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아빠..보고싶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6769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sizz
추천 : 0
조회수 : 42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4/18 03:27:18

맨날 눈으로 읽기만 하다가 막상 써볼려니...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이런글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냥 살포시 뒤로가기 누르셔서

다른글 읽어 주세요...

그저 딸 자식이 아비를 보고 싶은 마음에 주저리 주저리 쓰는 글이니까요...

맞춤법 띄어쓰기가 잘못되고 보기 불편하셔도 양해 부탁드릴게요.


지금 글 쓰는 시간이 새벽2시이니 어제네요...

제 아버지의 2번째 기일이었습니다...

첫 기일이였을때는 그렇게 실감도 안나고 그저 그 동안의 일들로 원망과..미움

어린시절 추억 따윈 없는 사람...그런 아버지로 마음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왜 그런건지...그런 마음 하나도 없이 그저 보고 싶기만 합니다...

옛날 생각하면 잠시 원망스럽고 밉기도 하다가...

그것도 잠시뿐.....너무 보고 싶네요.....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인가..5학년인가...그때로 기억합니다.

제 밑으로 여동생이 한명 있는데 동생이 학교들어가기 전이였거든요...

그때 부모님께서 이혼을 하셨어요...

그리고 난 이후로 아버지를 2번 봤습니다..


한번은...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은...장례식에서 영정 사진으로...


연락을 받고..장례식장으로 가기 전까지 아무런 생각도 안들더군요...

눈물도 나오지 않고...

장례식장에 당도하고 난후 사진을 보니 그때서야 눈물이 쏟아지네요..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가버린 아빠가 너무 미웠습니다...

물론...슬프기도 했지만...그때 당시의 제 감정은 원망과 미움밖에 없었어요...



잠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이혼 하시고 난후...엄마랑 저...그리고 동생...정말 힘들고 어렵게 살았었어요..

아빠가 단 한번도 양육비라던지..생활비를 보내주신 적이 단 한번도 없었거든요

겨울이 되면 가스비가 밀려 끊겨서 겨울내내 보일러 한번 못떼고

그냥 두꺼운 이불로 겨울을 지내고..

수학여행비가 없어서..못갈뻔한것을 그때 담임선생님이 대신 내주셔서 갔다오고...

중학교 졸업을 할수 없게되어 고등학교 진학을 할수 없게 되었던 상황도 있었습니다...

학비를 다 내지 못하니..학교측에서 졸업을 시켜줄수 없었지요....

우여곡절 끝에 졸업을하고 고등학교 진학을 하긴 했습니다...

그 일이 생겼을때 엄마가 아빠한테 전화해서 좀 도와달라고 했지만 아빠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도와주지 않으셨어요... 그게 아빠를 미워하게 되고 원망하게된 계기가 된것 같습니다...

그 나이때면 사춘기도 찾아오게 되고 다른애들은 아무걱정없이 졸업하고 남들 다가는 고등학교

나는 못갈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저 밉고 원망스러웠어요...

엄마 혼자서 매일 12시간씩 일하시면서 저랑 동생 학비내고 집 월세 내면서 살았는데

제가 고등학교 올라가고 동생은 중학교를 들어가게 되고...


엄마 혼자서 이 모든 상황을 감당하기 힘드셨어요..

아빠한테 다른건 바라지 않을테니..아이들 학비만 좀 보태달라고 사정도 하고 싸우고 했어도 아빠는 그저 돈이 없다는 이유로 

단 한번도 도와주시지 않으셨어요...

다른 분들은 그때 당시에 아빠가 도와줄수 없는 상황이였을수도 있으니 그렇게 하지 않았겠느냐 하시겠죠...

근데 제가 받아들일수 없었던 이유는 언젠가 한번 아빠랑 만나기로 했었는데 아빠한테 바람을 맞았어요... 

동생이랑 같이 보기로 했는데 약속장소에서 무려 4시간동안을 기다렸습니다...

근데 만약 저 혼자였다면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수 있었지만....아직 이혼이란게 잘 모르고 했던 어린 동생이랑 같이 나갔습니다...

아빠를 볼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있던 동생이였는데....아빠를 보지 못한채 집에 들어갔으니

당연히 집에 도착하자마자...혼자 구석에 쪼그려 앉아서 울더군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정말 참을수가 없었어요....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그날 우리를 보기로 했던날...아빠는 술을 마시고 있었고

그 술로 인해 저희를 보러 오지 못한거였어요...

그래서 저는 더욱더 위의 상황들을 납득할수가 없었습니다...

술 마실 돈은 있었고 엄마가 도와달라고 했을때 돈 없다고 매몰차게 거절해 버리고

정말 우리 아빠가 맞나 하는 생각도 들었으니까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아빠랑 연락도 끊기고...친척들과도 연락이 끊긴채...살아왔어요...

그동안 저랑 동생만 아빠랑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을뿐..엄마는 가끔씩 아빠랑 통화를 했던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날 엄마한테서 아빠가 많이 아프단소리를 듣게 되었고...그래도 너희 아빠니까

통화한번 해보라 하시면서 저한테 전화번호를 알려주셨어요...

그때 통화 몇번 하고 말았는데...그러던 중에 동생이 사촌오빠와 연락이 다시 닿게되었어요..


그일이 계기가 되어서 연락이 끊겼던 친척들도 다시 만나고 연락하게 되었고

막내 고모와 아빠가 자주 연락하고 지내셔서 고모가 아빠도 한번볼겸 할머니도 계셨기에

한번 놀러오라 해서 겸사겸사 고모네 집을 놀러갔습니다...

거기서 어린시절 이후 처음 아빠를 봤네요...

몸이 많이 아프시다는건 알고 있었지만....막상 아빠를 보니 그 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예전 어린시절에 제가알고 있던 아빠의 모습이 아니였어요...

암으로 인해 살은 쏙 빠져있고....


그렇게 처음 봤는데...아빠를 본건 30분정도?

교회 저녁예배 드리신다고 가버리셨네요....전 그래도 잘 커줘서 고맙다..그동안 잘 지냈냐...

그런 말들...아빠도 잘 지냈냐고...얘기 해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잠깐 보고 마지막을 장례식장에서 영정사진으로 봤네요...


후에 장례를 치르고 난후 고모한테 들은 이야기지만...

그동안 병원에서 항암치료 받고 했지만...암세포가 너무 몸에 퍼져 있어서 도저히 손을 쓸수가 없는 상태여서 퇴원했다고...

그래도 아빠 가시기 전에 너희둘 보고 가서 다행이라고 하시는데...

왜 그렇게 또 눈물이 나던지....

여기에 다 적진 못했지만...그동안 아빠한테 어린마음에 심한말도 많이 했었습니다...

아빠가 우리한테 서운하게 했던 것만 생각하고, 반대로 내가 아빠 마음을 아프게 했던것은 생각지도 못하고 살았는데 그 말을 듣고 나니....

있을때 잘하라는 그말...너무 가슴에 와닿더라구요...


주저리 주저리 쓰는 글이라고는 했지만...너무 두서없이 글만 길어졌네요...

혹시나..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신다면...

저 처럼 보내고 난뒤에 후회 하지 마시고...옆에 계신 부모님께 잘해드리세요..

떨어져 사신다면..전화 한통이나 문자..혹은 카톡이라도 보내보시고...

여행도 다니고 대화도 많이 나누시고...추억을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전 아빠한테 못해드렸던거 엄마한테 다 해드릴려구요...


마지막으로...

엄마!

그동안 나랑 동생 키우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애교도 없고 무뚝뚝한 딸래미 제대로 표현도 못했지만..

여기서 글로나마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가장 존경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아빠!

하늘에서 우리 잘 지켜보고 있지??

나랑 동생 앞으로 잘 지낼수 있게 아빠가 옆에서 많이 도와줘...

나 이제는...아빠 미워하지 않아...

너무 늦게 찾아가서 미안하고...

가기전에 얘기해줬어야 했는데...



사랑해요...아빠...

이 말도 너무 늦게 해서 미안해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