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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x) 서울대생입니다. 저희의 뜻을 알아주세요 제발!
게시물ID : bestofbest_510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염라대성
추천 : 177
조회수 : 21367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1/06/02 11:08:54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6/02 01:08:19
http://www.snulife.com/snuplaza/14727044우쥬라잌투 본부올래?

안녕하세요 학생여러분.인문대 사/철 계열에 06학번으로 입학하여, 작년에 종교학과에 진입한 강산이라고 합니다. 현재 본부점거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전 "듣보잡"입니다. 어느 정당, 학생자치회에도 소속되어있지 않습니다. 반활동도 한 번도 해본 적 없습니다. 잉여죠. 사실 트위터잉여입니다. 사실 혼자서 어떻게 본부안에 있어야 하나... 뻘쭘한데
그냥 가지말까 엄청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법인화 설립준비위원회는 절차적으로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법인화 찬/반 여부를 떠나서, 그것이 진행되는 민주적 절차성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비상총회에 참여, 지금은 여기 본부에 있습니다. 있어보니까 어떻냐구요? 자주가는 까뻬에 있는거나 비슷해요. 낯선 사람들 속에서 책을 보거나(공부방이 마련됐거든요), 뭐 먹거나, 트위터하거나, 아주 가끔 지나가면서 "잠시만요, 죄송합니다" 이런 말을 내뱉죠. 괜히 호감가는 사람보면 두근거리기도 하구요. 그런 분위기 있잖아요. '나 저 사람 얼굴 아는데. 저 사람도 알겠지? 그래도 인사하기에는...뻘'

약간 다른 점은, 단골 까뻬에서보다는 타인에게 더 상냥해진다는 점, 서로가 훨씬 더 협렵적이 된다는 점입니다. 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본부 1층 가운데에 여러 곳에서 온 음식들이 놓입니다. 각종 필요한 물품들도 놓입니다. 지원받아서 놓이는 것들도 있지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사오는 것도 있구요, 지지차 방문하는 학생들이 격려의 의미로 두고가기도 하죠. 그러면 그것을 누구나 필요한 만큼 가져갑니다. 빨갱이 돋죠?ㅋ 게다가 서로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놀고있기때문에 동서고금에 등장하는 이상사회에 있는 듯한, 기독교에서 말하는 에덴에 있는 듯한, 역사 책에 나오는 빠리꼬뮨이나 광주꼬뮨에있는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그래서 그냥 어디에 소속되지 않은
"잉여"학생 홀로나, 둘/셋 짝을
지어모여 놀기도 좋아요. 단... 술이 안된다는 점이 좀 아쉽긴 합니다. 분위기 되게 좋습니다. 

xxx

그런데, 이타적이면서 자치적이 그러면서도 파시스트적이지 않은 좋은 분위기면 뭘합니까. 
학교 측에서 본부 점거 학생들을 어떻게 규정하는지는 다들 잘 아실겁니다. 학장단은 "학생들이 행정관 전체를 불법적으로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면서, "물리적 수단을 통해 의사를 관철시키려는 것은 지성의 전당에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본부 전체를 마비시키지도 않았는데(재무과는 업무 진행중), "본부전체를 마비"시켰다고 뻥도 쳤구요. 오늘 아침에는 사법적 처리 강구하겠다고 협박도 했습니다. 여튼, 요지는 "너님들 불법이고 반지성적이니까 나가센 퉤퉤퉤 입니다. 

"불법". 법에 걸맞지 않다는 말이겠죠. 법리적 해석 다 제껴놓고, 법은 우리가 옳지 않다고 여기는 것일테고, 우리가 어느 것이 "그르다"라고 했을때, 그것은 우리의 양심에 반하는 것입니다. 양심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노선", "이걸 지키지 않으면 아우 뭔가 너무 많이 진짜 엄청 찝찝해"이런 것일테구요. 

이쯤되니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총장님과 학장단은 "불법"이라는
말을 뱉으면서, 양심에 손을 한번씩 얹어보셨나. 우리는 다들 공감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우리의 양심을 상당부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요. 

그렇다면,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1년동안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상정조차 안됐던 서울대 법인화 법안이, 지난해 12월 8일 역시 상정도 되지않은 채 국회에서 졸속 통과되었습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법인화반대공대위 등의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총장과의 대화에 응했으나, 총장님이 거절했습니다. 

우리는 기억해야합니다. 2009년 법인화 찬/반 총투표에서 79.28%의 학생들이 법인화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누가 먼저 "불법"을 저지른 것입니까? 총장님은 "불법"이라는 말의
차갑고 딱딱하고 사무적인 발음에서 느껴지는 그런 용법으로, 언제고 권력자-어른들이 남들과의 대화를 회피할 때 저 단어를 사용했던 그 어의로 사용하시는 거 아닌가요?

게다가 "반지성"적이라뇨... 반지성적이라는 것은 사유하지 않음을 뜻하는데, 총장님의 행동과 우리의 점거 중 무엇이 사유하지 않음에 가까운 것입니까?

법인화에 대해 궁금하니 생각하게 해달라고, 다같이 생각해보자고, 그러자고 법인화 법안 내용을 공개해달라니까 공개 안한 것은 학교 측 아니었습니까?

학생들이 "사유"하여 법인화를 반대하는 총투표를 성사시키고 79.28%의 반대의지를 보였더니, '법인화는 너와 학교와 국가와 학문에 좋으니 따르려무나'하고 전체메일 보내면서 우리의 의견을 받지 않았던 "꼰대주의"를 주입한 것은 총장님 아니었습니까?

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는게 지성적입니까? 학교와 관련된 중대사안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하는 일이, 중대사안이 개인과 사회, 학문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해보는 것이 "지성인"이 할 일이 아닙니까? 드레퓌스 사건으로 자리잡은 엘리트의 개념이란 그것이 아니었습니까? 높으신 분들이 결정했으니 미천한 학부생 나부랭이들은 닥치고 따르라는 "꼰대주의". 이것이야말로 "반지성적"인 거 아닙니까?  총장님이야말로 오늘 늦은 6시에 꼭 면담자리에 나오셔서 지성인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통과된 법안을 어떻게 할 수 없으며 점거를 풀지 않을 경우 대화 재개하지 않겠다"구요? 총장실만
점거하고서 총장님을 기다리라구요? 문제가 터지기 전에 그렇게
대화하재도 안나오던 총장님이, 우리가 가진 그나마 작지만 미약한 힘을 포기하면 나오신다구요? 
.
.
.
개가 웃겠습니다. 

xxx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외로운 개개 학생 여러분들. 지금 점거 분위기, 내부적으로는 엄청 좋습니디. 어제 강연회도 굉장히 성공적이었구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신자유주의로 재편되고 있는 사회에서 경험하기 희귀한 인간 관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근데요,
우리 좀 더 재밌게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PS3가지고 와서 위닝대회할래요? 프로젝트 달린 본부 방 하나 열어서, 누워서 야유나 하면서 더러운 B급 좀비영화나 볼까요? 아니면 진짜 카페처럼 음료팔면서 미팅이나 해버릴까요? 아니면... 새벽에 마피아할래요? 저 마피아 진짜 좋아하는데. 아니면, 어디 기획사 하나 섭외해서 PC 수십대 협찬받아서 와우나 할래요? FM할까요? 만화책 빌려놓고 돌려볼래요? 아님 그냥 시체놀이나 할까요? 어차피 필기안하셨잖아요, 같이 시험공부하면서 필기나 돌릴래요? 아님 저 축하사짱이란 친한데 본부에서 축제나 한 번 더할래요? 

누군가 하신다고 하면 전 저 중에 몇가지는 기획할 용의도 있습니다. 그럴려면 지금보다도 더 많은 "외로운 관악의 영혼들"이 필요해요. 지금처럼 평소에도 오던 "놈"들이 아니라요, 더 많은 고독한 개인들이 필요하다구요. 그니까, 당신이 여기와서 뭘해도 좋으니깐요, 본부에서 그냥 밤에 쭉 놉시다. 총장실 좋습디다. 빨리, 많이 모여서 신나게 놀고 빨리
끝냅시다. 공기가 텁텁하면 누군가는 환기좀 시켜야죠. 덧. 중앙일보가 이런 사설을 냈더군요. "서울대 법인화를 둘러싼 교내 갈등이 볼썽사납다...중략... 지성의 산실인 대학에서, 그것도 학생들이 저지른 일이란 점에서 참담하기 이를 때 없다...이하생략"  나 참...중앙일보 너네는 거의, 항상, 매번, 어쩜 그렇게 볼썽사납니? 사회의 폐부를 찔러야 될 산실인 언론계에서, 그것도 주요 언론인 당신들이 저지른 일이 더 참담해. 니네가 뽑아줘도 난 안ㅋ가ㅋ 덧2. 너무 빡친상태에서 갈겨써서 죄송합니다. 아이폰으로 쓰기 힘드네요.  @shadowcolored on 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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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nulife.com/?mid=snuplaza&document_srl=14727044&list_type=R

펌입니다. 

전 저번 수요일에 축제를 즐기다가 다리 인대가 파열되어서 현재 깁스를 하고 있습니다.

깁스를 핑계로 점거엔 참가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부끄럽네요. 내일은 꼭 가보겠습니다. 목발집고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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