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여긴 병무청인데요."
그 순간 나는 긴장을 하고 말았다.
"무슨일인데요?"
"집에 안계셨는지 통지서가 반송되서요. 받으실 주소좀 다시 불러달라고 전화 드렸습니다. 2012년 9월 어찌구 저찌구 저쩌고 어쩌고"
2012년 9월이 나온 후 부터 그녀의 말은 한 마디도 들리지 않았다. 내가 맞는 주소를 불렀는지조차 기억이 나질 않았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달력을 넘겨보았다.
9월엔 중요한 날이 여럿 있었다.
9월 8일 - 아주부 롤챔스 결승전(용산 가는날!!)
9월 12일 - 내 생일!
나는 떨어지지 않는 입술에 침을 바르며 말했다.
"그래서..., 정확한 날짜는 언제입니까?"
"음, 잠시만요."
수화기 너머로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유난히 크게 들리는 엔터의 소리가 조회를 끝냈음을 알렸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입소일은 9월 17일이시구요. 어쩌구 저쩌구..."
나는 급한 불을 끈 소방수 트리스타나처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결승전과 생일날은 즐길 수 있겠구나.
그리고 날씨가 선선할때 가는구나.
잘 다녀오겠습니다.
물론 예비군 동원훈련 2박3일 말입니다.
요새는 갓 일병 단 애들이 분대장노릇한다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