글이 세상의 주목을 끕니다. 온갖 게시판에 박성미씨의 글이 온통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으며, 대통령의 하야 또는 퇴진을 요구하는 글들이 넘쳐납니다. 그런데 어제 발표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57.9%입니다. 이것을 보고 혹자는 급락한 것이라고 좋아하며 기뻐하는 글을 올립니다. 혹자는 이것을 보고 ‘조작이다’하며 못 믿겠다고 합니다. 참고로 그런 분들은 제 글을 읽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무슨 말을 해도, 자기가 원하는 것만 보고 듣고 생각하실 분들이니까요.
   참고로, 필자는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분명히 말하는 야권 지지자입니다. 필자 역시 고교생 두 자녀와 늦둥이를 둔 아버지이며, 세월호 학살에 대하여 누구보다 가슴아파하는 사람입니다. 필자 역시 80년대 암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뜨거운 세대를 살았던 사람이며, 주사파 였으며 감옥도 다녀온 사람입니다. 필자와 같이 유신과 5공의 참혹한 독재시대를 살았던 그 시대의 젊은 사람들이, 이제 50-60대가 되어서 왜 보수화되고 유신의 딸 박근혜 대통령과 민정당의 후예인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비율이 높은가에 대한 글은, 필자의 이전 글 ‘고령화가 야당의 가장 큰 적?’에서 견해를 밝힌 바 있습니다.
   필자의 글들은 봉도사님 카페에서나 안사모에서나 늘 논란을 불러일으킵니다. 필자의 글을 보수진영 사이트에 올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것은 아마 이 땅에 필자와 같은 중도진영이 설 자리가 없어서 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사회는 내편과 네편을 너무 강요하는 시대일지도 모릅니다. 조선시대의 역사를 보면 수많은 당쟁속에서 온건 진영이 승리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아마 유일하다면 정조 사후, 강경파인 노론 벽파를 제치고 노론 시파가 정권을 잡았지만, 이것은 곧 세도정치라는 기이한 정치 구조로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대한민국의 사회는 항상 양자택일을 국민에게 강요한 사회였습니다. ‘빨갱이’ 아니며 ‘반동’, ‘민주투쟁’ 아니면 ‘독재에 대한 복종’, 그것은 어찌 보면 중도라는 정치집단이 대한민국에서 자리 잡을 수 없었던 요인 중의 하나일 겁니다.
   그런데 기이한 것은 좌파나 우파나 스스로의 힘으로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은 항상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중도를 자기 진영으로 끌어 들이려 항상 노력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이 양 진영에서 강요의 형태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이 중도를 끌어들이려는 노력은, 강요와 협박에서 사탕발림의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2.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한다면?
 
   필자가 어제 봉도사 게시판에 올린 글,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면, 그 다음은?’은 독자들의 엄청난 반발을 가져왔습니다. 댓글은 무려 50개가 달렸고, 반면 6분이 추천을 해주셨습니다. 아마 필자의 글들에 대하여 신고건수가 많은 것이고, 그래서 안사모 처럼 또 강퇴당할 지 모릅니다. 혹시 필자가 여기서도 강퇴 당하면, 필자의 다음 블로그 “약수거사의 세상담론”으로 오셔서 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댓글은, ‘국무총리가 대통령직을 대행하면 된다.’, ‘만약 박근혜가 친위 쿠데타를 하면 온 국민이 저항할 거다.’, ‘대통령 하야라는 전제가 잘못된 것이다.’라는 글들이었습니다.
   필자는 이전 글에서 대통령이 퇴진을 하지 않을뿐더러 하야는 더더욱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이 지금 퇴진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국무총리가 국정을 수행하고 그동안 대통령을 다시 뽑는다고요? 지금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무총리가 어떤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까? 국정은 연속되어야 하며 대한민국은 계속 나아가야 합니다. 국민의 투표로 뽑은 역대 대통령도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데 국무총리가 가능합니까? 대한민국에 갑자기 전란 등 국가를 위태롭게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국무총리가 이것을 처리할 수 있을까요? 지금같은 처참한 상황에서 여야가 모든 일 다 팽개치고 모두 요란한 대선에 뛰어듭니까? 만약 야당의 대통령이 당선되었는데, 이런 처참한 상황이 또 반복되어 발생한다면 그때 또 대통령이 퇴진해야 합니까?
대통령의 퇴진, 이것은 한마디로 무책임한 언사일 뿐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화풀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이정도의 화풀이면 충분합니다.
 
3. 약수거사의 ‘이런 대통령 필요하다’
 
(1) 첫째, 대통령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뭔지도 몰랐다.
 
  예, 대통령이 자기가 할 일이 뭔지 잘 몰랐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관련 공무원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2013년 미국 동부에 닥친 태풍 샌디의 예를 들겠습니다. 미국 동부에 강력 태풍이 불어 닥치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백악관에서 모든 상황을 모니터링 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 역시 재난 전문가는 아닙니다. 모든 상황을 지휘한 것은, FEMA(연방재난방재청)입니다. 그들은 국가의 모든 재난 관련 기관을 통솔하고 지휘합니다. 한국처럼 재난 현장에 국무총리나 장관이 내려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재난을 잘 극복하였습니다.
  필자는 그 이유에 대해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대답은 바로 한국의 수직적 계급 문화가 아닌 미국의 수평적 계급문화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직속 장관이나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한국의 공무원과 달리, 재난 책임자의 직급에 상관없이, 책임자의 지시에 의하여 각 기관의 공무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것입니다. 우리의 직급문화는 주임, 계장,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이사로 엄격히 구분되어 있으며, 그것은 공무원 조직의 경우 더 심합니다. 재난의 책임을 맡은 리더의 직급이 말단이면, 다른 조직에서 그를 무시하고 협조를 하지 않는 경향이 매우 심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문화는 다릅니다. 그가 과장이건 국장이건 말단이건 상관없이 그리 리더라면, 다른 협조 조직도 그에게 바로 협조합니다. 흔히 Manager를 우리는 과장이라고 해석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Manager와 한국의 과장은 그 해석이나 역할부터 전혀 다릅니다. 즉 한국의 수직적 계급 문화가 이런 재난 상황에서 각 기관의 유지적 협조를 어렵게 하고 있으며, 장관이 현지에 내려가도 자기 부서가 아니면 협조를 얻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초기에 각 기관의 유기적이며 신속한 공조체계가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만약 한국에 재난청이 설치된다고 달라질까요? 필자의 대답은 ‘아닙니다’입니다. 한국 공무원의 수직적 조직문화가 수평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각 부서간의 유기적 협조는 불가능합니다.
 
   이런 대한민국의 공무원 조직 상황에서 ‘대통령이 자기가 할 일을 몰랐다.’는 비판에 대하여 필자의 대답은, ‘그 누가 지금의 대통령이어도 상황은 똑같을 수 밖에 없었다.’입니다. 만약, 대통령이 현지에서 일일이 지도하고 간섭한다고 상황이 달라졌을까요, 필자의 대답은 ‘노’입니다. 대통령은 구난방법이나 구조방법에 대한 지식수준은 일반 국민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의 현장 지휘는 더욱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그 어떤 전문가를 대통령이 리더로 임명하고, 그에게 모든 전권을 주었다 한들, 지금의 관료조직 아래에서는 그 어떤 전문가도 리더로서 그 역할을 발휘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필자의 대답은 대통령이 자기가 할 일을 몰랐던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관료조직을 상호 협조가 가능한 수평적 조직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할 일은 바로 수직적 상하관계의 공무원 관료조직을 수평적 협조관계로 바꾸는 것입니다.”
 
(2)둘째, ‘사람을 살리는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정부는 필요없다.’
 
  예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박성미씨의 글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나 여당이 사람의 목숨을 경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세월호와 같이 긴박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정부 관련 부처의 미숙한 대응은 응당 비난받아야 하며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박성미씨의 글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마치 국민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냉혈한 같이 묘사하였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것은 좀 과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최소한 대한민국 국민 51%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녀를 대통령으로 뽑은 51%의 국민이, 어제까지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 56%의 국민이 모두 바보 멍청이란 이야기입니다.
보다 정확한 표현은 ‘사람을 살리는데 효율적이지 못했던 정부가 필요없다.’일 것입니다. 필자는 앞서 말했듯이, 지금의 정부 관료 조직 아래서, 그 누가 대통령이었어도 아마 국민들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대통령이 할 일은 사람을 죽이지 않도록 예방하는 정부를 만드는 것입니다.”
 
(3) 셋째, ‘책임을 질 줄 모르는 대통령은 필요없다.’
 
   지금 대통령이 할 일은 바로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대통령부터 자신이 임명한 공기업 낙하산을 원위치 시키면서 관피아를 해체하는 것입니다. 대통령부터 자신이 임명한 공기업 낙하산응 해체시키지 못하면 관피아의 해체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비리로 처벌받은 서청원의원부터 국회의원직을 사퇴시켜야 합니다. 대통령이 말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그것은 대통령부터 스스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대통령이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할 일은 자기 스스로 모순을 해결하도록 모범을 보이는 것입니다.”
 
4. 마치면서
 
  필자가 이 글을 올리면, 아마 필자에 대한 비난이 장난 아닐겁니다. 그러나 아무도 비난을 두려워 말하지 않는다면, 이것 또한 비겁한 짓입니다.
국민 51%의 지지를 받고 당선되고 지금 지지율이 56%인 대통령의 하야, 그것은 대한민국 보수진보 양진영의 극한 충돌을 가져올 것이 분명합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우리 힘으로 세운 민주주의를 우리 스스로 훼손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필자는 ‘이런 대통령이 필요하다.’ 라며 지금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필자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대통령 혼자서 결코 해결할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1997년 이후, 대한민국은 지난 10년 진보정권이, 그리고 지난 7년 보수 정권이 집권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관료조직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과감히 수술하지 못하였습니다. 필자는 그 이유를 바로, 수술을 하여야 하는 여야 정치권과 역대 대통령 스스로가, 관피아, 낙하산 같은 행태를 스스로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관료조직을 뜯어 고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세월호 참사로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대통령도, 여당도, 야당도,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 公보다는 私를, 공정성 보다는 자기편을 우선시 하였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 상대방을 서로 인정하고 대화하며 스스로 반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말대로 비정상의 정상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물론 그것의 시작은, 대통령이 먼저 국민과 관료 조직에 보여 주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약수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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