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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 산문 - 그의 비일상, 그녀의 일상
게시물ID : readers_51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젠장할
추천 : 3
조회수 : 30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2/02 23:23:35

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 있었다.

 

-어째서 이런 날에 우산도 쓰지도 않고 서있는거지?

 

아침부터 비와도 같은 질척질척한 눈이 내리는 오늘 분명 사람이 없으리라고 생각한 공원.
그 곳에서 그녀는 우산도 쓰지 않고 벤치에 앉지도 않은 채 서있었다.
아무도 없는 눈 오는 공원에 단지 둘만이 있을 뿐이었다.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는 왠지 그녀가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왜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왜 우산도 없이 왜 서있으신가요?

 

그녀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쪽이 있잖아요.

 

그는 그녀가 그러한 대답을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기에 당황하며 대답했다.

 

-예 제가 있었죠. 하하하
-말을 걸어주시네요?

 

이상한 대답이다. 그는 생각했다.

 

-예?
-보통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기는 좀 그렇지 않나요?
-보통은 그러겠죠."
-저를 아시나요?
-글쎄... 음.... 그냥 어딘지 모르게 신경이 쓰여서.....
-그러시면 보통이 아니시네요.
-그렇게 되겠네요.

 

정말로 이상한 사람이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유쾌한 기분이 들은 그는 좀 더 이야기를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이것도 인연인데...
-자판기에서 커피나 한잔 사주신다고요?
-자판기에서 커.. 예?
-그럼 감사히 먹겠습니다. 저는 밀크 커피로 하죠. 그쪽은 율무차면 되죠?

 

그는 놀랐다. 어째서 자신이 할 말을 그리고 자신의 취향을 그녀가 알고있는지

 

-어째서 제 취향을 알고 계시죠? 보통 모르는 사람의 취향은 잘 모르지 않나요?
-보통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렇겠네요?
-그쪽은 저를 아시나요?
-글쎄요. 후후 저도 보통은 아닌가보죠.
-그런가요? 그쪽이나 저나 보통은 아니군요. 하하하

 

자신마저도 이상한 대화라고 그는 생각했지만 굉장히 유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친근한 그녀와 진심으로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지금부터 아는 사람이 되면 되겠죠. 저는
-이름은 이상훈 나이는 32세 생일은 12월 22일 맞죠?

 

그가 자신에 대해 말하기도 전에 그녀는 그에 대하여 알고 있었다.

 

-어째서 저에 대해서 알고 계시죠?
-글쎄요?

 

그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누구인지
어째서 그렇게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인지

 

-어째서 그렇게 저에 대하여 잘 알고 계신 것이죠?
-궁금하신가요?
-예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그렇다면 비밀이에요
-왜죠?
-어차피 내일이면 다 기억도 못하실테니까요.

 

그녀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그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
-저는 당신을 무척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녀의 대답. 하지만 그는 그녀를 전혀 알지 못한다. 분명히 그는 오늘 그녀를 처음 보았다.

 

-하지만 저는 당신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을 아주 잘 알고 있어요.

 

자신을 놀리는 것만 같은 그녀의 태도에 그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됐습니다. 전 그만 집으로 가겠습니다.

 

화를 내는 그를 보면서 그녀는 약간은 슬픈 어조로 말했다.

 

-만약 내일도 이곳에서 저에게 물어봐주시면 얼마든지 가르쳐드릴게요.
-반드시 기억하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지요.

 

그렇게 말하고는 집으로 가는 그를 보며 그녀는 외쳤다.

 

-제 이름은 김미희에요.

이쁜 이름이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그를 보며 그녀는 울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분명히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모른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그녀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는 그녀를 알지 못한다.

또한 알려준다 해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매일 같은 하루를 살아가기에.
하지만 그녀는 내일이면 잊혀질지라도 그렇게 계속해서 그의 일상에 끼어든다.
그녀는 오늘도 그렇게 그가 매일 가는 공원으로 온다.

단 한순간만이라도 자신을 기억해주기를 원하며.

 

 

 

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 있었다.

아침부터 비와도 같은 질척질척한 눈이 내리는 오늘.
그녀는 우산도 쓰지 않고 벤치에 앉지도 않은채 서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왜 우산도 없이 왜 서있으신가요?

 

그녀는 어딘가 슬픈 듯 웃으면서 대답했다.
알고 있다. 어제와 같은 일이 반복될 것임을.
하지만 울지 않는다.

 

-그쪽이 있잖아요.
-예 제가 있었죠. 하하하
-말을 걸어주시네요?
-예?
-보통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기는 좀 그렇지 않나요?
-보통은 그러겠죠.
-저를 아시나요?

 

그녀는 알고 있다.
늘 같은 반응 , 늘 같은 대답이 나올 것을 그리고 늘 같은 대답을 준비한다.

 

-당연히 아니까 이러겠죠? 김미희씨.
-글쎄요...네?

-어제 일도 잊으셨나요? 이제 저에 대해 그렇게 잘 알고 계셨는지 알려주시죠.

 

그럴 리가 없다. 그녀는 생각했다.
다른 반응 , 다른 대답 그녀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그의 행동.

 

-잠깐만.... 잠깐만요... 제 이름을 기억하시나요?

 

그녀는 믿기지 않았다. 정말로 자신을 잊지 않은 것인가? 어제의 일을 , 그녀의 이름을 , 얼굴을 기억하고 있는 것인가?

 

-어디 아프신 곳이라도 있나요? 제가 병이 있는것도 아니고 벌써 잊어먹었겠습니까? 하하 어 지금 우시나요?

 

그녀는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그녀와의 추억은 모두 묻혀서 그가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이렇게라도 그의 생활에 끼어들 수 있는 것만으로도

몇시간이나마 자신을 기억해주더라도 감사하다고 그렇게 생각했기에

 

-잠시만요... 조금만 조금만 더 울게요... 그리고 반드시 알려드릴게요 반드시....
-어째서 우시는건가요? 제가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아뇨.. 그저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제가 말했지 않습니까? 반드시 기억하고 있겠다고
-....그렇네요

 

 

질척질척한 눈은 어느새 그쳤고 구름사이로 빛이 비쳤다.

 

빛을 받으며 그녀와 그가 서있었다.

 

 

 

 

 

필력도 안좋고 아직 학생이니 그냥 참가에 의의를 두고!

에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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