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꽃이되고 해가 달이될제
달을 벗 삼아 자(自)학을 하고져,
산나믈 계슴살에 밥 비벼머코
부른배로 학문에 정진할제,
항문에 손님이 오시었나니
감히 내칠수 있겠는가.
반가은 마음에 손님을 맞이하여
조심스레 존함을 여쭈오니
본관은 쾌(快)요, 함은 변(便) 이라 하시더라.
어즈버, 그 누구도
황홀함이 느껴지는 이름이 아니겠는가.
점잖게 앉아 아랫배에 긴장을 요하고
담소를 나누려 할제
머무른지 채 얼마 되지 않아
소인을 뒤로 하고
떠나려 하시니
이 몸이 어찌 발목을 잡을 수 있겟난가.
어즈버, 임은 황홀하게
올곧은 자태로
수면 아래로 가라 앉더라.
아쉬움을 뒤로한채
임 께서 행차하신 길을 닦고져 하니
어즈버, 그 향기마저 나를 취하게 하더라
그런데 이게 어인 일인가.
향은 내 코를 자극해 뇌에게 서찰을 전달 하건대,
출입한 흔적은 온데간데 없는 일이었다
이에 나는 기겁하여 방안으로 뛰쳐 들어가니
흔적은 없고 향만 남겨놓고
그렇게 떠나신 임
이 어찌 궤변이 아닐 수 있겟난가.
나는 이에 놀라
나의 벗 들에게 이야기를 하니
그저 그렇게
미친놈 취급만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