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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말했다
게시물ID : soju_202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폐페군
추천 : 1
조회수 : 37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4/15 03:59:14
흔한 백수의 별거없는 일요일 오후 너는 전화를 걸었다
아직까지 자느냐고....지금 시간이 몇시인줄 아느냐고.....
이젠 뽀얀 먼지로 뒤덥혀 무슨 내용인지 기억조차 곤란한 지난 과거이야기도 꺼냈다
지금은 추억이 되어버린 아름답고 뜨거웠던 너와 나의 20대 대학생활을......

그리곤 말했다
스무살에 너와 지금에 너는 왜 도통 변하지 않은것이냐고....
어느세 나이를 먹어 28살이나 되어버린 너는 대체 니 인생을 위해 무엇을 포기하였고
무엇을 얻어가고 있느냐고.....

마지막으로 말했다
난 너를 더이상 보지 않을것이다
또한 날 마주치게 된다면 실컷 때려주겠다고.....
대신 언젠가 성공하여 화려한 너의 이야기를 듣게 해달라고.....

대학을 졸업하고 자그마한 회사에 잠시 입사했다가 퇴사하고 난 이후의 나는 너무 슬펏다
부모님께는 공부를 해서 공무원이 되겠다고 말을 해놓고 밤과 낮이 뒤바뀐채 술과 게임을 즐기고 있는 나
누구보다 활발하고 잠도 없던......일도 연애도 인간관계도 뜨거웠던 나는 이제 없었다
벌이가 없어 돈이 궁하니 주위 지인들 누구하나 당당하게 만나자고 말도 꺼낼수 없는 나
하루하루가 별일 없는......그냥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바라만 보고 있는 나였다

슬펏다
아니 슬프다고 말할수조차 없는 이 비참함은 전화를 끊고 몇일이 지나도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패배감이다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에도 난 이렇게 꼬여버린 무책임해진 나를 조율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술이 생각나는 밤이다
양껏 마시고 취해서 아무생각없이 히히덕 거리면서 하루를 보내고 싶다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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