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지금부터...

그동안 제가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핵심을 말씀드리고자합니다.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홈구장 숭의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왜 'Very Good'인지를..

지난 1992년 여름, 저는 스포츠신문 스포츠서울에 사진기자로 입사를 했습니다. 보통 신문사는 취재기자, 편집기자, 사진기자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각자의 일을 합니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편집부 선배 기자가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겁니다. "우리나라 스포츠 사진에는 왜 관중들이 없을까'. "네?" 처음에 저는 그 말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스포츠 사진에 관중이 없다니 "그게 무슨 뜻?"

그러면서 그 선배는 저에게 "우리 사진기자들의 실력이 없어서 그러는거 아니냐"며 더욱 알쏭달쏭한 질문을 던지는 게 아닙니까. 살짝 빈정 상한 저는 "뜬금없이 사진기자들의 실력을 운운하는 그 정확한 이유와 내용이 대체 뭔가요?"

선배는...

"기분 나빴다면 미안한데, 내말은..."

여러분!

제가 지금, 20년 전 저의 경험을 토대로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과연 뭘까요?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요?

그리고 그 20년전, 저의 회사 선배와 제가 나눈 대화의 본질은 대체 뭐겠습니까.

사실, 그 선배의 손에는 '외신사진' 한 장이 들려져 있었는데요. 윔불던 테니스 사진이었습니다. 그 사진의 본 내용은 이랬습니다. 세계 챔프급 테니스 선수가 라이트핸드 스매싱을 하고 있었고. 그 선수 뒤에는,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들이 무려 수백, 수천명. 즉, 수많은 시선이 테니스 선수의 배경이 되어 그 사진 한 장에 같이 담겨져 있는 겁니다.

여러분, 바로 위 다섯장의 사진 네모난 노란색 안에는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의 모습과,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관중들의 모습이, 관중들의 시선이 사진 한 장에 함께 담겨져 있다는 걸 느끼셨는지요?

예의 박지성이 활약하고 있는 EPL 축구경기의 사진을 보면, 그 선수들 배경에는 항상 관중들의 모습이 함께 담겨져 있다는 걸 기억하시는지요. 공을 가지고 서로 볼다툼을 할 때나, 골을 넣고 골 세레머니를 할 때나 어김없이 그 사진속에는 선수와 관중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는 EPL 축구사진의 숨겨진 사실을 깨닭고 계셨는지요?

지금껏, 우리 대한민국 스포츠 현장의 모든 사진에는...

선수는 있지만, 그 선수 뒤로 함께 환호하고, 함께 즐거워하며, 함께 열광하는 모습이 '함께' 담겨진 사진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20 여년 사진기자 생활을 하며 선수와 관중이 하나된 모습의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일까요?

우리나라 경기장은 그렇게(선수와 관중이 함께 담겨져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지어진 경기장이 단 한군데도 없다는 진실을 여러분은 알고 계시는지요. 선수 뒤(머리 위)에는 광고판이나 높은 관중석 벽면이 있고. 그리고 그 위에 겨우 관중들이 보인다는 것. 사실적으로, (선수 뒤에 관중이 배경이 되는) 외신사진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구조를 지닌 경기장은 우리나라에 없습니다.

유일하게, 국내 최초로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생겼답니다. 바로 숭의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그곳입니다. 지척에서 선수들의 가쁜 숨소리를 들을 수 있고, 관중석 제일 하단부의 쇠기둥이 관중들의 시선을 방해하지 않으며, (사진기자의 입장에서) 선수와 관중이 함께 어우러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그곳.

2만석 규모의 웅장하면서도 아담한 정겨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세계 어느 축구장이 부럽지 않은 바로 그곳. 숭의 인천축구전용경기장. 향후, 대한민국 스포츠 경기장의 본보기가 될 그곳이라 확신합니다. 축구를 포함한, 모든 종목의 '전용구장'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는 곳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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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되게 좋은 칼럼을 발견해서 부분 발췌. 읽어내려가다 보니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전문보기

http://sports.news.nate.com/view/20120815n03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