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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1반 한고운, 7반 전찬호, 8반 박수찬 생일입니다.
게시물ID : sewol_511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8
조회수 : 736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6/07/25 12:47:24
세월호 참사 832일을 맞이하는 7월 25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1반 한고운 학생, 2학년 7반 전찬호 학생, 2학년 8반 박수찬 학생의 생일입니다.

한고은.jpg

한고운 학생입니다. ("고은"이 아니고 고입니다.)

고운이는 남동생이 하나 있는 두 남매의 맏이입니다. 집에서 고운이는 강아지 "곰순이"를 무척 귀여워했습니다. 남동생하고도 여느 남매처럼 티격태격하기도 하면서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고운이는 글씨를 잘 썼고 평소에 엄마한테 편지를 많이 썼습니다. 엄마하고 얼굴 맞대고 대화할 시간이 없어도 고운이는 생각하는 것, 생활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또박또박 편지로 써서 엄마한테 다 얘기하고 마지막에는 "엄마 100년 동안, 500년 동안 계속 같이 살자, 사랑해!"라고 끝을 맺었습니다.

고운이는 꿈이 많았습니다. 고운이가 남긴 수첩에는 "1. 빵 실컷 먹기. 2. 과자 실컷 먹기. 3. 아이스크림 실컷 먹기."로 시작하는 귀여운 소망들이 30개가 넘게 또박또박 적혀 있습니다. 고운이는 미국도 가 보고 싶고, 일본도 가 보고 싶고, 이탈리아에 가서 이탈리아 피자도 먹어보고 싶고, 부모님께 효도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고운이가 정한 장래 희망은 카메라 감독이었다고 합니다. 영상제작 분야에서 일을 하려면 장비를 모두 들고 다녀야 하는데, 고운이는 키도 크고 몸도 튼튼해서 엄마한테 "난 무거운 장비도 잘 들고 다닐 수 있을거야"라고 말했습니다. 고운이는 영상제작에 재능도 있어서 친구들과 영상제작 동아리를 만들어 학교 영상제에서 상을 타기도 했습니다. 고운이는 서울예대 방송영상학과에 진학해서 영상제작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뒤에 방송사에 취업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고운이가 생활했던 1반 교실 전경입니다.
1반교실전경_칠판.JPG

2학년 7반 전찬호 학생도 함께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전찬호.jpg

찬호는 여섯 살 터울 형이 하나 있는 두 형제의 막내입니다. 집에서 찬호는 애교덩어리 귀염둥이 막내였습니다. 엄마한테 달라붙어서 밤에 같이 자고 엄마 뱃살 주무르면서 놀기도 하고, 배에서 엄마 냄새 난다며 콩콩 냄새를 맡기도 하는 다정한 막둥이였습니다. 형하고도 사이가 좋아서 형이 컴퓨터를 하고 있으면 뒤에서 허리를 껴안고 놀기도 했고, 군대에 입대한 형이 휴가를 나왔을 때는 형의 군모를 빌려 쓰고 거수경례하며 폼을 잡아보기도 했습니다.

찬호네 집은 가족이 다 함께 노래방도 가고 여름이면 계곡에 놀러가서 낚시도 하는 화목한 가정이었습니다. 찬호 어머님은 막둥이 찬호와 함께 가족이 같이 보냈던 즐거운 시간들이 모두 그립지만 그 중에서도 함께 노래방에 갔던 기억이 너무나 그립고 다시 한 번 찬호랑 노래방에 가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찬호는 아이들을 좋아해서 유치원 원장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2014년 4월 15일 찬호는 엄마 볼에 뽀뽀하고 "잘 다녀올게"라고 말한 뒤에 떠났습니다. 찬호는 5월 14일에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7반전경.JPG

찬호가 생활했던 2학년 7반 교실 전경입니다. 찬호 아버님은 찬호를 잃고 나서 진실규명 활동에 뛰어들어 지금은 416가족협의회 대표를 맡고 계십니다.
찬호 아버님은 조용하고 부드러우신 분입니다. 2년 전에는 그냥 고등학생 아들의 아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아버지이고 가장이셨는데, 지금은 집회에서 단상에 서시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잡고 "국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고 우렁우렁하게 외치십니다. 그냥 평범한 아이들 엄마아빠, 세월호 피해자의 가족이고 형제자매였던 분들이 원치 않게 투사가 되는 과정을 보면서 뭐라 말할 수 없이 가슴이 아픕니다.

고운이와 찬호와 함께 생일을 맞이한 2학년 8반 박수찬 학생입니다.

박수찬.jpg

수찬이는 누나와 남동생이 있는 삼남매의 가운데입니다. 그 외에 수찬이에 대해서는 공개된 이야기가 많지 않습니다. 참사가 일어났을 때 수찬이에게 연락이 되지 않아 수찬이 누님과 어머님께서는 절망에 빠져 울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수찬이 동생이 형한테 계속 문자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대답을 하라고, 살아 돌아오라고, 엄마와 누나가 울고 있다고, 동생이 애타게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냈지만 수찬이는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고운이와 찬호에 비해 수찬이 이야기가 너무 모자라서 죄송합니다. 수찬이가 생활했던 2학년 8반 교실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8반전경_교실뒤에서.JPG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은 24시간 운영하며 무료입니다. #1111로 문자 보내 고운이, 찬호, 수찬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영상제작자를 꿈꾸었던 고운이, 아이들을 좋아했던 귀염둥이 찬호, 그리고 누나와 남동생이 애타게 보고싶어하는 수찬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
출처 한고운 학생 관련
오마이뉴스 아이들의 방
http://www.ohmynews.com/NWS_Web/Event/pageflow/remember0416.aspx#35636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4747.html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전찬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3213.html
2학년 7반 전찬호 어머님 전화인터뷰 (열일곱 살의 버킷리스트 2학년 7반 공연 오프닝 영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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