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막내 도르와의 묘연을 자랑할까 합니다.
얼마전 큰애 등어를 잃어버리기 전까지 저희집은 고양이가 세마리였습니다.
첫째가 '고등어'
둘째가 '조림'
셋째가 '백반' 이고 싶었으나 여친님의 권능으로 아벤타'도르'
였습니다.
첫째 등어를 제외하고 둘째와 셋째는 다 업둥입니다.
둘째는 집 주차장에서 데려다 길렀는데
이놈은 네츄럴본 길냥이라
아직도 절 경계합니다... 개시키...
근데 셋째는 좀 특이하게 데려왔습니다.
정확히는 고양이가 절 고른....
그게 작년 여름에 화성에 있는 현장에서 회식하고 집으로 올라오는데
제가 차에 타서 운전석 문을 닫으려는데 뭐가 차안으로 뛰어 들더라구요.
문은 관성에 의해 닫히고 뭐냐? 하고 봤더니 웬 아깽이 하나가 조수석에서
절 바라보다 '야옹'하길래...
'일단 데려가보자'
해서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화성에서 이태원까지 그대로 ㄱㄱㅅ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놈이 절 호구로 알고 간택한게 분명합니다....
(이유는 나중에)
데려가다 찍은 사진...
첫날부터 이놈은 개냥이, 무릎냥이, 골골싱어 였습니다.
가다가 신호받아서 설때마다 살펴봤는데
일단 당시 추정으로는 생후2~3개월, 수컷
그리고 목에 선명한 목줄자국...
아마도 유기묘로 추정되었습니다.
일단 집에 데려가자
기존 냥이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죠.
우리애들이 원래 순하고 착해서 괴롭히진 않고 마냥신기해서
케이지 너머로 핥아주고 했습니다. 일단 격리시키려고 천으로 덮어나도 어케든
기어들어가서 핥아주더군요..
일단 허피스 약간 있는거 말곤 이상없어서
풀어줬더니...
이 새퀴 지네 집임....
심지어 리모콘 욕심까지 냅니다.
리모콘 안놓고 버티다가 지쳐서 자는 중....
젤리도 몽실몽실~
갑자기 없어져서 찾아보면 상자에 버로우...
지가 럴컨줄 아나....
이눔시키 이 얄미운 시키!!
이렇게 막 만져도..배 만져도..성격좋게 가만있음...
애교도 막 피움..
'아빠 도르 졸려냥'
지금은 이렇게 거대해졌습니다.
성격은 여전히 개냥이.
자고 있으면 제 머리맡에서 같이 자면서 골골대는 통에
가끔 수면방해될때도 있습니다.
근데 얘를 주워오고 두어달 후에 충격적인 진실!!
도르가 원래 허피스가 좀 있었는데 작년 9월에 제대로 도졌습니다.
오른눈을 못 뜰 정도로요...
의사선생님 왈...
'얘 안줒어 왔으면 겨울 못 넘기고 죽었을 거임. 이놈 영리함. 지 살길 찾아서 사람을 잡았음..ㅋㅋ'
결론적으로
'넌 나의 생명줄~ 날 살려줄 호구... 아니 사람!!'
뭘 그런 눈으로 보냥? 원래 다 이렇게 먹고 사는 거지냥.
네... 전 한마리 호구였습니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이놈이 허피스에다 몇가지 호흡기 질환이 같이 와서
병원비만 30정도.....
그래도 이뻐서 참습니다..ㅋㅋㅋㅋ
쨋든 전 이렇게 고양이에게도 선택받은 몸입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