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까지 게임방에서 친구와 게임을 하다가
오늘 오후 1시쯤 일어나 밥을 먹고
3시쯤 부터 다시 낮잠. 백수니까.
5시쯤 아빠가 출근하면서 내방에 들러 나를 불렀다.
비몽사몽인 가운데 아빠는 나에게 말했다.
"크리스마스인데 약속없냐?"
"없어..."
"으이구 불쌍한놈..."
잠이 깼다.
나보다. 오늘 출근하는 아빠가 더 안타까웠다.
미안했다. 이런 못난 아들이라.
아빠는 불안해한다.
자신의 현실이 아들의 현실이 될 것같다고 말한다.
나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걱정 말라고 했는데.
현실은 그렇게 되고 있다.
20살 이후에 무슨 날이라거나 명절 때는 항상 일하고 있었다.
군대에서는 눈을 쓸고 있었고.
올해 처음으로 20대의 크리스마스를 여유있게. 물론 당연히 솔로로 보내고 있다.
여유로운데.
아빠가 출근한 밤 아파트 주차장에 나와
주황색 가로등 불빛아래서 소복소복내리는 눈을 맞으면서
태우는 담배가 너무 힘들다.
그렇게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다. 감성적이게 된 것 같다.
언젠가 차가운 이 겨울 밤. 가로등 불빛아래 눈을 맞으면서
담배를 피우던 이 밤이 좋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
겨우 2주 백수인데. 왜이리 불안하지.
전국 일주는 이런 마음을 가지려고 다녀온게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