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그러니까 아름다운 동화책이나 볼 나이때에는 세상이 당연히 사필귀정으로 돌아가는줄 알았었다. 그러니까 일은 결국 바르게
되어 선한 사람은 결국 복을 받고 행복하게 살게되며 반대로 악한 사람은 결국 벌을 받고 불행해진다는 뭐 그런 생각인 것이다. 나이가
들어 대학갈때쯤이 될때까지도 나에게는 여전히 그것이 진리였을뿐만 아니라 거기에 더해져서 열심히 참고 노력하는 자에게는 결국
에는 좋은 결과가 보장되고, 반대로 게으름을 피우고 하고 싶은거나 찾고 하면 싷패한 삶을 살게 된다는 어떤 가치관 까지 생겻엇다.
그런데 대학교 가고 군대를 제대할 쯤에 적어도 두번째 생각은 틀렷구나 라는 확신이 들엇다. 세상 사람들 살쳐보면 사실은 노력햇음
에도 실패한 사람이 대부분이고, 별 특별한 고생없이도 잘 살고 있는 사람 역시 많았다. 사람들 노력보다는 결국 시대 흐름이나 운이 중
요하게 작용하는듯 하고, 특히나 성공지향주의나 맹목적적인 인내와 노력은 심지어 혐오스럽게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오히려 사회가
말하는 성공 집어치우고 그냥 자기 하고 싶은데로 사는것도 제법 괜찮은 사는 방법인듯 햇다.
그리고 최근에 드디어 사필귀정까지 완전히 포기하게 되었다. 사필귀정은 사실 오래전부터 조금 의심하기는 했었다. 살다보면 아주
반듯하고 선하게 잘 살던 사람이 갑자기 사고로 죽거나 망하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엉터리로 온갖 악행을 저질러도 남부럽지
않게 떵떵거리며 사는 사람또한 많은 것으로 보아 잘살고 못살고는 거의 무작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가 이제 확신이
섰다. 세상은 아니, 적어도 내가 살고 있는 이나라에서는 사필귀정은 틀린생각이다. 밥에 그래도 돌보다는 쌀이 많을 것이라는 마지막
미련까지도 접었다. 사실 이런 진리에 입문하게 한 인간이 다름아닌 명박이다. 명박이 때문에 사필귀정에 대한 어떤 본격적인 회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명박이 아니었으면 노무현은 그냥 지나가는 대통령들 중에 한명으로 잊혀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런의미에서 그자에
게 조금은 감사하게까지 생각한다.
이나라 사람을 크게 4부류로 나눈다면, 우매한 선한 사람, 우매하지 않은 악한사람, 우매하지 않은 선한 사람, 우매한 악한사람이다.
이나라에서 우매한 악한 사람은 감옥생활로 힘들어 하며, 우매하지 않은 악한 사람은 우매한 선한 사람을 이용해 먹고 잘살고 있으며,
우매한 선한 사람은 우매하지 않은 악한 사람에게 이용당하서 고생하고 있으며, 우매하지 않은 선한 사람은 이런 부당한 모양새와 부
조리에 고통받고 있다.
이 나라에서 쉽게 잘 먹고 좋은 대접 받으면서 잘 살려면 우매하지 말아야 하고 악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매한 선한 사람을 이용해서 사
기를 치면 어렵지 않게 행복을 이룰것이며 그렇게 해야지 어떤 사회적인 성취를 할수 있으며 그렇게 해도 전혀 문제 될것도 없는 나라
다. 단지 양심만 팔면 된다. 그런식으로 이나라의 기득권은 형성되었다. 친일파, 매국노, 기회주의자, 재벌, 정치인, 기득권, 뭐 그렇다.
이렇게 우매하지 않은 악한 사람이 사회를 지배하고 치밀하게 조종하고 있으며 우매한 선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런 부당함을 모르거
나 있어도 사소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런 부조리한 사회가 유지될수 있는듯 하다. 우매하지 않은 악한 사람은 그냥 그런 우매한 선
한사람이 깨어나지 않게만 잘 통제하면 되는 것이다. 그 중 사필귀정도 하나의 좋은방법이 될듯 하다. 그러니까, 사필귀정 가치관을 세
뇌하여 우리가 사기를 쳐도 너는 그렇게 못하게끔 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적어도 이나라에 작용하는 원리는 사필귀정이 아니며 무작
위도 아니고 사필귀악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나라가 사필귀정으로 돌아가려면 사필귀정이라는 가치관부터 깨져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