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 대운하를 추진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내년 4월에 경부운하를 착공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워 놓은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특히 내년 4월 착공에 맞추기 위해서는 ‘한반도 대운하 특별법’ 등의 제정을 통해 사업 추진 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임을 분명히 해 파장이 예상된다.
<한겨레>가 이날 입수한 국토해양부 건설수자원정책실의 한반도 대운하 관련 보고서를 보면, “사업 타당성 조사, 환경영향 평가 협의 등 통상의 절차에 따라 추진할 경우 사업 착수까지 3~4년 소요될 우려”가 있다며 “관련 법령 제·개정을 통한 절차 간소화 및 절차의 병행 시행, 사전 준비 등을 통해 09년 4월에 (대운하 사업을) 추진”할 방침을 세워 놓은 것으로 돼 있다.
보고서는 또 “경부운하는 4~5월에 민간 사업자한테서 제안서를 받아 8월 중에 관련 법령을 제·개정하고 단계적으로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라며 구체적인 추진 일정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또 “민간 사업자의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수익 보장을 위해 정부의 지원 여부와 규모를 조속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원 방안으로는 물류기지·관광단지 개발, 도시개발 등 부대사업을 제시했다.
특히 절차 간소화를 위해 환경영향 평가의 기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 사업 구간도 나눠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해 정부가 경부운하를 조기에 착공하는 데 사실상 편법을 동원하려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여기에 경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쪽의 주장을 반박하려면 국토해양부·환경부 등 관계부처가 사전 협의를 통해 쟁점 사항을 정리할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또 사업 추진을 전담할 별도 기구(예:건설청)의 설치가 필요하며, 사업 예정지역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대운하 통과 지역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국세청·지자체 등 관계기관 합동단속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진봉 국토부 건설수자원정책실장은 “민간에서 제안서가 들어오면 그것을 검토하고자 내부적으로 평가 방법, 추진 일정 등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는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경부운하(540~558㎞)와 영산강을 이용해 광주~목포를 잇는 호남운하(84㎞), 금강을 통해 대전과 군산을 잇는 충청운하(140㎞)로, 정부는 호남·충청운하는 2011년, 경부운하는 2012년 완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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