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인천서구로 처음 자취를 왔던 6개월전쯤..
주말에 집을 청소하고 무료함을 달래려고
집 뒷쪽에 보였던 뒷산을 올라갔습니다
산에 어느정도 올라가니 내시무덤들만 있고
사람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음산한기운에 귀에 이어폰을 끼고 오솔길같은
좁은길을 지나가고 있을때 성견으로 보이는
제 허리까지오는 진돗개한마리와 누렁이한마리를
길에서 마주쳤습니다. 눈을 마주치고 정지상태로 3초정도
얼어있었는대 스윽쳐다보니 그 개들은 가던길로 가고 저는 안심하면서 얼른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6개월가량 지난 그제 일을 가려고 집에서 나오는대 그 개를 마주쳤지만
그냥 못본척하고 지나갔고 저녁에 퇴근하는대
집앞에 엎드려있는겁니다 반가운마음에 이리오라고 손짓해도
안오고 제가 가까이 갈수록 피하길래 배가 고픈가 하고 자취방 냉장고를 뒤져보니
스팸이 있길래 숟가락하나랑 들고 나왔습니다
주려고 가까이가니 계속 경계하길래 살짝 던져줬더니
놀래서 멀리 도망가버렸습니다
목에 목걸이가 있는걸로 봐선 사람이 키우던 개 같은대
무슨일이있었는지 많이 경계하더군요,.
그래서 자던자리에 스팸을 돠두고 10분뒤쯤 돌아와보니 개가 그자리에 앉아있었습니다
기특해서 이리오라고 멀리서하니 저를 보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는겁니다
그자리에 갔더니 깨끗하게 먹었더군요
친해지려 기다려봐도 가까이안오고 멀리서 보기만하네요
츤데레같으니.. 자취는 이제 2주가량밖에 안남았지만
그동안이라도 제가 밥은 챙겨주기로 생각하고
이름은 망망이로 지었습니다
그리고 바로어제 퇴근하는대 그 자리 그대로 또 누워있다가
제가 다가오니 안전거리를 유지하더군요
망망이조금만 기다리라며 집 냉장고를 뒤져보니
김치밖에없더군요..스팸 큰맘먹고 산건 첫날에 한통 다 줘버리고..
그래서 제가 키우던 써니는 밥이고 쌀이고 잘먹어서
밥도 잘먹겠지 하고 밥통에 있는밥을 긁어서 담아서 갖다줬습니다
역시나 안전거리유지합니다
주고 집에들어가고 오늘 출근하며 보니 한입도 안건드렸네요
망망이자식..
그래도 망망아 앞으론 편식같은거 하지말고
형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라(세상에 이런일이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