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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은 제법 순수했었지 싶은데
게시물ID : humorbest_5127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웃호웃호호
추천 : 80
조회수 : 13853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8/14 21:18:37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8/13 13:58:37


처음으로 손을 잡았을때 던가


처음으로 가볍게 품에 안았을때.


그리고 처음으로 내 목에 매달리듯 안겼을때


그때 나는 과연 순수했었던가 싶어.



아찔하고 아쌀했던 추억이 누구에게나 차례로 찾아오지만


그 와중에도 잊혀지지 않는 소소한게 있는법이거든



선생님은 칠판에서 등만 보이고있고


그 뒤에앉아있는 애들은 누구다 할거없이


턱을 괴든


대놓고 쓰러지든


머리를 휘드르든


열심히 졸고있는 5교시 수업때


오른손으로 턱 괴고 꾸벅꾸벅 졸고있는데


오른팔에 뭔가 샤락 닿는거지.



조금 생각해보니까 나랑 반대로 졸고있던 계가


그대로 스르륵 스러져서 


나랑 등을 대고 깊이 잠든거 같더라고.


얇은 교복 두장 너머에


처음 기대준 몸은 참 가볍더라


뭔가가 내 등에 기대고 있다는게


가슴이 콩콩거리더라고.



혹시 깰까봐 라는 핑계를 일단 대고


내 등에 가볍게 올라오듯 스라져 자는 계가 깰까봐


볼은 눌려서 턱은 얼얼하고


팔꿈치부터 저려오기 시작해도


등에 느껴지는 가볍고도 행복한 무게감에 


그저 아무것도 않고 버티던 그 오후의 나른한 수업시간이


그 감촉을 평생 다시느낄수 없을것만 같은


지금 너무나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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