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된 뒤 12일 서울 강북구의 한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남매. 김성모 기자 [email protected]
“누나, 그냥 나 내려줘. 이러다 누나 죽으면 안 되잖아.”
11일 오후 7시 20분경 오물이 둥둥 떠다니는 얼음장 같은 물속에서 남동생 허건 군(9)이 누나 허민 양(11)에게 이렇게 말했다. 민이는 건이가 물에 잠기지 않게 까치발을 한 채 20분째 업고 있었다. 두 남매가 빠진 7m 깊이의 펌프장은 깊은 우물 속처럼 어둡고 고요했다. 수심은 130cm. 키 153cm인 누나는 목까지만 물이 차올랐지만 140cm인 동생은 업히지 않으면 숨을 쉴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