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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여직원과의 썸씽... #4
게시물ID : humordata_13555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드레몬
추천 : 27
조회수 : 2332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3/04/11 11:27:35

회사 여직원과의 썸씽... #4


글쓴이 : 레드레몬











봄날의 밤 거리를 걸어다녀 본 적 있는가...


새벽 1시... 봄날의 밤 거리는 유난히 쌀쌀하다.


하지만 그 적막은 마치 눈이 가득 내린 산자락과 닮았다.


술도 안 마셨는데 마치 만취한 듯한 기분.


난 지금 무슨 생각을 한걸까...


결혼을 앞둔 처자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



당장 후회하더라도 용기를 내고 싶었다.


내 인생은 한번 뿐이니까.



다음 날...


그녀가 먼저 채팅으로 말을 걸어왔다.





'정대리 이거 들어봐'


'응? 뭔데'


파일을 보내는 중입니다 ... JJJ.mp3


'응? 이건 무슨 노래야? 제목이 왜이래?'




리쌍 이녀석들... 그런 노래를 만들었을 줄 몰랐다.


특히나 가사를 듣고 엄청난 충격에 빠지게 되었는데 ...




노래를 만들면 111, 222, DDD, KKK 이런식으로 저장해둔다는 리쌍...


그러다가 JJJ 노래의 제목을 선정해줄 때가 되었는데, 딱히 이름을 지어줄 수가 없었다는 그 노래...


가사는 대략 이러했다... 아니 가사 중에 그런 부분만 들려왔다...



불 꺼진 버스의 맨 뒤 칸

아무도 모르게 표정을 숨긴

두 남녀의 서로를 애무하는 손길

그처럼 비밀스런 인간의 손짓


그 감추고픈 진실에 때론 너무 충실해

언젠간 부끄러운 드러운 과거가 밝혀 질 거란 두려움 때문에

느껴지는 망설임 하지만 가슴 졸인 시간은 잠시 일뿐

결국엔 얼굴에 색칠한 각설이



...



어둠 속에 쾌락을 매달아 벌어진 입술 사이에 울리는 쾌락의 싸이렌

그 소리가 그치고 그는 무언가 깨달아 낮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묻지

대체 난 누구지? 내 남자 친구

그럼 넌 누군데? 니 동생의 여자.



...





그 이후의 가사 내용들도 가히 파급적이라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뭐 이런 내용이 다 있지?


처음엔 리듬이 좋아서 듣다가 가사 내용이 들어오니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숫기없는 나는 또 그녀에게 물어본다...


'이거 가사 대박'


'난 이런 류의 노래 풍이 참 좋던데'


'아니 가사는 안들어봤어?'


'가사? 신경 안썼지'


'진짜? 완전 대박인데 이거 뭐야...'




노래에 대해 그녀는 더 이상 왈가왈부 하지 않았으나, 머릿속은 온통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어제 밤 이후로 계속 불타던 나의 마음이 조금 사그러 들었던 것 같다.


왠지 더 이상은... 





갑자기 그녀가 옆에 와서 서 있다.


"어 뭐야 깜짝이야"


"두 유 커피~?"


"콜"





탕비실에서 마주보고 서서 마시는 커피가 어찌나 맛있고 달던지...


'그래... 오늘은 그녀의 집으로 직접 쳐들어 간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후룹)... 언제 끝나?"


"뭐... 6시 반?"


"같이 가자"


"뭐? 퇴근도 같이 하는거야 이제?"


"응"


"하하하 그래 알았어"



밝게 웃는 그녀 모습이... 6개월 뒤 결혼하는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단지 지금의 나에게 그녀는 너무나 눈부시게 아름다운 나의 연인으로 보일 뿐이었다.







버스에 탄 우리 둘은


마치 노래 가사처럼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았고


뭔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를 바라 보다가 문득 노래 가사가 생각 났다.




몰래...



아무도 몰래 잡는 손...








그녀의 손은 참 보드랍고 따뜻하다.













"어쭈... 은근 잡는다?"




한참 붙들려 있다가 꺼낸 한마디...


"왜 뭐~ 어때서!"


"푸핫핫핫"








남부터미널 앞에는 예술의 전당이 있다.


봄이라 산책하기도 좋은 날씨였고...


기억하기로는 일주일에 한번 예술의 전당에서 분수 쇼를 했던 것 같다.


그날은 분수 쇼를 하는 날이었나보다.



그녀는 나를 이끌고 어느 벤치 한켠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런 저런... 가족 이야기...


사는 이야기...


회사 이야기...


...






몇 시간이 흘렀을까... 날은 어둑해졌지만 사람들은 자리를 떠날 줄을 몰랐다.


참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구경을 하고 있다.



그들도 ... 우리처럼 조용하다. 별로 말이 없다. 입가에는 미소 뿐이다.






"사촌 동생이 와서 같이 살고 있어"


"으... 응?"


"지방에 살던 동생인데 지금 올라와서 내 방에서 같이 살고 있어"


"아 그래? 혼자 보다는 훨 잼있겠네"


"잼있지"


"언제부터 올라온거야?"


"어제 연락 오더니만 지금 와 있어"


"아... 하..."





제길 왠지 계획이 실패한 것 같은데...


이게 신의 섭리라면...


신의 간섭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영화관의 청년...


전철의 아가씨...


사촌 동생...














아무래도... 난...


너무 어려운 사랑을 하고 있는 것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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