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는 30초반 남입니다.
다니는 회사는 게임회사구요. 최근 구조조정 이야기가 이슈인 N모사입니다.
3년째 다니고 있고, 개발이 아니라 운영/기획 쪽입니다.
2009년 말부터 다니기 시작했으니 만 3년이 넘어 이제 4년으로 접어드는군요.
거두절미하고, 회사에서 나가고 싶습니다. 근데 정때문에, 안일한 상사때문에 나갈 수가 없어요.
사실 억지로 희망퇴직이 아니라 그냥 퇴직으로 나가게 되면 이끌어준 부장님이나 팀장 얼굴을 못볼 것 같아서 조금 무섭습니다.
게임업계 바닥이 좁으면 좁은 곳이라 다른 회사로 가도 얼굴 안보거나 연이 닿지 않을리 없거든요.
그래서 희망퇴직으로 서로 웃으며 잠시 떨어져 있게 만들려고 하고 있는데, 이게 잘 안됩니다.
주변사람들은 좋게좋게 해서 나오면 된다고 하지만, 지금 제 입장에서 퇴직을 신청하는 이유라고는
동결될 연봉이랑 미래가 없는 회사에 염증을 느낀다고 밖에는 말할 게 없어요.
만약 상사들이 '회사에 아직 미래가 남았다. 이러이러한 게 아직 남았으니 날 믿고 따라라' 이렇게 말한다면 남을 생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장님이나 팀장은 회사에 남아있어야 하는 이유를 말하기 보다는 그냥 같이 고생하며 견디자 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을 해서 두 분에게 내가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도, 넌 나가면 안돼. 여기서 이 일을 해야해 라는 식으로 무대포입니다.
(아마, 내부적으로 자르지 않고 데리고 갈 사람을 정해놓고 그사람들은 신청을 잘안받아주려는 심산인듯 합니다)
이게 정말 답답합니다. 이런것만 뺀다면 정말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정감있고 따듯하고..일도 잘하시는 분들이에요.
게다가 희망퇴직은 최종승인자는 부장님이기에 설득하지 않고서는 희망퇴직은 진행되지 않을테니
사실상 최종상담을 통해 부장님으로부터 승인을 얻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연봉이야기와 회사의 미래 이야기를 제외하고, 희망퇴직을 신청해야만 하는 다른 이유가 존재하나요?
만약 있다면, 지어내서라도 좋으니 그렇게 부장님에게 주장해서 서로 웃으며 퇴직하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