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휴가가 거듭 취소 되면서 매일같이 우울했다.
그래서 기분 전환 겸 나들이를 다녀왔다.
나들이라고 해봤자 바람 쐬러 다녀오는 정도지만.
드라이플라워 좋아...
한 묶음 정도 시험 삼아 말렸는데
두 줄기만 살아남았다.
이마저도 바스러질까봐
말린 자리에 그대로 고이 모셔두고 있다.
한땐 전구 조명에 푹 빠져서
전구 사진만 줄기차게 찍고 다녔는데
벌써 일년 전 얘기다.
디저트의 탈을 쓴 방향제(맞나?).
반짝반짝 빠알간 자태로 손님들을 마구 유혹 중.
색칠공부 중인 친구 손.
연필(혹은 펜)을 쥐고
무언가에 열중한 모습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참 예쁘다.
#.
기대감은 사람을 한순간에 무너뜨린다.
무기력하고 우울하고,
폐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마냥 한숨만 폭폭 쉬게 되고.
사실 이렇게 얌전하게 쓰려던 건 아니고
욕 한바가지 시원하게 쏟아내고 싶었는데
내가 이렇게까지 열을 내는 이유가,
내 잘못도 친구 잘못도 아닌
제 3자의 잘못이기 때문에 억울해서 그만뒀다.
이젠 내 시간이 아까워서 안되겠음.
여하튼 그렇게 어제 하루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