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2사단 GOP근무 했던 사람입니다.
베오베에 있는 글에서도 봤지만 GOP에서는 멧돼지나 독수리의 크기가 어마어마 합니다.
이 글에서는 다른글에서는 볼 수 없었던 "괴생명체"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공근무지를 다들 알텐데요
저희 대공근무지는 막사에서 1분거리에 있었습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한명은 전방을, 한명은 후방을 관측하는 시스템이었어요.
계절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날씨가 매우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 선임인 오병장은 전방을 보고 있었고 저는 후방을 보고 있었죠..
사실 전방은 거의 움직이는게 없어서 좀 편하게 볼수 있었고
후방은 이동중인 병력, 간부, 가끔 산넘어 나물캐시는 어르신들까지 잡아야 했기에
보통 후임병이 후방을 보는 일이 많았습니다.
따듯한 햇살에 살짝 잠이 오는 상황에서 귓가에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부우우우우웅
급하게 간부들이 차타고 이동하는가 보다라는 생각을 하고 주변을 두리번 거렸지만 차는 없었습니다.
부우우우우웅우
소리는 계속 났고 두리번 거리던 제 눈에 딱!!!!
평범한 어른 가운데 손가락 만한 벌이 대공근무지 아래쪽을 맴돌고 있었음을.....봐버린 것이죠..
놀래서 선임병이랑 둘이 벌을 보면서 호들갑을 다 떨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위쪽으로 올라오진 않더라구요
와 한방 쏘이면 죽겠다, 독은 없는거냐, 저거 사람도 잡아먹는거 아니냐, 대체 뭘쳐먹고 저리 컷냐, 괴수대백과사전이다 이건..등등
뒷담화 까는걸 눈치챘는지...시끄러운게 거슬렸던 건지....계속 맴돌던 곳을 벗어나서 딴데로 가는구나 했던 그순간!!
대공근무지 계단을 타고 이놈이 위로 올라오는 것이었죠...
실제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내 환상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계단을 거슬러 올라오는 한마리 벌은 저와 눈이 마주쳤었죠...
1미터 좀 넘는 거리인데도 축 늘어트린 다리까지 생생하게 보이는 그순간
저와 오병장은 미친듯이 근무지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습니다
X발 먼데? 왜오는데? 나가봐라!! 등등의 말도 안되는 말을 하면서요....
그런데 문제는 날 더운데 바람 잘통하라고 근무지의 창문을 다 떼어냈었다는거...
마치 공포영화의 한장면처럼 뚫린창문쪽으로 놈의 모습이 보이는순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다행이 지랄 발광을 하면서 근무일지로 놈을 때려잡을 수는 있었지만...
순간 머릿속에 들었던 생각은
아 ㅅ ㅣ발...전방에서 근무하면서 실탄 장전하는게 이런거 쏴죽이라는 거구나.....
이었습니다..
곤충, 벌레 등등 세상에 두려울 것 없었던 저에게...
날개달린 곤충을 두려워 하게 만들었던 그놈.....
분명 22사단 전방쪽에는...아직도 그놈의 새끼들이 자라고 있을 것입니다..
비명소리 듣고 올라온 간부한테 개욕쳐먹고 군장싸서 뺑뺑이 돌았던건 후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