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어제가 첫 방송이였으니, 첫방송만 보고 전체를 결정지을 순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시즌1의 시스템이 더 낫다고 봅니다.
시즌 1때는 전체 출연진들이 동등한 입장이였습니다.
모두 용의자인 동시에 탐정이였죠. 그래서 서로를 의심하고 추리하는데 거리낄것이 없었습니다.
또한 모든 사람이 탐정이기 때문에, 그 사람은 해당 사건에서 주어진 역할에 대한 롤플레잉 뿐만 아니라, 실제 본인으로서의 역할도 하게됩니다.
예를 들어 시즌1의 첫 사건에서, 박지윤은 피해자의 아내로서의 연기도 하지만, 박지윤 자기자신이 되어서 탐정으로서의 역할도 합니다.
출연진들의 대부분이 연기자가 아니기때문에, 맡은 역할을 연기하는것은 어설플 수 밖에 없습니다만,
어차피 주어진 역할을 연기하는것보다도, 자기본연의 모습으로 추리를 하는 것에 더 큰 비중이 있기 때문에
크라임씬이 미숙한 연기자들의 어설픈 추리 드라마가 되지 않고, 추리를 접목한 재밌는 예능이 될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시즌 2에서는 다른 용의자와 구별되는 포지션의 탐정이라는 역할이 존재하기 때문에,
출연진들이 추리보다는 주어진 역할에 대한 연기에 더 집중하게 되버리는것 같습니다.
이번 회차를 보면 시작할때부터 장진이 사건현장을 혼자 둘러보고 자기의 생각대로 추리를 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나왔고,
용의자들의 테이블에 앉혀놓고 탐정으로서 취조를 하는듯한 모습이 그 다음으로 나왔죠.
장진이 사건 현장 사진을 보여주자, 마치 실제 사건현장을 보는 듯이 연기를 하는 용의자들의 모습도 나왔습니다.
이렇게 진행이 계속 된다면, 탐정이 주인공인 추리 드라마를 보는것과 아무런 차이점이 없습니다.
시즌 1처럼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연기를 하는것이 아니라, 마치 실제인것마냥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연기를 했으니까요.
하지만 출연자들은 연기자가 아니니 연기는 미숙할 수 밖에 없고, 실제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세트도 어설플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장면까지 보면서는, 어설픈 추리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추리 드라마 형식으로 진행되는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괜찮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장면부터는 갑자기 다른 출연진들도 사건현장에 들어가서 추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이때까지 장진 탐정이 주인공인 드라마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판이 깨지면서 용의자들이 추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시즌 1때는 어차피 역할에 대한 롤플레잉이 시청포인트가 아니고, 개개인의 추리가 시청포인트였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이상하지 않습니다만,
시즌 2에서는 장진의 탐정 드라마처럼 실컷 진행해놓고,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추리를 하다니 뭔가 집중이 안되는 느낌이였습니다.
결국 시즌 1과 같이 난상 추리 형식으로 진행을 할 것이라면,
왜 특별한 포지션인 탐정을 만들어서 무게감을 탐정쪽으로 실리게 만들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탐정이라는 역할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기가 범인일지도 모르는 용의자들이 하는 난상 추리를 한다는 상황이 비정상적으로 보이게 되며,
탐정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추리를 해야 되는 당위성을 좁히게 되서, 맡은 역할에 대한 연기만 하도록 강요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크라임씬 시즌1을 정말 재밌게 봐서, 시즌1이 끝날때 너무나 아쉬웠기 때문에 시즌2 언제 시작하니를 손꼽아 기다렸었습니다.
시즌2 방영날짜가 결정되고 누가 출연할지 맞춰보라고 홈페이지에 떳을때도, 그런거 진짜 잘 안하는데 투표도 하고 했던 애청자로서
아쉬운 마음에 비판글 한번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