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2학년 9반 조은정 생일입니다.
게시물ID : sewol_516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8
조회수 : 56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9/14 11:29:11
세월호 참사 883일을 맞이하는 9월 14일, 추석연휴 첫날인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9반 조은정 학생의 생일입니다.

조은정.jpg

조은정 학생입니다.

은정이는 나이보다 어른스럽고 성숙한 아이였습니다.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식당이 어려워져 문을 닫게 되자 가족들께는 말하지 않고 학교에서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려 장학금을 신청했습니다. 스마트폰 대신에 구식 PMP를 얻어다가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애써서 은정이는 전교에서 항상 10등 안에 드는 좋은 성적을 유지했습니다. 은정이의 꿈은 약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은정이네는 신앙이 독실한 가족입니다. 그래서 은정이도 교회 고등부에서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찬양팀에서 봉사하고 토요일마다 제자훈련을 받았고 친구들에게도 열심히 전도를 했고 학원을 다니지 않고 교회에서 운영하는 공부방에서 공부했습니다. 

이렇게 어른스러운 은정이였지만 수학여행을 떠나게 되었을 때는 다른 아이들처럼 기뻐서 몹시 들떴습니다. 떠나기 전날에 은정이는 수학여행 가서 친구들이랑 같이 먹으려고 커다란 상자에 과자를 하나가득 챙겼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은정이가 수학여행 가던 날에 새벽 출근이라 이른 아침에 아직 잠들어 있는 은정이 얼굴만 보고 이마에 뽀뽀해주고 나오셨습니다. 그것이 아버지가 은정이를 본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은정이는 4월 22일에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은정이가 생활했던 단원고 기억교실, 지금은 사라져버린 2학년 9반 교실 전경입니다.
9반3분단.JPG

칠판과 문 사이 조그만 하얀칠판에 "은정아 사랑해 미안해 진짜 너무 미안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은정이 학교 친구 중에서 교회도 같이 다니던 친구가 있는데, 은정이는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 친구는 살아 돌아왔다고 합니다.
살아 돌아온 건 미안할 일이 아닌데... 친구는 은정이 어머님께도 혼자만 살아와서 죄송하다며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어머님은 "너라도 살아 돌아와 다행이다" 하시며 은정이 친구를 껴안고 함께 우셨습니다.

9반작은칠판.jpg



오늘부터 추석연휴 내내 매일 오후 4시 16분에 광화문 광장 세월호 농성장에서는 다양한 추석맞이 행사가 진행됩니다. 오늘은 추모콘서트가 예정되어 있으며 추석 당일인 내일은 합동 차례를 지냅니다. 여유 되시는 분들은 함께 참석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직접 참여하실 수 없는 분들은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로 문자 보내 은정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약사를 꿈꾸었던 은정이, 어른스럽고 생각이 깊었지만 수학여행만은 들뜬 마음으로 기대했던 열 일곱살 은정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

출처 국민일보 인터뷰: 조은정 아버님
http://m.missionlife.co.kr/view.asp?arcid=0008276571&code=23111111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