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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페미니스트고, 장동민 '쉴더'입니다.
게시물ID : muhan_514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첼
추천 : 32/15
조회수 : 1422회
댓글수 : 30개
등록시간 : 2015/04/17 22:02:33
아마 15일경부터 무도게에 계속 계셨던 분들이라면 제 닉네임이 익숙하시겠지요.
저는 요 며칠 간 무도게에 상주하던 사람입니다. 어떤 분들의 잣대로라면 '쉴더'이자 '여혐'이죠.
그리고 저는 20대 여성이자, 페미니스트입니다. 적어도 저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 일이 끝났다고 생각한 제가, 몹시 지쳤음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 글을 적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지금 무도게를 포함한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페미니즘이 언급되는 사례를 보았는데, 여러모로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서 '부디 페미니즘과 20대 여성 전체에 대해 오해하지는 말아주세요' 그런 부탁을 드리기 위해서 이 글을 쓰는 겁니다.

제 글과 댓글을 쭉 지켜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몇 번 정도 반복해서 들은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왜 온갖 욕을 먹고, 시간을 투자해 가며 무도게에 남아있었는지 그 이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페미니스트입니다. 그리고 옹꾸라 해당 회차를 듣고 몹시 분노했습니다.
왜냐, 어찌 됐든 그들은 제가 참 싫어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고 제가 참 혐오하는 표현을 사용했거든요.
하지만 저는 평소 '어떤 사람이 자신이 하지 않은 행동으로 부당하게 비난받는 것'을 매우 싫어합니다.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분노에도 불구하고, 제 평소 가치관에도 불구하고 '쉴드'와 '여혐'같은 (제 입장에선 심각한) 모욕을 감내하며 '쉴드'를 쳤습니다.
사실 전 무한도전이니 장동민이니 별로 상관 없어요. 제 행동의 계기는 그 둘이 아니에요.
무한도전, 제가 걱정해 봤자 무엇 하겠나요. 장동민? 솔직히 전 그 사람 방송에서 보기 싫네요.
근데 어쨌든 잘못 돌아가고 있는 일은 분명 존재했고, 그걸 바로잡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행동을 하겠다고 생각한 거예요.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가해자'가 잠정적으로는 어떠한 카페를 이용하는 '20대 여성'으로 특정지어진 것을요.
그리고 그들의 대부분이 '여성인권'과 '페미니즘'을 외치며 그런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는 사실도요.
하지만 솔직히, 매우 감정적으로 적어 보자면, 저는 그 사람들이 트롤짓을 했다고 생각해요.
지금 상황을 봐요. 다시 한 번 20대 여성과 페미니즘은 조롱의 대상이 되려 하고 있잖아요.
전 이 상황이 상당히 짜증납니다. 지금 고소당하려 하는 악플러들이 진정 페미니즘을 위해 팔 걷어붙이고 장동민을 욕한 거든 말든,
논의를 충분히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사상적 토양과 정황흐름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몇몇 사람들의 극단적인 행동 때문에 페미니스트는 또 앞뒤 가릴 거 없이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인 존재가 되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한 '여성'들도 제 주위에 많습니다. 모든 '20대 여자'와 '페미니스트'들이 과격한 '장동민 까'였던 건 아니에요.
실제로 여혐이라는 욕을 감내하며 끝까지 논의에 참여해주신 여성분들이 오유에도 꽤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 사태에 페미니즘이 등장하는 것은 결코 오버액션이 아닙니다.
최초에 왜곡당한 내용들을 쏙 빼놓고라도 옹꾸라 해당 회차를 듣고 기분 나빠하는 여성은 당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어요.
해당 회차의 내용에는 분명한 성차별적 뉘앙스가 존재했고, 여자가 들었을 때 모욕감을 느낄 표현이 존재했던 것 역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슈의 아주 극초반에 '그까짓게 별 대수냐', '남자들은 전부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진짜배기 쉴더'들도 분명 존재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분명 페미니즘적 논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니 부디 우리의 기분나쁨을 조롱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정보가 뇌에 더 오래, 강하게 남는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지금 '20대 여성'이나 '페미니스트'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이 남으신 분들이라면 한 번만 생각을 전환하시길 부탁드려요.
또한번 일반화의 오류를 통해 페미니즘이라는 중요한 가치가 매도당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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