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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철학게의 화두 "왜 도덕을 지켜야만 하는가?"
게시물ID : humorbest_5129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철학덕후
추천 : 41
조회수 : 6886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8/15 08:10:15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8/14 05:41:31




BGM정보: http://heartbrea.kr/index.php?document_srl=400825



오유가 의지의 아이돌이라던가, 올림픽이라던가 여러가지 이야기로 시끄러울 사이에 깊은 산 속 아무도 찾지 않는 철학게시판에서 이러한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왜 도덕을 지켜야만 하는가?"


솔직히 너무 답이 많은 질문이었고, 그만큼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이에 관해서 많은 분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글로 옮겨 올려주셨고, 토론도 이루어졌었죠.

그런데 이러한 의견 교환에서 약간 층위가 안 맞는 이야기들이 주고 받아지더군요. 제 생각에는 아마 단어의 정의가 서로 달라 생기는 문제처럼 보여집니다.

그래서 대충 행위, 목적, 정의. 우리가 너무 쉽게 쓰고 있지만 좀 모호한 것들을 확립해보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글은 서양철학을 토대로 끄적인 것이고 딱히 전문적이지도 않습니다. 전문적인 글을 보려면 철학서나 원서를 읽어야죠

그래서 어떤 분이 이 논쟁에서 하셨던 말씀처럼 동양철학적인 정의(선한 것이 곧 좋은 것인데 무슨 구별이 필요하냐?)나 니체식 정의(도덕이란건 노예의 자위수단에 불과하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시작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해보겠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인간은 느끼고, 생각하고, 행위합니다.

이를 위해서 감각, 지성, 의지가 필요하지요.

그리고 이를 통해 미(美), 진(眞), 선(善)을 추구합니다.


도덕은 이 중에서 행위에 관련된 것입니다. 무엇을 느끼는 것이나 무엇을 생각하는게 도덕적으로 옳지 못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문제는 행위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로 넘어갑니다.


행위는 우리가 목표를 위해서 의지를 가지고 하는 활동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나올 수가 있겠는데요, '그럼 딱히 목적을 가지지 않는 활동들은 행위가 아니냐는 말이냐?' 이런 식으로요. 

정확히 말하면 아닙니다. 

지금 저는 숨을 쉬고 있습니다. 또 심장도 뛰고 있지요. 이런건 절대 행위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글을 작성하려는 목적을 위해 타자를 치는 의지 넘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건 행위입니다.


그렇다면 행위에는 목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면, 무엇을 목적으로 삼아야할까요?

즉 다르게 말하면 무엇을 행위를 해야만 할까요?

여기서 우리가 행위의 목적을 삼기 위해 따라야하는 두가지 법칙이 있습니다.



제1법칙은 쾌락의 법칙입니다.

취향의 법칙이라고 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이건 순전히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서 결정되는 법칙입니다. 또한 자기가 스스로에게 내리는 명령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법칙을 존중하며 따라서 복종합니다.


이 취향의 법칙에 따라서 우리는 무조건 좋은 것을 위해서만 행위합니다.

이 부분에서 논쟁이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쉬운 개념은 아니니까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을 칼로 찔러죽인다."라는 행위가 있다고 한다면 이걸 행하는 살인자는 좋습니다.

사람을 죽이든, 여자를 강간하든, 아이를 우물에 빠트리든 상관없이 남들이 그것을 이해할 수 없더라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행위를 한 사람은 그 행위가 적어도 자신에게는 좋기(Good)한 것이기 때문에 행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애초에 자기한테 좋지 않으면 사람은 어떤 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아무리 숭고하든, 추악하든 말이지요.


이 쾌락의 법칙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인도에서 혼자 살아가는 상황이라면요.

홀로 살아가는데 문제될 것은 아무것도 없겠지요. 자신의 쾌락이 요구하는대로 무엇이든 해도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대로 "만약 홀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야수이거나, 신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어쨋든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며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첫번째 법칙과는 다른 두번째 법칙이 필요하게 됩니다.


제2법칙이 바로 그 도덕법칙입니다.

이 도덕법칙에는 두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는 도덕법칙은 쾌락의 법칙과는 다르게 외부가 존재하며,

또 다른 하나는 도덕법칙은 쾌락의 법칙과는 다르게 긍정문이 아니라 부정문입니다.


우선 도덕 법칙에서 외부가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 이야기 되었습니다.

그 법칙이 어떤 철학자의 말대로 내재적이든 혹은 외재적이든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외부의 누군가가 존재해야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사람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법칙은 적어도 '다른 사람'이라는 존재가 필연적으로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서 칸트찡의 말대로 도덕법칙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너의 마음 속에 책 하나를 써라. 그리고 그 안에 너 맘대로 도덕법칙을 적어넣어라. 그리고 그 도덕법칙에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행동한다고 생각해보아라. 그래서 그 법칙이 있는 것이 너에게 도움이 된다면, 적어도 너만은 그 법칙대로 행동해라.

그렇게 도덕법칙은 생겨납니다.


두번째 특징인 도덕법칙이 긍정문이 아니라 부정문이라는 것은 솔직히 좀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어떤 철학자는 동의하기도 하고, 동의하지 않기도 하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말이 충분히 옳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쾌락의 법칙은 무조건 긍정문입니다.

"저 밥을 먹어치워",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고백을 해", "게임을 한 판 해"부터 시작해서 "저 사람을 죽여버려"까지도요.

그러나 도덕법칙은 이러한 쾌락의 법칙 중에서 안 되는 것들만 골라서 명령하는 것입니다.

"저 사람을 죽여서는 안 돼.", "쓰래기를 아무대나 버리면 안 돼." 같은  형식으로요.


즉, 도덕법칙은 우리가 해야할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하면 안 될 것을 가르쳐줍니다.

선을 행하라는 것이 아니라 악을 행하지 말라는 것이 도덕법칙의 핵심입니다.

(도올찡은 이것에 관해서 "이게 선하니까 이걸 따라."하는 것도 폭력이며 그건 또 다른 악이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이렇게 가볍게 이번 논쟁에 관한 부분을 정리해봤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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