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865일을 맞이하는 8월 27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7반 김상호 학생의 생일입니다.
김상호 학생입니다.
상호는 조용하고 침착하고 자기 일은 자기가 언제나 알아서 하는 어른스러운 아이였습니다. 상호가 열 살 때까지 어머니가 안 계셨기 때문에 스스로 앞가림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열 살 때 아버지가 재혼을 하시면서 상호는 새엄마와 함께 두 살 터울 여동생과 다섯 살 터울 남동생이 생겼습니다.
상호는 처음에 새엄마를 낯설어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새로 생긴 가족과 차츰 가까워졌고, 한두 달의 짧은 사춘기를 겪은 뒤에는 엄마가 "아빠보다 말이 잘 통한다"고 하실 정도로 돈독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상호는 특히 동생들을 귀여워해서 부모님이 안 계실 때는 알아서 밥도 다 차려 먹이고 살뜰하게 돌봐주었습니다. 상호는 여동생을 "달걀", 남동생을 "감자"라는 별명으로 불렀고, 동생들은 상호가 빼빼 말랐다고 해서 "오이"라는 별명으로 불렀습니다.
이제는 다시 가볼 수 없게 된 단원고 2학년 7반 기억교실 칠판 아래쪽에는 "상호 오빠 안녕"이라는 문구와 함께 하트가 그려져 있습니다.
상호를 잃고 나서 아버지는 가족대책위에서 진실규명을 위해 활동하고 계십니다. 여동생은 상호가 다녔던 단원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어머니는 교복을 보면 상호가 생각나서 너무 가슴이 아파 반대하셨지만 여동생이 오빠를 위해 끝내 고집을 부렸다고 합니다. 상호 여동생은 지금 그 때 상호처럼 단원고 2학년이 돼 있을 겁니다. 상호 남동생은 형이 보고 싶어서 형 방에서 잔다고 합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은 언제나 정상 운영하며 무료입니다. #1111로 문자 보내 상호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조용하고 꼼꼼하고 속 깊은 맏이였던 상호, 두 동생과 부모님이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상호를 잊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