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굶주린 위를 잡고 옥션을 보던 중에...
감자를 상당히 싸게 판매하고 있는 업자분이 있더군요.
햇감자가 택비포함 7천원!
20kg이!
뭐 크기는 작다고 하는데 어쨌든 20kg!
근데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옥션 판매품은 싼맛에 충동구매하는 경우가 많죠.
저도 그래서 사실 주문해놓고 큰 기대는 안했습니다. 아무리 햇감자라지만 7천원에 20kg이면 반정도는 썩어오겠지... 하고 생각했죠.
그리고 마침내 이틀이 지나고 오늘 택배기사님이 오셔서 20kg짜리 흙이 줄줄 흐르는 눅눅한 박스를 주고 가시더군요.
눅눅한거 때문에 아 이거 역시 반은 썩었구나...했는데.
.......???
어? 왜 하나도 안썩었어?
이 상자가 눅눅한게 감자가 썩어서 눅눅한게 아니라 그냥 흙에 물기가 많았던가 그런것 같더군요. 밭에서 막 캐낸 것처럼...
결론은 온전한 감자가 20kg....
이걸 어디다 두지?!
사실 이때는 썩은거 얼른 걷어내려고 열기도 헀고 이런 게시물 쓸 생각도 안해서 사진을 안찍었습니다.
일단 이것저것 다 꺼내서 감자를 담고 나니 하나 찍어둬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 뚜껑 안닫혀있는 락앤락에 들어있는 것도 감자입니다(....)
크기는 계란보다 크고 작은 정도? 사실 그다지 크진 않고 자잘했습니다.
근데 뭐 작으나 크나 중요한건 입에 들어가서 맛있냐 없냐의 문제죠.
그래서 저거랑은 별개로 분리해놨던 감자의 껍질을 벗겼습니다. 반은 삶고 반은 토막내서 조림하기로 했지요.
일단 삶은 감자입니다.
꺼낼때 젓가락으로 푹푹 찔러서 꺼냈더니 구멍이 많네요.
담배각이 크기 비교하긴 좋은데, 제가 담배를 안피워서 크기 비교용으로 두루마기 휴지....
맛은...
당연하지만 감자맛입니다. (....)
뭐 맛있더군요. 자화자찬이지만 삶는게 전부인 남자의 요리 치고는 간도 잘맞고(소금+사카린 넣어서 삶았음) 잘 삶아진듯.
조림하려고 썰어놓은건 이제 양념장 만들고 조려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