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달착륙 조작설은 정말 오래된 떡밥이지요... 왜 이런 음모론이 아직도 주기적으로 기승을 부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몇가지 음모론 증거들을 반박해보죠.
1. 밴 앨런대를 통과할 수 없다.
밴 앨런대는 미국의 과학자 밴 앨런 박사가 1952년에 예측했던 지구 자기장으로 인해 지구를 둘러싼 양파껍질 같은 방사능대입니다.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익스플로러1호가 발견했죠. 밴 앨런대는 크게 2개의 권역으로 나뉩니다. 낮은 권역이 2,000km 고도부터
펼쳐져 있죠. (그래서 흔히 지구저궤도, Low Earth Orbit을 1,000~2,000km 고도까지로 분류함)
인류의 유인우주비행은 아이러니하게도 아폴로 8, 10, 11, 12, 13, 14, 15, 16, 17호 (총 9대)가 지구저궤도를 벗어나서 심우주까지
다녀왔습니다. 수백대 이상의 우주선과 천명이 넘는 우주비행사 중에서 고작 9대 (27명)만 2,000km 고도 이상을 다녀왔다는 뜻이죠.
나머지 유인우주비행은 전부 2,000km 이하의 고도에서만 이뤄졌습니다. (특히 1,000km 고도 이하가 대부분)
그리고 장기간 우주체류는 우주정거장(샬류트 시리즈, 스카이랩, 미르 우주정거장, 국제우주정거장)을 통해 이뤄졌는데 얘네들은
고작 300~500km 고도에서만 돌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류가 우주에 머문 총시간중에서 99% 이상은 고도 500km 이하입니다.
더 높은 고도에 우주정거장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는, 높이 올리려면 비용이 들고 2,000km까지 가면 밴 앨런대 때문에 방사능 피폭
이 늘어나기 때문이죠. 극지방을 오가는 항공기 승무원들이 자연상태에서도 방사능 피폭량이 일반인에 비해 더 많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있습니다. 우주비행사들은 규정에 따라 우주방사능 피폭량을 체크하여 안전한계치에 도달하면 더 이상 우주비행을 못하죠.
1,000km 이하의 지구저궤도에서는 지구자기장 덕분에 지상보다는 피폭량이 더 많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우주방사능이 보호됩니다.
아폴로 계획 당시에도 밴 앨런대, 그리고 지구자기장의 보호를 받는 구역을 넘어서서 심우주에 나가야 하므로 우려가 있었지만...
미-소 달정복 경쟁의 와중에 이러한 문제는 다소 등한시 되었습니다. 사실 아폴로 계획 자체가 지구를 떠나는 순간부터 어떠한
구조수단도 없는 미친짓(?)이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달궤도까지 도착한 9대의 우주선과, 달에 착륙한 6대의 착륙선은 성공했죠.
(아폴로 13호는 착륙은 못했지만 아폴로 8호처럼 달을 돌고 지구로 돌아온 절반의 성공)
아폴로 우주선들은 일단 지표면에서 150~190km 고도까지만 올라가서 위성궤도를 한두바퀴 돌고서 바로 다시 가속하여 달까지
호만전이궤도로 가게 됩니다. 이때 2,000~60,000km 고도까지 펼쳐져 있는데 아폴로 우주선의 속력으로 이것을 통과하는데는
초속 11km/sec로 날아가니까 직선주파시 대략 90분, 호만궤도로 포물선 주파시 2~3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밴앨런대라고
방사능 분포가 일정하진 않아서 좀더 고밀도 방사능 지역을 고작 수십분이면 통과하게 되죠.
이보다는 만약 달까지 왕복하는 6~8일간에 지구자기장 보호막을 벗어난 상태로 여행중, 강력한 태양풍이 발생하면 더 곤란하죠.
밴 앨런대 통과시 피폭량 + 미지의 우주방사능 피폭량 등등 감안하면 실제로 위험할 수 있었는데 그냥 갔습니다. 다녀오고 측정하니
뭐 그럭저럭 버틸만 하다는 관측이 된거죠.
그러나 최근 NASA의 새로운 심우주 우주선 '오리온'은 지구자기장을 벗어나서 최대 21일간 우주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죠.
아폴로 우주선보다 더 크고 튼튼하며, 우주방사능에 좀 더 버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사실 아폴로처럼 일주일 가량의 단기우주
체류보다 3주일에 가까운 시간을 버텨야 하기에 오리온 우주선에서는 심우주방사능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일주일은 어찌어찌 버텨도, 3주일은 피폭량 빈도가 3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만약 화성까지 유인우주선을 보낸다면 무려 250일
이상을 심우주에 노출됩니다. 이 경우 화성탐사선들이 중간에 보내온 데이터로는 화성까지 편도비행 도중에 우주비행사가 노출되는
방사능 피폭량이 현재 NASA의 안전규정에 따른 피폭량 한계치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밴 앨런대에서 오래 머물지 않는다면,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없는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밴 앨런대의 고도대역에서
우주정거장을 장기간 띄운다면 문제가 되겠죠. 그리고 밴 앨런대(지구 자기장)을 벗어나면 태양폭풍 등의 잠재적인 위협에도
대응해야 해서 좀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2. 현재도 달에 못가는데, 어떻게 60년대 기술로 달까지 사람을 보냈나?
일단 아래 링크의 자료를 처음부터 잘 읽어보십시오. 너무나 많은 관련 기술자료가 넘치고 있으며... 실제로 저런 로켓기술력이면
달까지 45톤 무게의 아폴로 우주선-착륙선을 보낼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비싸서 실용성(달에서 뭘 얻을지...) 생각하면 좀 그렇죠.
1960년대에 왜 미-소는 달착륙경쟁을 했는지 역사적 상황도 인식하면 "아~ 저래서 인류 단일사업으론 최대 비용의 아폴로 계획을
미국이 감행했구나~" 이해되실겁니다. 지금은 더 싸게 갈 수도 있지만, 안하죠...
그리고 더 웃긴건... 미-소의 로켓기술은 아폴로 계획 당시를 정점으로 화학연료로켓의 한계로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겁니다.
하지만 최근에 중국 등이 새롭게 가세하면서 우주경쟁이 다시 점화되는 조짐이고... 2018년에 오리온 우주선의 무인 달궤도 주회
테스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2021년에는 달 궤도에 붙잡아놓은 소행성까지 오리온 유인비행이 계획되어 있고요...
인류가 달표면에 착륙하여 얻어온 월석은 고작 380kg 입니다. 그 월석은 미국의 국력을 과시한답시고 무분별하게 여러 국가에 뿌려
졌는데 현재 상당수가 실종상태죠. (미국이 잃어버린것도 물론 있지만, 해외정부들이 관리소홀 - 또는 불법밀거래 의혹도...)
아무튼 아폴로 계획 이외에 무인탐사선(달착륙선, 달로버 등)은 꽤 있었습니다. 그러나 달까지 사람을 보내려면 적어도 수십톤의
우주선을 달궤도로 보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로켓이 현재까지 새턴-V 이외에는 인류에게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새턴-V 로켓은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내는데 필요한 로켓들보다 3~10배나 더 크고, 가격도 수십배 비싸며~
오로지 달까지 유인우주선을 보내기 위해 특화된 녀석이라... 현재는 상업적으로 전혀 쓸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곧 새턴-V에 필적하는 새로운 초대형로켓들이 속속 선보일 예정이며... 이 녀석들은 새턴-V와 달리 다목적 사용도 가능해서
우주정거장 건설이나, 화성까지의 유인우주비행, 또는 달기지 건설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새턴-V 이후 무려 40여년간 인류에게
달까지 사람을 보낼 수 있는 로켓이 없었다는게 가장 큰 이유죠... 그래서 달착륙 음모론이 나온거 같습니다.
새턴-V가 얼마나 대단한 로켓인지는... 수많은 관련 자료와, 공개된 발사, 그리고 결과물들이 말해줍니다. 기술적 관점에서 새턴-V
정도의 로켓이 있으면 달까지 사람을 왕복시키고도 남습니다.
물론 달까지 아폴로가 왕복하고 착륙하는것은 확률적으로도 꽤 위험한 일이었는데 아폴로 13호의 부분실패를 제외하곤 한명의
희생자도 없었다는건 정말 기적과 같은 일이죠. 그러나 미국은 당시 아폴로 발사를 모두 생중계로 방송했었기에, 일부 실패를
언론에서 감췄다는 음모론이 있을 수는 있지만 역시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달까지 가는건 생각보다 쉬운 일입니다. 여러 나라가 달보다 훨씬 명중(?)시키기 어려운 금성, 화성에도 탐사선을 잔뜩 보내고
있는데요.... 일단 지구저궤도에 우주선을 띄우는게 힘들어서 그렇지, 달까지 갈 충분한 연료만 있으면 생각보단 쉽습니다.
문제는 달까지 보낼 연료를 동시에 우주로 띄울 수 있었던 로켓이 새턴-V 뿐이라는거죠...
예상외로, 우주로켓의 스팩만 알 수 있으면 그 로켓으로 어디까지 어떤 우주선을 보낼 수 있는지 금방 계산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