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동안 한곳만 보면서
희망을 얻고
삶의 아름다움을 바라봤다
인간 혐오에 치를 떨고
울 수도 없는 공간에서
샤프로 온 몸을 찔러대면서
내일은 잘해야지 내일은 잘해야지
하면서 겨우 발을 떼서 걸어간
역삼동 혜화동
예술을 보면서
내가 욕같이 살아도 예술은 여전히 아름답구나
여전히 잘하고 있구나
난 잘하고 싶었고
내게 지원은 커녕 빅엿만 선사하는
모든 늙은이들이 내게 변만 날려도
난 희망을 놓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이제서야 뭘 시작하기도 관두기도 힘든 이 때에
내게 하나 남은 꿈을 박탈당했다
난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물론 이때까지 지내온 내신이나 모의고사 성적
열심히하면 남들이 말하는 인서울은 그냥 갈 수도 있다
당연히 입시라는게 쉬운 건 아니지만
이때까지 해온걸 보면 독한 맘 먹고 하면
못할게 뭐 있을까
하지만 이건 누구에게나 적용하는 것일 뿐
내게는 간절한 꿈이 있고 그게 아니면
내게 서울대를 보내주든 카네기멜론을보내주든
그냥 똥의 널부러진 모양같이만 보일 뿐이다
누구도 도우지 않겠다면 내 스스로라도 도와야지
고3동안은 정말죽은듯이 공부만 하고
졸업하고 학원다녀서 어차피 일 이년 늦는다고 늦는 거 아니니
어떻게든 예대에 들어가겠다
하늘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정말 그때는
누구 말대로 행시 사시 준비해서 살게
근데 정말 내 꿈은 너무 불쌍하다
차라리 거지같은 집안이란 거 알고 아주 이기적으로 나와서
아주 쌩 양아치로만 자랄걸
이 가난한 집안에서 뭘 믿고 이때까지 공부를 해서 꿈이란걸 가졌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