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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소개] 비브리아 고서당의 사건수첩 -미카미 엔
게시물ID : readers_69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ickyo
추천 : 2
조회수 : 129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4/18 12:38:24



비브리아 고서당의 사건 수첩 시리즈- 미카미 엔 저.


공식 작품 소개
  
“사람의 손에서 손으로 건너간 ‘책’ 그 자체에 이야기가 있습니다.”
책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힐링 미스터리

가마쿠라의 한 고즈넉한 마을에 있는 고서점 ‘비블리아 고서당’. 

그곳은 누구보다도 깊이 헌책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여성 시노카와 시오리코의 가게다. 
조용하고 낯가림이 심하지만 책에 대해서만큼은 놀라운 추리력을 보이는 그녀는 
손님들이 가져온 한 권의 책에서 사람과 사람의 인연과 비밀을 따스하게 밝혀낸다.


어느 날, 우연히 ‘비블리아 고서당’을 지나치던 청년 고우라 다이스케는
청순한 분위기의 여주인에게 한눈에 호감을 느낀다. 
몇 년 후 다이스케는 할머니의 유품인 『나쓰메 소세키 전집』의 가치를 감정하기 위해
‘비블리아 고서당’을 찾아 시오리코와 재회한다. 
짧은 시간 동안 시오리코는 책의 가치보다 더욱 중대한 것을 추리해 내는데, 
그것은 바로 그의 할머니가 평생 자기 가슴에만 감추고 있었던 비밀이었다…….

아름다운 가마쿠라 풍경과 오래된 명작의 향기가 전해지는 감동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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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최근 약 5년이상, 미스테리물에 취해있습니다. 스릴러, 미스테리장르는 드라마 영화 소설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지요. 이 미스테리/수사 장르의 붐을 일으킨 작가중에서 히가시노 게이고를 빼 놓을수는 없을겁니다. 어쨌든, 이러한 미스테리 소설은 점점 세를 확장해가며 다양한 이야기를 뽐 내며 등장합니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캐릭터와 얕은 사건으로 이어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흔히 '양판소'라고 이야기 되는 서적들에 대한 편견은 없으나, 그 책들의 대부분에서 만족감을 얻지는 못합니다. 비슷한 장르로 라이트노벨 이라는 것도 저는 좋아하지 않는데, 과도한 캐릭터의 비현실적인 성향에 기대어 개연성을 짜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러한 책들은 나름의 유머와 재미, 서사를 갖추고 있지요. 저는 어떠한 이야기라도 '완결'을 낸 이상 존중하는 편입니다. 그 작가는 어설프든, 촘촘하든 한 가지 이야기와 세계를 구성시키는 것을 완성한 것이니까요.


어쨌거나, 이 책은 '기대'와는 다른 책이었습니다. 저는 어떠한 작품내에서 다른 많은 매체들이 인용되고 이용되는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인 일본의 '타이거 & 드래곤' 이라는 드라마는 고전 만담과 현실을 아주 재치있게 섞어서 몇 번이고 봐도 질리지 않게 만들어 주었죠. 이 소설책을 구매한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나쓰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 시절의 고전 작품들을 소재로 '미스터리'를 풀어간다는 홍보문구가 눈을 끌었기 때문이죠. 표지의 여성도 예뻤지만요.


일본에서 대중에게 사랑받는 소설은 대체로 가볍습니다. 가볍다는게, 캐릭터들이 여타 영미문학처럼 스스로에게 깊게 침잠하거나 관찰하는 색채도 적고, 한국 소설처럼 시대상과 사회를 강렬하게 투영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때때로 스스로의 캐릭터를 타자화 하는 식으로 표현하여 인물을 가볍게 띄웁니다. 그러다보니 한 껏 인물은 자연스럽고, 비합리적인 느낌으로 자연스러움을 꾸미고는 하지요. 일본 대중소설의 매력이기도, 혹은 단점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또한 '인물'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인물은 아주 매력적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그러나 시리즈의 첫 작품이어서 그런지 이게 전부입니다.



고서점의 서적들, 고전들은 도구로 활용됩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건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지는 않습니다. 물론 사건의 서사가 진행되면서 몇 가지 지루함을 덜어내 줄 장치들을(예쁘지만 어리버리하고 순진하고 내성적인 이런 흔치 않은 여성캐릭터와의 로맨스 느낌을 살짝 풍겨주는 냄새라든가, 슬쩍 가미된 육체적 액션이라든가) 잘 배치해 놓았지만 여전히 고전은 그저 계기로 남아있습니다. 이 책은 홍보와는 다르게, 고전의 매력을 현대의 미스테리 사건과 접목시킨게 아닌, 그저 책에 애정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에피소드일 뿐입니다. 각 에피소드는 고전의 맥락을 슬그머니 가져오지만, '왜 고전이냐'하는 마음은 있습니다. 소재와 배경의 설정은 너무나 맘에 드는데, 어째서 이렇게 '슬쩍'다루고 마냐는 불만이지요.



물론 이 소설은 제가 기대한 것과는 '다른' 매력이 풍부한 소설입니다. 잘 짜여진 고전과의 구성은 없지만, 아주 창의적인 소재로 둘러싼 이야기도, 약간은 비현실적인 개성을 뽐내는 등장인물들도, 그 안에 잘 살려둔 보통의 '따스함'도 촘촘히 유지되어 있습니다. 이야기는 아주 자극적이지 않게 부드러운 바람을 타고 흘러갑니다. 라이트노벨을 집필하던 작가라 그런지, 읽는 사람이 아주 쉽게 읽을 수 있게 하는 능력은 출중합니다. 문단도 짧고, 문장도 간결하게. 그러나 필요한 이야기들은 하면서. 어떻게 보면 문학으로 보았을 때 문장의 매력도, 치밀한 구성과 복합적이고 다단계적인 조각들을 찾는 재미는 없을 수 있지만요.



저는 그런면에서 이런 소설을 크게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책으로도 재밌지만, 드라마 영화 만화 등 '보여주는 것'으로 표현했을때 매력이 더욱 살아나지요. 문학은 상당히 제한적인 매력을 뽐내는 분야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한 권의 이야기 내에서 설정된 '놓칠지도 모르는' 수많은 조각과 도구들을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하고, 때때로 무관심하게 팽개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마음을 어우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풍부한 표현도, 이야기를 구성하는 능력도, 아주 섬세한 관찰력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캐릭터의 무게감이 중요하지요. 그러다보니 '보여주는' 매체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더러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결국, 문학의 매력이 없는건 아니지만 '굳이 책으로 읽을 매력이 있는가'하는 것이지요. 왜냐면, 연속 드라마로 이번에 시즌이 완결이 났거든요.(후속작 여부는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그래도 '남녀 모두'에게 추천 할 수 있고, 현대 문학과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소개해보고 싶은 책입니다. 아주 자극적인 도구들없이 선선히 재밌게 읽을 수 있거든요. 이야기가 가벼운대신 그만큼 책장을 넘기는 속도도 빨라지고 그 안의 재미도 충실합니다. '본격 미스테리'파도 아니고, '본격 캐릭터소설'도 아니지만 적절히 버무렸기에 '부드럽게 읽히는 소소한 미스테리소설'같은 느낌이죠. 소재는 책, 그리고 서점. 그러다 보니 책을 아는사람들은 더 숨겨진 조각을 스스로 발견하게 될 여지도 있는 소설입니다. 표지도 예쁘고요. 가끔 책장에서 꺼내어 표지만 읽어도 즐거워 질 것 같습니다.



평점은 3.5점에서 4점사이를 주고 싶네요. 하지만, 지난번에 소개했던 폴 오스터의 선셋 파크보다 이 소설이 읽기에도, 단순히 즐기기에도 더 좋은 소설이기는 합니다.  스토리에 4점, 구성력에 3점, 소재,창의성에는 5점, 그러나 다시 캐릭터와 짜임새에서는 3점을 주고 싶네요. 



다음 책은, 윤현승씨의 최신작 '뫼신 사냥꾼'입니다. 장르소설이지만 윤현승씨를 비롯한 몇몇 작가들은 장르소설도 순수소설도 아니라며 '중간소설'따위의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게는 장르소설이고, 윤현승씨는 제가 생각하는 아주 걸출하고 존중받아 마땅한, 그 서사를 풀어냄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가거든요. 하얀늑대들의 감동은 여전히 잊을 수가 없네요. 이 책은 무려 6권이나 되기 때문에, 하루이틀만에 소개를 해 드리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음, 그치만.... 재미가있다면 오늘 전부 읽어버릴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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