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유가족을 비난하는 가족과 친지들의 생각을 바꾸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게시물ID : sewol_509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୧ಠ益ಠ୨
추천 : 10
조회수 : 32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7/02 22:13:59
13532007_1128194213891086_1221978017_n.jpg

말이 도무지 통하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제 대답은 내버려 두라는 겁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비난하는 가족과 친지들의 생각을 바꾸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볼까요? 다른 사람이 여러분의 생각을 바꾸려고 한다는 느낌이 들 경우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아마 좋지 않을 겁니다. 남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도 바꾸기 싫은데 남들이라고 바꾸고 싶겠습니까?

사람은 저마다 다른 인격체이며 독립해서 활동하는 정보 처리 주체입니다. 이해관계, 경험, 학습, 개인적 성향에 따라 똑같은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며 똑같은 정보도 다르게 처리합니다. 이미 지나고 있는 인식과 가치관에 잘 들어맞는 정보는 쉽게 수용하지만 날카롭게 충돌하는 정보는 배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 뇌에 '폐쇠적 자기 강화 메커니즘'이 있다는 말, 혹시 들어 보셨나요? 그런 것이 정말로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미 믿고 있는 것과 다른 사실, 다른 이론, 다른 해석은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말이나 글로 남의 생각을 바꾸지 못하는 것이죠. 사람은 스스로 바꾸고 싶을 때만 생각을 바꿉니다. 어린아이라면 모를까, 열다섯 살이 넘어 뇌가 이미 다 자란 사람은 그렇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면 도대체 뭘 할 수 있을까요? 대화하는 것뿐입니다. 강요하지 말고, 바꾸려 하지 말고, 이기려고 하지 말고, 무시하지도 않고, 그 사람의 견해는 그것대로 존중하면서 그와는 다른 견해를 말과 글로 이야기하면 됩니다. 남이 내 말을 듣고 곧바로 생각을 바꿀 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중 단 한 조각이라도 그 사람의 뇌리에 남아서, 지금 가진 생각에 대해 지극히 사소한 의심이라도 품을 수 있게 된다면 그 대화는 성공한 겁니다. 이런 일은 실제로 일어납니다. 자신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지만, 바꿀 의지와 능력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죠.

출처 유시민 - 표현의 기술 p.95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