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레슬링협회는 먼저 이틀 동안 벌어진 ‘편파 판정’은 모두 아제르바이잔과 세계레슬링연맹(FILA)의 결탁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협회에 따르면 메달 가능 종목이 많지 않은 아제르바이잔은
석유 재벌을 앞세워 FILA에 매년 수백억원을
지원하는 최대 후원자다. 아제르바이잔은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까지 나서 라파엘 마티네티 FILA 회장(스위스)을 국빈으로
초청하는 등 로비에 적극적이다. 이에 심판위원장을 겸하면서 경기별 심판을 직접 배정하는 마티네티 회장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레슬링협회의 이의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협회는 ‘추가 편파 판정’을 막기 위해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제르바이잔과 FILA의 결탁 의혹을 언론을 통해 터뜨린 것은 물론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결정적 증거 찾기’에 들어갔다. 이를 바탕으로 마티네티 회장과 심판진의 비리를 IOC 윤리위원회에 고발할 계획까지 세웠다.
7 일 오후(현지시간) 런던엑셀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kg급에서 우승한 김현우가 시상식이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김현우는 전통의 효자종목 레슬링에서 8년만에 금메달을 따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E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레슬링 심판으로 활약하는 전형균 심판은 “레슬링 협회 김혜진 회장이 곧장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와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아제르바이잔 선수가 뛰었을 때의 심판 명단을 찾아보라고 했다”며 “그걸
조사해 보니까 심판 수가 60명이 넘는데 아제르바이잔 선수가 뛸 때는 특정심판 7명이 돌아가면서 심판을 보더라. 딱 걸렸다”고 했다.
대 한레슬링협회는 FILA 마티네티 회장을 찾아갔고 심판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FILA가 “증거를 대라”고 하자 심판 명단 조사 결과를 보여주었다. 전 심판은 “그제서야 꼬리를 내리더라”며 “이후 편파판정이 사라졌다”고 했다. 결국 3일째부터 ‘공정한 판정’이 이뤄졌고 김현우는 실력대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레슬링협회는 “일단 결정적 증거로 FILA를 꼼짝못하게 했다”며 “IOC 윤리위원회 고발까지 갈 지 여부는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