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촛불 든 고교생들 "월드컵 시작되면 세월호 잊혀질까 무서워"
게시물ID : sisa_5108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機巧少女
추천 : 3
조회수 : 70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5/09 21:38:08
출처 : http://media.daum.net/society/all/newsview?newsid=20140509213005135

안산지역 고교생들 애도 행진
어른들 믿을수 없어
이념 대립·세대 갈등으로
우리마음 왜곡 마세요"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애도의 마음을 갖고 행진하도록 하겠습니다."

9일 오후 6시30분께 세월호 사고 정부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 수업을 마치고 이곳에 모인 학생 250여명은 세월호 사고로 숨진 친구들을 '잊지 말아주세요' 글씨가 적힌 노란색 도화지를 손에 들었다.

학생들은 두 줄로 안산 고잔동 문화광장까지 걷기 시작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 말이 없었다. 숨진 친구들과 '동행'한다는 의미의 추모 행진이었다. 1시간 남짓 2㎞를 걸어 학생들은 저녁 7시37분께 안산문화광장에 도착했다.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안산문화공원에 '천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노래가 울려퍼졌다. 안산문화공원에 도착한 250여명의 학생은 깜짝 놀랐다. 안산문화광장에는 이미 학생 400여명이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로 친구들을 잃은 안산 지역 학생들이 '바람이 돼 하늘을 날고 있는 친구'들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교복 차림 학생들이 계속해서 안산문화광장에 나타났고, 저녁 8시가 되기도 전에 광장은 2000명이 훌쩍 넘는 학생들로 가득 찼다. 곧 2000여개의 촛불이 저녁 어둠을 밝혔다.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안산에서 학생들이 나서서 직접 촛불을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학생들은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종이컵에 넣고 세상을 떠난 친구들을 추모했다. 친구들을 위한 묵념이 이어졌다.

자유발언 순서에서 무대에 오른 최선우군은 "어떤 어른들은 '동요하지 말고 공부에 집중하라'고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방치할수록 가슴에 묵히면 묵힐수록 마음이 썩어 문드러집니다. 우리가 모인 자리에서 가슴의 울분을 터뜨려보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최군은 "더이상 침묵하지 마세요. 감정을 표출하세요. 그리고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여학생은 "사고 뒤 어른들이 좀더 노력해줬다면 저희의 눈물이 좀 덜 나왔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어른들을 믿을 수 없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다음달 월드컵이 시작되면 세월호 사고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까봐 무섭다. 대구 지하철 사고 때도 그랬다. 저희가 잊으면 앞으로 이런 일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산 경안고 학생회장 우숭민(18·3학년)군은 이날 촛불 문화제 취지를 왜곡하려는 일부 언론에 대해 "우리는 하늘로 간 단원고 친구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우군은 "언론과 사회가 우리의 이 마음을 왜곡하지 말아 달라. 정치적 이념대립이나 세대간 갈등 등 어떠한 다른 목적도 없다"고 말했다.

9일까지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46만명을 넘어섰다. 전국 시·도에 차려진 합동분향소를 찾은 사람들도 8일 밤 9시 115만여명으로 집계됐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