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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포스가 당신들과 함께 하기를.
게시물ID : movie_513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러브액땜얼리
추천 : 5
조회수 : 72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2/19 01: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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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영화 스타워즈를 보고

한국이 스타워즈 전 세계 최초개봉을 하긴 했으나,
알려지다시피 한국은 그렇게 팬층이 두꺼운 나라는 아니다.
이 영화의 미국 개봉이 한국시각 19일 새벽 2시인데 그것보다 16시간 일찍 봤으니
그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지 미국 스타워즈 팬들(이하 스덕 :스타워즈 덕후)
에겐 좀 미안한 마음도 든다.

1978년인가 79년인가..스타워즈가 한국에서 처음 개봉했던 때가 기억난다.
아버지, 누나와 함께 남포동 제일극장을 들어서던 그해,
좌석제였는지(아마도 아닐 것이지만), 선착순이었는지 몰라도
극장은 붐볐고 제일 뒤쪽 부근에 앉아 앞사람 머리 위로 날아다니던 우주선과 광선검을
넋 놓고 보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에피소드4로 알려진 당시의 스타워즈1은 숨 막히는 볼거리였고,
출생의 비밀이 섞인 대단한 우주 이야기였다.
커오면서 여러 경로와 기회를 통해 에피소드4는 그 이후로도 몇 번 더 봤으나,
그렇게 스덕이라고 할 수 있는 애착도 없었고,
기타 에피소드와의 연결도 딱히 기억나는 게 없다.

다시 말하면, 이 영화를 보러 갈 때 특별한 기대감이나 두근거림은 없었다.
아래 얘기하겠지만, JJ에이브람스 감독의 빅팬이기에 
그의 또 다른 작품을 보러 간다는 기분이었지,
전 세계 스덕들의 감상 수용태도와는 다른 어떤 것이었다. 

오프닝에서 영화의 배경설명 글자들이 우주 너머로 날아갈 때,
약간의 향수와 그 예전의 느낌이 살아났던 것 같다.
그러다가 영화의 중반쯤 한솔로가 등장했다.
그때부터였나. 뭔가 뜨거운 것이 눈에서 흘러내린다.
아...그래..이게 스타워즈지..
37년 전의 그 남자가 우주선, 아니 이 이야기에 올라온 것이다.

그동안 해리슨 포드를 안 봤던 것도 아니다. 
인디아나 존스에도 연대기별로 꾸준히 나왔고, 
다른 영화에서도 간간이 나왔기에 그가 낯설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그가 한솔로의 재킷을 입고 우주선에 올라왔을 때
뭔가 가슴 벅찬 기분을 느꼈다.

스타워즈는 추억과 향수에 대한 이야기다.
그 이야기를 공유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감독이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면,
거기에 기꺼이 넘어가 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화려한 CG를 자랑하는 우주영화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우주에 관한 한 하이퍼 리얼리즘을 추구했던 그래비티라든지 새로운 노선이 
만들어졌고, 사람들이 우주영화에서 기대하는 감성도 달라졌다.
37년 전의 스타워즈는 그런 역할을 담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스타워즈는 그런 화려한 CG노선을 걸을 필요가 없었다.
그걸 기대한 것도 아니었고, 그저 '스타워즈'이기만 하면 됐었던 거다.

위대한 서사에 관한 영화이지, 화려한 CG를 기대했던 건 아니었고,
이 영화는 대체로 그런 방향을 잘 잡았다.
이거 오리지날 스타워즈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곳곳에 옛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설정과 장면들이 많다.
그런 장면들이 잊고 지냈던 이 우주 서사를 다시 떠올리게 했고,
37년 세월을 고스란히 워프하여 등장한 한솔로와 
레이아공주를 지켜보는 마음을 더 애틋하게 만들었다. 

레이아공주(아니 이제 사령관이지만) 입을 통해
그 유명한 대사, 'May the force be with you'가 나올 때도 뭉클했고,
한솔로의 입에서 다시 'I have a bad feeling about this'가 나올 때는 감격스러웠다. 

JJ에이브람스가 만든 것은 오리지날 스타워즈에 대한 거대한 헌정영화였고,
이 시리즈에 대한 애정이 디테일 곳곳에 들어가 있는 듯했다.

감독에 대한 추가적인 이야기는 P.S로 넘기고,
영화에 대한 감상은 여기서 맺는 게 좋겠다.

이번 스타워즈는 시리즈 별개로, 그 자체로 훌륭하냐고 한다면 그렇다고 말하겠다.
이 스타워즈를 좋아할 만한 사람이 누구냐고 한다면, 
이미 오래전 스타워즈를 보고 마음속에 봉인해 뒀던 사람들이라고 하겠다.
포스가 그들과 함께하기를.

P.S : 

JJ 에이브람스 감독의 작품을 최근 1년간 정주행 중인데,
이미 이 감독 스타일의 매력에 깊이 빠져있는 터라
객관적인 평을 할 수 없는 게 아쉽다.

120 여 편의 미드 '로스트', 
역시 100편이 넘는 '프린지', 
또 100편 넘는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등을 
보고 내린 결론은,
쌍제이 감독은 현대의 세헤라자드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이야기하는 공주) 라는 것이다.     
이야기를 풀어갈 줄 알고,
그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며,
매끈한 마감과 좋은 대사를 고를 줄 아는 안목이 있다.
현재, 그의 초기작 미드 '앨리어스' 시즌 1을 달리고 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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