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일인데 그 당시는 뭔가 무서워서 글을 올리지 못했어요.

졸업을 하고보니 친구들이 뿔뿔이 흩어져서 동네친구가 없는 바람에 주말에는 멀리 놀러가도 주중에 만나는 친구가 없기에 심심하고 그래서

마침 오유에 정모게시판이 있기에 우리 동네 친구는 없을까해서 같은 동네 사시는 분 있나 해서 글을 올렸습니다.

메일로 한분에게 근처에 산다고 친하게 지내자고 연락이 왔더라구요~댓글도 달리고 신기해서 카톡친구하면서 얘기도 많이 하고 좀 친해졌습니다.

근데 제가 약간 겁이 많아서 일도 그냥 사무직이라고만 하고 카톡도 그분 아이디로만 카톡친구를 했는데, 어느날 무슨 얘기를 하다가 딱 제 회사이름을 대면서 거기다니지? 이러길래 깜짝 놀라서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까 그냥 그 근처에 사무직 일할만한데가 거기밖에 없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동네가 후져서 아 그런가보다 했는데 나중에 실수로 잘못눌러서 구글링이 됐다더라고요. 아, 그런가보다 했는데...

실수로 잘못눌러서 구글링이 가능한가요??

원래는 만나서 식사나 하자고 그래서 처음에는 남자분 혼자 만나는 게 좀 그렇지만 어차피 낮에 만날 거고 동네 아는 오빠 있음 좋을 것 같았는데...

저 일 있고 나니까 좀 무서워서 만나기로 한 전날 카톡 안하고 읽지도 않고 있었는데,,,

다음 날 그래도 약속하고 안나갔으니 미안하다고 만나는 건 좀 아직 좀 그런 것 같다고 할라고 카톡 들어가니 그분 카톡 탈퇴...

혹시나해서 그 정모글 들어가보니 댓글 전부 삭제...

그분이 그냥 제가 연락을 안 받아서 기분이 나쁘셨을 수도 있지만 그랬다면 과연 카톡탈퇴하고 글까지 지웠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까

만약 내가 나갔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에 무섭더라고요.

아무래도 단체 정모나가거나 하지 않는 이상 인터넷 상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건 아무래도 위험한 것 같아요.

순진하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나이에 이러고 앉아있었다는 게 참 한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