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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아스날 링크가 성공할 수 있을까?
게시물ID : humorbest_5128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르네우
추천 : 35
조회수 : 8906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8/15 00:35:59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8/14 23:13:39

다른 건 전부 제외하고, 현재 EPL 내에서 '유망주'로 평가받는 중미 중에 기성용을 던져넣는다면 최고는 못 되어도 TOP 3 안에는 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비교대상이 전부 유망주라는 건 명심해야 하고요. 이런 면을 두고 보자면 EPL 어느 팀에 가서도 기성용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일 겁니다. 스쿼드가 이미 포화상태인 맨시티, 쫄깃한 흑형 피지컬의 첼시, 중미만 포화상태인 리버풀 셋을 제외한다면 말이죠.

그런 와중에 기성용 영입에 아스날이 뛰어들었다는 보도는, 아스날 팬으로서 기쁘기도 하고 좀 씁쓸하기도 합니다.


현재 아스날은 공격진에 비해 미드필더진의 무게가 떨어집니다. 얼마 전까지 반 페르시 하나만 믿고 했던 공격에 비한다면 지금의 변화는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운 일이기는 합니다만, 밸런스가 무너진 팀은 멋진 팀은 되어도 좋은 팀이 되기는 힘든 법이죠. 그렇기 때문에 아스날이 남은 이적시장 기간 동안 미드필더 영입에 공을 들이리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남아 있는 미드필더 중에서 아스날 1군 스쿼드에 들 수 있는 선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알렉스 송, 아부 디아비, 미켈 아르테타, 제르비뉴, 시오 월콧, 토마스 로시츠키, 안드레이 아르샤빈, 애런 램지, 잭 윌셔, 프란시스 코클랭.

이 중에서 로시츠키, 아르샤빈 등은 주 포지션이 공격형 미드필더이고, 아스날의 전술에서 양 윙어를 비롯한 공격형 미드필더는 매우 활발한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공격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때문에 미드필더이기는 하지만 거의 윙 포워드, 세컨드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므로, 일반적인 미드필더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프란시스 코클랭을 비롯해서 11/12 시즌 초중반에 자주 모습을 보였던, 소위 '개듣보' 미드필더들은 여전히 유망주일 뿐입니다. 따라서 중앙 미드필더인 기성용이 아스날로 이적한다면 직접적인 포지션 경쟁자는 다음과 같이 좁혀볼 수 있습니다.

알렉스 송, 아부 디아비, 미켈 아르테타, 애런 램지, 잭 윌셔.

자, 이제 아스날의 주 전술인 4-3-3을 살펴봅시다. 아스날은 4-3-3에서 미드필더진인 3에 수비와 공격 양 방면에 걸친 활약을 요구합니다. 보통은 세 명의 미드필더가 같이 분담하기는 하지만 일종의 역할 배분을 하지 않을 수는 없지요. 한 명은 수비에, 한 명은 볼 배분에, 한 명은 공격에 가세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저번 시즌에는 송이 수비를, 아르테타가 배분을, 램지가 주로 공격에 가세하는 편이었습니다.

과연 기성용은 어느 쪽에 속할까요? 기성용이, 한국 대표팀에서는 구자철과의 역할 배분을 위해 수비적인 위치에서 뛰기는 합니다만 본래 수비가 굉장히 뛰어난 선수는 아닙니다. 포백을 보호하는 역할은 기본 이상을 하는 선수이기는 하나 태클 실력이 좋지 않고 발이 느리기 때문에 (셀틱 팬들은 뛰어난 패서, 살인 태클러라고 불렀죠.) 수비 자원에 두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시야가 넓고 패싱이 뛰어나며, 중거리 슈팅에 있어 상당한 재능을 보이기 때문에 볼 배분이나 공격 작업에서는 어느 정도 활약을 보일 거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성용의 장점으로 볼 때 아스날의 스타팅 미드필더 셋 중 두 자리── 저번 시즌 아르테타와 램지가 차지했던 두 자리 중 하나를 노리는 게 가장 좋은 형태입니다. 허나 공격에 치중하는 미드필더에는 필요에 따라 윙어가 자리잡을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이번 시즌은 루카스 포돌스키의 가세로 왼쪽 윙 자리에 붙박이 선발이 생겼다고 봐도 무리는 아닙니다. 로시츠키나 아르샤빈이 미드필더진으로 내려올 가능성 역시 높습니다.) 사실상 기성용이 노릴 수 있는 자리는 볼 배분에 집중하고 때에 따라 수비, 공격에 가세하는 자리, 곧 아르테타의 자리가 됩니다.

그리고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는, 아스날 선수진에 세 명 있습니다.

미켈 아르테타, 아부 디아비, 잭 윌셔.

미켈 아르테타는 아시다시피 저번 시즌 급하게 에버튼에서 영입되어 센세이션한 활약을 보였습니다. 아마 새 시즌 초반에도 기회를 많이 부여받겠죠.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아르센 벵거 감독은 나이가 많은 선수를 굉장히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저번 시즌이야 미드필더진이 시망에 가까울 정도로 붕괴한 터라 각 미드필더들이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조금이라도 폼이 떨어지는 기미가 보였다간 곧바로 다른 젊은 선수에게 기회가 갈 것입니다. 아부 디아비는 수비와 공격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양쪽 모두에서 어느 정도는 활약하지만, 둘 모두 완벽하게 하는 선수도 아닙니다. 한때 정말 크게 될 줄 알았지만… 그렇게 안 됐으니 어쩝니까. 09/10 시즌부터는 부활의 신호탄을 쐈지만…. 하여튼 그렇기 때문에 디아비는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스날에서 보여준 것도 있고 실력도 확실하니 만큼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잭 윌셔는 현실적으로 당장 경쟁상대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 부상 복귀 예정도 10월이고, 복귀 이후에도 이전과 같은 실력일지는 미지수이니만큼 말입니다. 따라서 기성용이 아스날로 이적한다고 할 때, 가장 강력한 포지션 경쟁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미켈 아르테타, 아부 디아비.

이 둘을 실력으로 뚫을 수 있느냐 없느냐, 이것이 기성용이 아스날로 이적했을 때 가장 중요한 사실일 겁니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송의 바르사 이적을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수비가 비게 된다면 그나마 수비력이 뛰어난 미드필더가 수비 위치로 내려가겠고, 남은 자리를 두고 기성용이 경쟁을 시도할 수 있으니까요.


결론을 말하자면, 기성용의 아스날 이적은 제가 보기엔 성공할 확률이 높지 않습니다. 만약 성공한다면 벵거 감독의 특성상 기성용은 아스날의 붙박이 주전이 되겠지만 실패한다면 제 2의 박주영이 되는 거죠.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차라리 이적을 한다면 조 앨런이 빠진 스완시 시티 같은 중하위권 팀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주전 경쟁도 수월하고,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가능성이 낮긴 해도) 전술 자체가 기성용 중심으로 짜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말이죠.

아무튼 기성용이 좋은 선택을 하기만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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