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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님 오늘자 페이스북
게시물ID : humorbest_5164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닐껄요
추천 : 286
조회수 : 14656회
댓글수 : 1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8/22 11:17:52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8/22 10:28:00

* 모바일 유저를 위한 텍스트도 하단에 있습니다 *



-- 모바일을 위한 텍스트 --

며칠전 집중호우로 강남사거리가 침수되어 사람과 자동차가 통행하기에 불편한 상황이 초래되었습니다. 많은 언론이 일제히 "서울시 지난 1년간 뭐했나?"라는 기사와 사설을 실어 저와 서울시를 비난했습니다. 강남사거리를 이용하는 시민들과 차량이 많은데 이런 침수와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해 할 말이 없습니다. 서울시장으로서 머리를 조아리고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저나 서울시 공무원에게도 조금의 억울함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겨우 취임한지 10개월여 지난 저에게 엄청난 예산과 많은 취약요소와 지역을 가진 서울시의 모든 재해를 완전히 해결해 놓으라는 요구는 아무래도 무리한 것이고 더구나 새누리당까지 나서서 저를 비난하는 것은 정치적인 억지라고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서나마 제가 지난 10개월간 뭐했는지 하소연을 해볼까 합니다.

사실 이 짧은 기간에 밤낮없이 저는 안전서울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가장 현안인 우면산 산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현장에도 수차례 가보고 진상조사도 철저히 재조사하도록 조치했고, 수십번의 전문가회의를 거쳐 나름대로 공사를 했을 뿐만아니라 산지방재과를 별도로 만들어 산으로 뺑 둘러쌓인 서울의 산지를 전수조사해서 대책을 강구하도록 했습니다. 특히 범람과 침수로 말미암아 수많은 가옥이 침수된 신월동과 도림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를 해서 신월동에는 대심도를 뚫어 한강으로 바로 물을 빼기로 결정했고 도림천 상류인 서울대 부근에는 여러개의 저류조를 만들기로 해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광화문의 경우에는 C자관을 바로잡고, 이런 저런 저류조를 만드는 방법으로 시간당 70미리 정도의 호우에는 대비토록 조치했스비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갈렸고, 주민들의 갑론을박과 반대도 많아 이것들을 조정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심지어 일본과 홍콩까지 다녀오면서 그 나라와 도시의 산사태방지. 수해방지대책을 참고했습니다. 제 책장에는 산사태와 침수지역 해

결을 위한 논의의 자료들을 모아놓은 스크랩이 수천페이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서울시 직원들이 34개 수해침수 취약지구라고 정해놓은 곳이 있습니다. 매년 침수피해를 입은 곳이지요. 이것에 대한 대비를 다하려면 수십조가 넘는 돈이 들어가야 합니다. 서울시 한해 예산이 20조원 가량이 되고 채무가 20조입니다. 이런 재무상황을 물려받은 저로서는 그래도 시민안전, 도시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임시장들이 평균 매년 3,046억원을 쓴 것에 비해 거의 두배가 되는 5,815억원을 금년에 산사태방지와 침수재해방지비로 투자한 것입니다. 제가 이러고도 침수해 대책을 게을리한 것입니까?

우면산 산사태 복구사업을 우기전에 완료하고 흐트러진 호우대비체계를 지역실정에 맞게 재정비하였으며, 강남역 일대는 집중호우시 인근 고지대 빗물이 집중되는 저지대로, 복개된 반포천의 통수능이 부족(홍수량 283㎥/s, 통수가능량 210㎥/s)하여 상습적으로 침수가 일어나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지역으로서 이처럼 복잡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강남역 일대 침수문제를 해소하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금년 폭우에 대비하여 우선적으로 강남역 주변 병목구간 하수관거 4개소(262m)를 확장․신설하고 저지대 빗물받이 22개소를 확충하였습니다. 또한, 진행중인 설계를 마무리하여 용허리공원 저류조를 신설(9월)하고 서초빗물펌프장을 증설(12월)하는 사업을 금년 내 시행할 계획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간 노력한 결과로, 지난 8월 15일 폭우(60.5㎜/hr)시에도 배수지체로 일시적 교통 장애가 발생하였으나 작년과 같은 대규모 침수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 않습니까? 작년 폭우이후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였으나, 공사비가 높고 시설물 유지관리에 어려움이 크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습니다. 이에 다양한 시민의견을 반영하여 보다 효율적인 대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전문가, 시민단체와 함께 진행중에 있으며, 고지대 빗물을 통수능이 확보되어 있는 반포천 중간지점까지 직접 배출할 수 있는 하수관거를 신설하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대심도 시설은 공사기간만도 3~4년이 소요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당장 강남역 일대 침수문제를 해소하지 못합니다. 한정된 재원을 가지고 서울 곳곳에 대한 침수해소사업을 한번에 해나가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우선 반복적으로 침수가 발생해 서민 주거공간이 대규모로 피해를 입는 지역에 대한 침수해소 사업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전체적인 과정이나 노력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언론의 태도에 저는 실망이 큽니다. 저는 괜챦지만 밤낮없이 잠못자고 일하는 서울시 공무원들이 이런 보도에 얼마나 좌절하는지 제가 괜히 안스럽습니다. 서울시민들의 안전과 편의가 가장 중요하고 무조건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지만 때로는 격려와 이해가 이들을 더 열심히 하게 만들기도 합니다.저는 시민안전을 확보하는 것을 최고의 정책 목표로 삼아 시정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전임시장이 빗물이 침투되지 않는 화강석 보도를 만드는 디자인사업에 열중했던 것 대신 저는 레인가든을 만들고 저류시설을 만들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간 외형에 치우친 시정을 내실있게 다지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제가 홍콩에 가보니까 그 고위공무원들이 기대관리 Expectation Management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어차피 공공기관이 전지전능한 것도 아니고 이런 산재방지에는 시간이 걸리니까 시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지나치게 완벽을 기대하지 않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서울시민여러분,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처럼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저희들이 모두 하겠습니다. 저희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많은 비판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더구나 아직은 금년에만 해도 어떤 태풍, 어떤 호우가 올지 알 수 없습니다. 아직은 방심하거나 위안할 상황이 아닙니다. 더구나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때문에 호우의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결과는 반드시 완벽할 수 없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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