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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쯤 전 한 지방교육청 영재교육원 선생님의 명언
게시물ID : science_515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니사이클
추천 : 3
조회수 : 275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6/23 0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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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직접적으로 과학 관련된 내용은 아니지만, 수학과학 영재교육원과 관련된 일화고 관련 경험자가 많을 것 같은 과게에 글 씁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나 중학교 1학년 때였나, 그 2년 동안 한 지방의 교육청 설립 영재교육원에서 과학 분야 영재교육을 받았을 때의 일화입니다.
 
 
뭘 배웠었는지, 가르치는 선생님은 누구였는지, 특히 지금 제가 기록하려는 그 명언을 남기셨던 선생님 성함도 기억이 안나네요.
물론 옛날에 공부했던 자료집 찾아보면 다시 새록새록 기억이 날 거예요.
방금 딴지일보에서 "[국제]천재 소녀 김모양 스캔들 뒷얘기"(http://www.ddanzi.com/ddanziNews/15468635) 라는 기사를 읽다가 갑자기 떠올라서 급하게 오유에 씁니다!
 
 
일단 배경 설명! (길어요..)
 
 
초등부 중등부 이렇게 나눠져 있었어요.
 
영재교육 대상자가 되면 한 학년에 소규모로 반이 짜이고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우수한 선생님 4분이 일년 동안 번갈아가며 가르치셨어요.
 
다른 영재교육원이랑 비교해서 평가해보자면,
과고부설 영재교육원에서 과학고 선생님이 가르칠 때는 영재성을 지도해준다기보다는 선행 과정을 무미건조하게 체험한다는 느낌이어서 학생 하나하나와의 정서적 교육은 거의 안 이루어졌던 것 같아요.
 
반면 교육청 영재교육원 선생님들은 원레 그 때의 우리 또레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라 학생 하나하나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그런 선생님들이 매주 학생들 소감문 같은 것도 꼼꼼히 챙겨 읽으시면서 과학자로써의 혼을 길러준다는 느낌이어서 교육의 질이 대단히 높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교육 과정이 지금 돌아보면 애들 장난 같은 게 많아요.
 
날 계란을 2층에서 1층으로 안전하게 떨어뜨릴 수 있는 구조물 제작하기! 라던가...
날 계란과 삶은 계란을 회전시켰을 때의 움직임 차이를 분석하기!
 
뭐 생각나는게 계란 밖에 없네요ㅋㅋㅋ
 
쥐라기 테마 파크 건설하기 이런 것도 했는데 과학적 사고력보다는 무조건 창의성만 강조하는 프로젝트여서 오히려 덜 재미있었던 수업이었어요.
 
 
뭐 대충 그런 교육시설에서 2년간 공부했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토, 일요일, 일주일에 두 번씩 가서 수업 듣고.
 
 
네 분 선생님 중 물리학 담당이었나 지구과학 담당이었나 지금 오래되서 했갈리는데, 처음 들어오시자마자 무섭고 험악한 인상에, 당시로썬 충격적이었던 명언을 남겼던 선생님이 한 분 계시네요.
 
 
"너희는 '영재'가 아니다.
착각하지 마라.
너희들은 '영재교육 대상자'일 뿐이다.
남들이 띄워준다고 해서 자만하지도 말고, 우월감을 가질 필요도 없고, 어디가서 자기가 영재라고 떠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실제로 너희는 다른 학생들보다 공부를 더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창의력이 뛰어나다던가, 머리가 잘 돌아간다던가 해서 선발 시험에 통과했을 뿐이고, '영재교육 대상자'가 되었을 뿐이다.
영재교육 대상자라고 해서 좋은 고등학교나 대학을 간다는 보장도 없고, 과학자가 될 거라는 보장도 없다.
그건 너희들이 노력하기에 달렸다.
어쨌든 우리들은 영재교육을 할 것이다.
사회가 과학자들을 필요로 하기에 조기에 영재를 발굴해서 교육을 하는 것이고, 이 교육은 너희 부모님들이 피땀흘려 벌어내는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기억해라.
그건, 학교의 너희 동급생들은 받지 못하는 이 교육을 대신 너희가 열심히 받고, 공부해서 나중에 너희들의 지혜로 이 사회에 빚을 갚아야 한다는 뜻이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나서 대충 핵심적인 주제만 요약했어요. 제가 지어낸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ㅎㅎ
 
2008년 쯤인가 봅니다. 그 때 한참 자만심, 우월감이 쩔던 시기에 저런 날카로운 지적에 충격을 많이 받았죠. 하지만 구구절절 맞는 말이어서 반박할 수도 없었네요. 어떤 선생님이 저런 말씀을 하셨는지도 지금 기억이 안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멍청하게 굴수록 제 주변에 좋은 선생님들이 많아서 제 역시 저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었어요.
 
영재나 천재를 무조건 선망하고 띄워주고 좋은 학벌만을 열망하는 것이 아닌, '사람'을 길러내고 그러면서도 재능을 가진 인재를 발굴해서 적절한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그런 대만민국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딴지일보 기사가 이런 식으로 글을 마무리 지었는데 그거 읽다가 예전 선생님 말씀이 갑자기 떠올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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