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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비판적으로 사고하는게 이렇게 중요합니다ㅡㅡ
게시물ID : sisa_5121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말씀드리자면
추천 : 2
조회수 : 607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4/05/14 02:04:47
가족이 군대에 가더니 이상한 것(?)들을 너무 많이 듣고 왔습니다. 
와...... 평소에 티비도 안보고 책도 안봤지만 심성은 착했어서
별로 걱정은 안했는데 대화를 길게해보니까 어디서부터 고쳐야될지 모르겠습니다.

1. 공산주의는 반드시 독재정권이 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공산주의 국가는 다 그랬으니까

--??????... 제가 공산주의-자본주의는 경제에 대한거고 독재주의-민주주의는 정치에 대한거라서 두 사상사이엔 논리적으로 연관성이 없다고 문장구조와 단어를 바꿔가면서 일곱번을 말했는데 계속 같은 소리만 반복합니다;; 공산주의의 등장배경과 대략적내용에 대해 설명해줘도 그대롭니다????

2. 종북세력이 남한을 선동한다. 국민들은 선동당하고 있다.

--시게 분들은 이거 지겨우시겠지만, 이걸 면전에서 들으니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3. 세월호 사건은 대통령 탓이 아닌데 대통령을 비난한다

--사실 이 이야기부터 시작했었는데, 이 다음에 나온말들이 너무 주옥같아서 거의 잊어버릴 뻔. 국가의 안전관리가 얼마나 해이했는지 침튀겨가면서 설명했지만 소용없었겠죠.

4. 똑똑할수록 선동을 잘 당한다. 북한과 종북세력은 지식인들을 선동한다.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말했지만 역시 알아들은것같지 않네요. 제가 가족을 두고 이런말 하긴 싫지만, 여러분, 무식하면 선동당합니다.

5. 북한 주민들은 세뇌당하여 민주주의를 싫어하니 우리 적이고 나쁜 사람들이다.

--아....시발.... 역지사지를 생각해보라고 했습니다. 
안 통했습니다.

6. DJ와 MH는 북한에 이득이 되는 무조건 퍼주기, 햇볕정책파였으므로 종북좌파이다. 우리는 종북좌파를 대통령으로 뽑은것이다.

--햇볕정책으로 얻을 수 있는 북한의 경제적 의존과 남북한의 경제적격차 감소를 근거로 정책에 일리가 있다고 말했지만.....ㅎ..
북한에 뭘 준거니까 종북이랩니다. 전직 대통령 이름 뒤에 놈을 붙인건 아직도 충격입니다.

7. 북한이 무력도발하면 우리도 무력도발 해야한다.

--저는 가장 바람직한 외교는 상대국의 표면적 행동을 꿰뚫어보고 본 의도를 알아내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이끄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맞는 설명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외교는 주먹다짐하고 다르다고 몇 번을 말했는데 왜 계속 같은말만 하지ㅠㅠ

8.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한반도는 적화통일될것. 햇볕정책같은거 버리고 국방비 증강해야

--군대가 북한 땅파면 나오는줄 아냐고 GDP의 차이를 보라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GDP가 뭔지 아는지 안 물어봤네

9. 무고한 사람을 종북으로 모는 걸 방지하는 것보다는 많이 의심해서 종북세력을 척결하는게 낫다.

--제가 반박할때 무죄추정원칙을 썼는데 그렇게 말이 안되는거였나요??? 왜 아예 납득못하지????

10. 너 연방제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어, 괜찮은듯

11. 너 종북; 그거 북한이 주장한거. 북한이 주장했으니까 분명 나쁜 정책이다.

--북한이 주장하건 말건 나는 통일방안에 대해 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거든?

12. 북한이 주장하는건 분명 사악한 의도에서 주장하는건데, 넌 왜 북한이 주장하는걸 좋게 생각함? 너 종북?

--(아 ㅆ발...) (통일 후에 남북간 서로 이질적인 사회문화를 전제로 하고 블라블라 설명한다)

13. 넌 북한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듯. 선동당했네

--니가 당했어...



군대 가기 전까지 다양한 사람들하고 대화를 나눈적도 없고 친구도 몇 없었어서 군대 가서 잘 할지 걱정됐는데,
아주 이상한 방향으로 군대에 적응해서 왔네요. 두시간 넘게 계속 저런식으로 얘기했는데..
지금 이 글 쓰는 순간까지 저하고 어머니한테 북한을 너무 안일하게 본다고 계속 뭐라고 하고 들어갔습니다. 
제가 한 말 중에 먹혀들어간 문장이 하나도 없는 듯합니다.

군대 간부가 한 말들하고 군대 영상선전물에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아무리 봐도 그 군대 간부가 주입시킨 저 생각들 중에 제대로 된 논거가 있는 것들은 하나도 없는데,
군대 가기 전에 사회사상이나 정치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이 백지상태에서 입대해서 이런 상황이 된것같네요.
일베에서 접한건 아닙니다. 인터넷을 전혀 하지 않아요.. 그냥 진심으로 북한을 싫어하고 저렇게 믿는 겁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선동당하는 거라고 내내 외치더니, 선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자기가 정말 잘 증명하고 있네요.
대화하는 내내 정말 답답했습니다. 제가 앞으로 더 열심히 배우지 않으면 더 깊이 아는 사람 앞에서 이렇게 보일 거라고 생각하니 소름돋기도 하고,
가장 가까운 사이인 가족이 진심으로 이런 식의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암담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종북세력을 의심해야한다, 검증해야 한다는 사람들을 때때로 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 중 일부는, 자신이 하게 된 이러한 생각들을 얼마나 의심해 봤고, 검증해 봤는지 의문이 들게 하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 아주 심하게 들었습니다. 


오유 유저 여러분들, 종북세력에 선동당하지 않는 좋은 하루 보내십숔ㅋ크ㅡㅋㅋㅋ킄ㅋ 아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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