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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장훈의 독도 수영횡단 팀이 49시간 만에 독도에 입도했다.
독도 수영횡단 팀의 한국체육대학교 학생 2명은 15일 오전 7시 20분께 독도 땅을 밟았다. 예상 시각인 이날 오후 2시보다 6시간여 빠른 기록이다.
당초 횡단 팀은 이날 오전 5시께 독도 인근에 도착했으나 높은 파도로 인해 접근이 불가능해 난항을 겪었다. 결국 능숙한 수영 실력을 지닌 한국체육대학교 학생 2명만이 독도까지 수영으로 입도에 성공했다.
독도에서 외치기로 한 김장훈의 '독립군 애국가'는 모선(母船)인 한나라호에서 함께 부르는 것으로 대신했다.
김장훈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한국체육대학교 학생들이 대견하다"며 "같이 못 들어가게 된 것은 아쉽지만 이번 3일 간의 여정이 충분히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되고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어차피 내가 오는 것이야 이제 감흥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독도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의미를 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6월부터 제주도와 경북 울진군 등에서 네 차례에 훈련을 거친 횡단 팀은 지난 13일 경북 울진군 죽변항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최동단에 위치한 독도까지 무려 220㎞를 1시간에 4㎞씩 릴레이 수영해 이동했다.
김장훈을 비롯해 배우 송일국,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 피아의 옥요한과 헐랭, 용춘브라더스, 한국체육대학교 33명 등이 동참해 의미를 더했다.
광복절을 맞아 진행된 이번 횡단은 '독도를 지키자'는 한 마음으로 뭉친 100명(수영50명+준비 및 안전요원 50명)의 의지와 집념이 이뤄낸 결과였다.
긴급 상황을 대비해 아산병원과 자생한방병원 의료진이 24시간 내내 대기했으며,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이들의 숙식을 위해 실습선인 한나라호를 제공했다. 경상북도는 안전을 위한 예인선과 행사비 일부를 지원했다.
이들은 횡단 도중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으며, 예기치 않은 고비가 찾아올 때마다 의연한 대처로 상황을 넘겼다.
첫날부터 비바람이 몰아치고 높은 파도가 울렁이는 악조건이 계속됐다. 그러나 수영 참가자들은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차례에 맞춰 물속으로 뛰어 들어가 독도를 향해 힘차게 팔을 뻗었다.
한국체육대학교 학생 1명이 지난 14일 오후 8시 10분께 수영 도중 저체온증으로 탈진 증세를 일으켰지만, 재빠른 현장 스태프들의 대처로 금세 건강을 회복했다.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침을 지닌 해파리는 이들의 또 다른 장애물이었다. 현장 스태프로 참여한 한국체육대학교 수영부 이승연 학생은 "안전망에 그물을 미리 쳐놓기 했지만, 틈새로 들어오는 해파리 때문에 선수들의 고충이 심했다"며 "20cm에 달하는 침을 지닌 해파리도 있었는데 하마타면 큰일 날 뻔 했다"고 전했다.
긴장의 순간은 둘째 날에도 계속됐다. 15일 오후 3시께 교대자를 나르는 모터보트가 고장을 일으킨 것. 자칫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할지도 모르는 위기의 순간이었지만 이번엔 해양 경찰의 극적인 도움으로 고비를 넘겼다.
김장훈은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교대를 하려면 보트가 와야 하는데 오지 않아서 앞서 갔던 조가 무려 6시간 여 동안 수영을 해야 했다"며 "해양 경찰이 아니었으면 프로젝트가 중단 될 뻔 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긴 거리는 아니었지만 김장훈도 두 차례에 걸쳐 입수해 동해를 갈랐다.
수영을 마치고 나온 김장훈은 "나는 1분을 가는데도 계속 물을 먹고 하는데 한국체육대학교 젊은이들은 해파리 때문에 고생하고, 수영하다 멀미를 해서 구토를 하면서까지 열심히 가고 있다"며 "그 정신을 생각해서라도 어른들이 부끄럽지 않게 독도만큼은 싸우지 말고 지혜를 모아서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김장훈은 지난 14일 횡단 도중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 독도 방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장훈은 "대통령이 이번에 독도에 간 것이 이상적인 형태는 아니었지만, 적절한 시기에 갔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갔다 온 마당에 득인지 실인지 따지는 것은 무의미 하다. 단합된 의지로 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