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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5112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말랑쥐★
추천 : 72
조회수 : 12744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8/12 05:18:40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8/12 03:16:51
롤하기 몹시 안좋은 날이구나 생각했다.
더듬더듬 담배한개피를 꺼내 입에 물었다.
불을 붙이며 아군이 사살되었다는 아나운서의 낭랑한 목소리를 들었다.
연기가 스멀스멀 퍼지며 모니터를 어지러이 가린다.
탭을 눌러 스코어를 확인하며 담배연기를 후우 내뿜었다.
탑은 티모를 대체 왜 골랐을까.
티모는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한타에 참여하려다가도
이내 생각을 고쳐먹고 가만히 멈춰서 은신하기를 몇번.
심지어 티모위로 더블킬을 막 올린 케넨이 지나간적도 있었다.
아무무 : 티모 한타좀 해라. 짜증난다.
티모 : 미안 형들 열심히 해보려는데 딜이 안되는걸 어쩌라고.
담배를 꼬나문채 눈을 가늘게 뜨고 뭐라 쏴주려다 참았다.
아리 : 탑 AD티모는 트롤이지.
티모 : 트롤과 매너는 종이한장 차이야 종이한장ㅋ
담뱃재를 털어내고 부활한 나의 베인은 다시 라인으로 향했다.
타워가 부숴진 잔해 주변에서 미니언을 먹는일은 항상 고역이다.
특히나 서폿이 와드 잘 안박는 소나라면.
순간 느낌이 불편하다.
왜 내가 미니언을 이리도 먹고있는데 놈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가?
베인 : 바론
급하게 핑을 바론에 연신찍어댔다.
아리 : 소나 와딩좀 하라니까.
소나 : 서폿만 와딩하라는법 있나?
아무무가 먼저 도착해서 조심스레 바론쪽으로 슬쩍 가자 급하게 알리스타가 뛰어온다.
베인 : 거의다 잡았납다 아무무랑 소나궁
순간 역전할 수 있다 느낌이 왔다.
후반까지 그래도 나름 잘 끌고왔다.
미드 라인도 잘 밀려있으니 바론한타로 전부 잡는다면 넥서스까지도 노려볼만하다.
아무무는 급하게 점멸로 들어가 궁을 썼다.
바론은 체력게이지가 눈에 간신히 띌정도.
아리 : 스마이트! 스마이트!
소나도 가세해서 크레센도를 날렸다.
그레이브즈는 퀵실로 아무무궁을 풀고 다급히 바론막타를 노리던중 크레센도에 직격되었다.
아리의 쇄도.
난 구르면서 들어간다 R Q E 클릭 클릭 클릭
상황은 다급하게 돌아갔다.
모두 상대를 치는것보다 바론을 신경쓰는 상황.
그리고 소나의 파워코드 세줄기가 바론으로 날아가는게 내눈에 마치 초고속 카메라처럼 보이고
입에 문 담배는 어느새 타들어가 키보드로 담뱃재가 스르르 떨어지고있었다.
바론스틸.
유리하다.
침착하게 가장 가까운 알리스타를 벽에 박아버리고 그브에게 뛰었다.
아리 더블킬.
케넨 럭스겠지 생각하며 아무무가 던진 붕대끝 그브에게 딜을 넣는다.
트리플킬 소리와 함께 그브 사망.
한명은?
소나가 핑을 찍기 시작했다.
봇라인을 타고 상대 잭스가 백도어.
바론을 우리가 오는 도중에 잡으리라 생각하고 잭스를 봇으로 보내 이중이득을 취하는 치밀함.
치밀한만큼 실패하면 타격이 큰법이지.
귀환할 필요없이 이걸로 끝내야 한다 생각하고 상대 넥서스를 찍었다.
타워 하나 둘 억제기까지, 이제 투타워.
상대 잭스는 봇 억제기를 부수고 있다.
투타워도 거의 다 부수던 찰나 상대가 덮쳐왔다.
바론이니 싸울것인가, 아니면 도박으로 넥서스를 부술것인가.
신정환.
투타워를 부수며 넥서스를 강제어택하는 나와 다르게 팀원들은 싸울 의향이었나보다.
넥서스 반피를 남기고 차례차례 죽어가는 팀원들과 내 베인을 보며 거의 다핀 담배를 지져껐다.
새로운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잭스가 마지막 넥서스 타워를 부수는걸 힐끗 쳐다본다.
어짜피 진마당에 누가 핑은 이다지도 찍는지.
모니터를 쳐다보고 라이터를 튀기던 손이 문득 멈춰섰다.
티모 : 거봐 내가 뭐랬어.
티모는 억제기 옆에서 은신을 풀고 넥서스로 아장아장 뛰어갔다.
티모 : 트롤하고 매너는 종이한장 차이라니까ㅋ
마치 이순간을 위해 AD티모를 한듯, 뒤늦게 막으려 몸을돌리는 상대편보다 빠르게 넥서스를 티모는 날려버렸다.
천천히 승리라는 문구가 눈앞에 떠올랐다.
대기실로 가면 아마 대역전극에관한 얘기로 시끄러울 것이다.
나는 담배가 수북히 쌓인 재떨이를 옆으로 밀고 입에 문 담배를 손에들어 쳐다보았다.
처음으로 금연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한동안 승리 라는 글씨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멍청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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