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베오베 '오늘 지나가다가 들은 대화가 유머'를 보고
게시물ID : bestofbest_514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방자전
추천 : 253
조회수 : 26661회
댓글수 : 26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1/06/10 10:19:54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6/09 23:18:25
원문 내용 -

지나가다 들은 내용

A : 요즘 반값 등록금 얘기 하는거 어떻게 생각하냐?

B : 아무 생각 없는데...

A : 우린 돈 다 내고 다녔는데 ㅅㅂ

B : 머야 ㅅㅂ 그러네. 저것들도 다 내고 다녀야지 그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다가 졸도함. 너네 나중에 자식들 대학갈 때 생각은 안 하니?


------ 이하 안 유머 ------------------------------------------

얘기하시는 분들 연령대가 겉으로 보기에 30대 초반인 것 같았음.

대화하는 내용을 보아하니 대학 나온 사람들인 것 같았음. 


---------이상 원문 내용---------------------------------------

방금 무심코 클릭한 글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대화 내용, 시간, 연령대로 보아 글 속의 A는 다름 아닌 어제의 나다.
회사 동료와 점심시간의 대화였다.
글쓴이가 정말 나를 보고 쓴 글인가,
아니면 나와 비슷한 사람인데 우연의 일치인가 약간 혼란스럽지만
대화의 정황상 어제의 내 모습을 녹화해둔 것처럼 생생하다.

한동안 섬뜩함, 창피함, 억울함 등 복잡한 감정들에 멍하니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나도 많이 변했다는 것을 자각했다.
대학 4학년, 그러니까 소고기파동으로 온나라가 시끄러웠던 2008년
전경들에 둘러싸여 광화문에서 신촌로터리까지 행진했던 때가 불과 몇년 전인데
지금 광화문에 나와있는 대학생들을 보면 아무런 감흥이 없다.

부조리한 현실에 맞서야 한다는 사명감에 차있던 대학생이
어느새 기성세대가, 기득권자가 되어 어제의 나를 무감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대학생인 내가 한겨레만을 찾은것은 보고싶은 것만 보았던 까닭이고,
오늘의 내가 조중동만을 보는 것은 믿고싶은 것만 믿는 까닭이다.

원문을 올려주신 분께
오늘으 내 모습을 돌아보게해줘서,
그리고 신기한 경험을 해주게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싶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