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웹드라마 <트웬티 트웬티>로 주연 데뷔를 치르며 채원빈의 얼굴을 알렸다. 2021년, 드라마 <어사와 조이>로 첫 사극에 도전하며 이토록 해사한 얼굴과 이토록 처연한 얼굴도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마침내 2022년, 박훈정 감독의 영화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에서는 토우 4인방의 리더로 서늘한 얼굴을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2023년, 차기작 <스위트홈2> 공개를 앞두고 있는 채원빈은 또 어떤 얼굴을 보여줄까. '신비함을 가진 소녀'라는 키워드에 맞는 여러 얼굴을 가진 배우 채원빈. 그럼에도 그는 '편안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MAGAZINE O의 시작을 채원빈과 함께 했다.
<MAGAZINE O> 아우터에서 발행하는 MAGAZINE O 1월호의 첫 번째 주인공이에요. 소감이 어때요?
채원빈 이런 기획이나 특별한 프로젝트들이 아우터만의 특색이고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그 시작을 끊을 수 있어서 좋아요. 영광입니다!
화보 촬영은 어땠어요?
이때까지 시도해 본 적 없는 컨셉의 촬영이라 재밌었어요. 찍으면서 든 생각은 영화 <경성학교> 느낌이 난다는 것? 분위기가 독특했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려주세요.
드라마 두 개 촬영을 병행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하루 일과는 촬영, 연습, 촬영 또 연습. 그렇게 지내고 있네요.
대표님이 지어주신 별명이 ‘신비함을 가진 소녀’에요. 이 별명은 마음에 들어요?
깜찍한 별명이죠. 프로필 같은데 적혀 있으니까 미팅을 가거나 하면 감독님들이 ‘어떤 신비함을 가졌냐’고들 자주 물어보세요(웃음). 그런 질문들이 살짝 부담스럽긴 하죠, 하하. 키워드 자체는 저만 가질 수 있는 특별한 키워드라고 생각을 해요. 저한테서 신비함을 발견해 주신 대표님께 감사드려요.
배우를 꿈꾸게 된 특정한 순간이나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평소에 워낙 다양한 작품들 보는 걸 좋아했어요. 하나를 봐도 늘 과몰입해서 보는 편이었죠. 그래서 저한테 연기는 늘 주변에 자연스럽게 존재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느 순간 결심했다기보다는 회사 대표님께서 먼저 연락을 주셔서 시작을 하게 된 건데 하다 보니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은 느낌이에요.
최근엔 어떤 작품을 봤어요?
얼마 전에야 <미스터 션샤인>을 봤어요. 아직도 OST 전곡을 돌려 들을 정도로 꽂혀 있어요.
어떤 부분이 그렇게 좋았어요?
OST가 정말 큰 몫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느끼는 감정의 노래가 나오는 게 너무 좋았거든요. 연출도 너무 좋았고요. 왜 많은 분들이 인생 드라마로 얘기하시는지 알 것 같아요.
데뷔 후 쉬지 않고 작품을 해오고 있어요. 웹드라마 <트웬티 트웬티>의 주연 신고식을 치렀고, 이후 <어사와 조이>로 첫 사극에 도전, 작년엔 박훈정 감독님 영화 <마녀2>의 메인 빌런 역할을 소화했죠. 그동안 채원빈이라는 배우를 각인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겠어요.
그런 부담은 내려놓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작품이 공개되었을 때도 ‘어떻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욕심은 크게 갖지 않으려고 해요. 거기 집중하게 되면 본질이 흐려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의도적으로 그런 생각은 안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작품에 임할 때는 ‘내 몫만 제대로 해내자’ 이런 마음으로 임하는 것 같아요.
언젠가 인터뷰에서 본인이 맡았던 캐릭터가 친구처럼 느껴진다고 말한 적이 있죠. 가장 친한 친구처럼 느껴지는 캐릭터가 있나요?
<어사와 조이>의 보리, 비령이나 <보이스4>의 공수지 같은 인물이 그런 것 같아요. 다른 게 아니라 촬영할 때 너무 고생했거든요. 같이 제일 고생한 느낌의 친구예요.
가장 본인과 닮은 것 같은 친구는 또 누구인가요?
올해 개봉할 영화 <셔틀>에서 맡은 캐릭터 ‘민아’가 저의 실제 성격이랑 제일 닮은 것 같아요. 툭툭 뱉는 말투도 그렇고. 쾌활한 면도 있고 그렇지 않은 면도 공존하는 부분들이 많이 닮은 것 같아요. 다른 캐릭터들은 특별히 더 연구하고 노력해야 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민아는 가장 저 다운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었죠.
여러 작품을 하면서 배우로서 성장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성장통은 없었나요?
항상. 매 순간, 매 작품이 성장통이죠. 해도 해도 어렵고 늘 새로운 고난이 닥치지만, 그냥 해요. 큰 생각 안 하고. 어쨌든 해야 하니까!
그만큼 성취감도 더 있겠어요.
아무래도 힘들었던 만큼 성취감이 더 있는 것 같긴 해요. 좋았던 기억은 쭉 좋고 힘들었던 기억은 지나고 나면 미화가 잘 되잖아요. 그거 믿고 하는 것 같아요. 작품 하면서 힘든 순간들도 많은데 나중에 생각해 보면 ‘의미 없는 고난은 없다’고 느껴요, 하하.
배우로서 본인의 장점이나 무기는 뭐라고 생각해요? 팬들은 뭐래도 ‘얼굴’과 ‘목소리’를 입덕포인트로 꼽는 듯해요.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어요. (곰곰히 고민하다가) 그래도 저한테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이 있다는 거? 아무래도 그게 연기자로서 좋은 점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럼 팬들이 꼽는 ‘얼굴’과 ‘목소리’는요?
일리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굴과 목소리도(웃음).
팬들한테 애틋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팬카페에도 자주 들어가는 편이죠. 채원빈에게 팬들은 어떤 존재인가요?
(망설이지 않고 대답하는) 너무 힘들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존재인 것 같아요. 좋은 일이 있으면 제일 찾게 돼요. 고독 방도 되게 자주 들어가거든요. 팬분들이 조금 귀찮아하셔도 어쩔 수 없어요.
영화 <마녀2> 무대인사 때는 오래 응원해 준 팬을 한눈에 알아봤다고 했죠?
네! 그 경험이 아직도 너무 신기해요. 제가 얼굴도 모르고 저한테 따로 간다고 얘기를 하신 것도 아니고 뭘 써놓으신 것도 아니었는데. 객석에 앉아 계신 어떤 분을 보고 ‘혹시 그분이 아닐까’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편지를 읽어보니 정말 그분이었죠. 대체 어떻게 알아봤지?
아이처럼 천진해 보이지만 막상 얘기를 나눠보면 조심스럽고 타인을 배려하는 듯한 인상을 받아요.
아무래도 인터뷰는 기록이 되는 거니까요? 하하. 평소에 생각을 막 정리하고 사는 편은 아니라서 망설여지는 것도 있어요. 그래서 말을 할 때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편이긴 해요. 워낙 낯을 가리기도 하구요.
본인이 생각하는 실제 성격은 어떤 것 같아요?
복합적인 것 같아요. 한없이 무거워질 때도 있고 한없이 가벼워질 때도 있고. 하나하나가 다 크게 느껴지고 거슬릴 때도 있고 모든 게 아무렇지도 않을 때도 있죠. 저도 제 기분 맞추기가 쉽지가 않아요.
사람 채원빈의 사사로운 것들이 궁금해요. 소문난 집순이로 유명해요. 집순이도 활동적 집순이와 휴식형 집순이가 있다고 하던데, 본인은 어떤 편에 속해요?
완전한 휴식형 집순이입니다. 친구 만나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집에서는 온전하게 쉬어야 충전이 되는 느낌인 것 같아요. 먹을 것 쟁여놓고 전기장판 위에서! 아이패드만 있으면 뭐든 가능해요.
집에서 어떤 시간 보내고 있는지 자세히 얘기해 줄 수 있어요?
최근에 다시 불닭에 빠졌어요! 불닭 소스로 이것저것 만들어 보고 있어요. 계란이랑 김가루 뿌셔서 볶음밥을 만들기도 하고. 또 키리모찌라고 일본 떡이 있는데 그걸 에어프라이에 돌려서 불닭 소스랑 케찹 섞어서 찍어서 먹어요.
순간 불닭 홍보대사인 줄 알았어요. 말 나온 김에, 추천하고 싶은 레시피가 있나요?
‘핵 불닭볶음면’을 먹다가 너무 매운 순간에 마요네즈를 찍어서 먹으면 (눈을 질끈 감으며) 그때부터 2차전이 시작되거든요? 그때 키리모찌 떡에 케찹과 불닭 소스를 5:1 비율로 찍어 먹어보세요.
먹는 얘길 하니까 텐션이 높아지네요?
안 그래도 호은 오빠가 제가 예전에 했던 인터뷰 링크를 보내면서 ‘너는 아무리 그래도 인터뷰에서 마라샹궈 얘기를 하냐’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로 제가 먹는 얘기를 좋아하나 봐요.
요즘 취미는 뭐에요?
한 가지 취미를 길게 갖고 가지는 못해요. 아직 딱 맞는 취미를 못 찾은 것 같기도 해요. 선배님들이 연기자 생활을 하면서 취미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래서 기타, 클라이밍 이런 것도 다 시도해 봤는데 오래 가지 못했어요. 취미 마저도 하고 싶은 때만 하게 되더라고요. 계속해서 취미를 찾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관심 가는 취미는 있어요?
날이 풀리면 스케이트보드를 타볼까 싶긴 해요. 중학생 때부터 로망이 있었고 실제로 그때 시도를 해봤는데 조금 무서워서, 1cm도 못 갔어요(웃음). 이제는 보호장비를 갖추고 제대로 도전해 볼까 싶어요. 아, 생각해 보니 꾸준히 하는 취미가 하나 있긴 하네요. 필라테스를 계속하고 있어요. 차기작 때문에 복싱을 하느라 한동안 못 갔었거든요. 오랜만에 가니까 근육이 완전 굳어서 잘 안되더라구요.
필라테스가 잘 맞나 봐요?
힐링이에요, 엄청. 예전엔 유연성보다는 근력 위주로 해서 너무 힘들었는데 요즘은 몸 균형 맞추고 라인 정리하는 걸 하고 있어서 정적 속에서 몸 푸는 편안함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몸을 풀고 있을 때의 기억은 딱히 없어요(웃음). 그래도 공간 자체가 주는 편안함이 있죠.
아우터와의 시작점이 기억나요?
회삿분이 버스에서 제가 출연한 한 예능 프로그램을 보셨대요. 교복을 입고 나오는 예능이었는데, 제가 (같은 소속사 배우인) 호은 오빠랑 같은 교복을 입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호은 오빠를 통해서 대표님을 만나 뵙게 됐죠. 그런데 대표님을 뵙고 계약하기까지는 텀이 꽤 길었어요. 저는 학교를 다니던 학생이었고 주변 친구들도 학교만 다니던 친구들이라, 덜컥 회사랑 얘기가 오고 가니까 어린 마음에 겁을 먹어서 ‘조금만 더 생각해 볼게요.’ 하고 도망을 갔었어요(웃음). 그때 대표님께서 꾸준히 저희 엄마한테 안부 문자도 주셔서 감동이었죠. 그러던 중 갑자기 연기가 하고 싶어져서 다시 찾아뵀던 기억이 있어요.
아우터와 함께 한 시간들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좋았던 순간이 있을까요?
처음에 연기의 ‘연’자도 몰랐을 때 회사에 들어왔어요. 들어와서 (같은 소속사 배우인) 희주 언니, 호은 오빠, 주석 선배님이랑 다 같이 연기 스터디를 했었어요. 그때가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한 순간이었는데 정말 너무 어려웠어요. 하다가 진짜 눈물이 날뻔했을 정도로. 연기에 집중해야 되는데 자꾸 주변 상황이나 다른 것들이 보였죠. 그걸 극복해나가던 과정이 기억이 많이 남아요. 그때 함께 했던 사람들이 의지가 많이 됐어요.
일종의 전우애가 생겼겠어요?
저만의 전우애가 아니었을까요? 언니 오빠들한텐 익숙한 상황이었고 그때도 너무 잘했거든요. 저만의 고군분투였을 거예요.
2023년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요?
마음을 울리는 작품,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보는 것도 그런 작품을 좋아하거든요. 내면적인 이야기를 진하게 담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을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진지한 질문을 해볼게요. 채원빈은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편한 배우, 편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편한 배우는 어떤 배우일까요?
흔한 말일 수 있는데, 진짜 내 옆에 존재할 것만 같은 배우요. 그게 일을 하면 할수록 연기자한테 되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편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편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도 편한 사람을 좋아해서. 제가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편한 사람이 되어주고 싶어요.
채원빈 Q&A
MBTI ISFP ISTP
가장 좋아하는 색 보라색, 파란색
가장 좋아하는 카페 메뉴 페퍼민트에 샷 추가
MUST HAVE ITEM 머리끈
인생 드라마 또오해영, 달의 연인-보보경심려, 도깨비, 멜로가체질
인생 영화 타이타닉
좋아하는 아티스트 하현상, 데이먼스 이어, 알레프
나와 '베스트프렌드'가 되는 방법 개그코드가 잘 맞으면 바로!
나에게 '배우'는 다시 태어나도 하고 싶은 직업
나에게 '아우터'는 두 번째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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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아우터코리아
콘텐츠 디렉터 원욱
피처 에디터 이송은, 김은솔
매니지먼트 이정민, 김도현
포토그래퍼 김민석
스타일리스트 스타일그래퍼
헤어 김아형
메이크업 임청
CI 김호 (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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