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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리야가 말하는 인간의 소중함 - 약스포
게시물ID : movie_517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iidyn
추천 : 1
조회수 : 66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12/29 11:48:50
히말라야는 한국산악계의 거장인 엄홍길이라는 실존인물을 주변으로 일어난 사건이 배경인 영화입니다.
따라서 그내용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자칫 엄홍길 대장과 주변 산악인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럼기는 하지만,
어찌되었건 실제 일어난 사건이 아닌(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되었지만 본인은 보지 못했음) 순전히 영화상에서의 내용으로만 느낀점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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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영화 히말라야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주고자 했던 메시지는 "인간의 소중함"이었던 같다.
그러니까 한 사람의 목숨도 가볍게 여기지 않는 주인공과 주변조연인물들의 의리 넘치는 인간미를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것 같다.
 
그러나 살짝 바꿔 생각해보면 이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인간의 소중함" 이 아니라 "내  인간의 소중함"이다.
사실 "인간의 소중함" 메시지를 주는 장면이 있긴 하다.
실명한 정우가 후배대원에게 먼저 하산하게 한 장면이다.
등산이나 재난물 영화에서 너무 자주 나와 너무 진부한 설정이기는 하지만
생존가능성이 극히 낮아진 자신의 생존때문에 동료의 목숨까지 위태롭게 하지는 않겠다는 모습에는 분명 "인간의 소중함"이란 것이 느껴진다.
다만, "인간의 소중함"에 대한 내용은 영화에서는 사실상 여기까지다.
 
정우를 구하기 위해서 김인권은 혼자 나선다.
분명한 사실은 김인권 혼자는 절대로 정우를 구하지 못하며, 그것을 김인권 자신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날은 어둡고 날씨는 개판이고,  정우는 지구에서 가장 높다는 산 거의 꼭대기 어딘가에 위치해 있다.
그것도 부상당해서 앞도 볼수없는 상태로 말이다. 
날이 좋은 상황에서도, 거기에 같이 있던 동료조차도 먼저 내려보내는 판인데
거기를 혼자 나서는 김인권의 목적은 첨부터 정우의 구출이라기 보다는 그냥 정우와 함께 있어주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물론 그것이 분명 가치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할만큼은 아니다.
김인권의 부모나 가족입장에서라면 이것은 대단히 무모하고 무책임한 결정인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인권의 그런 모습에서 어떤 인간미란 것이 있지 않느냐 라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먼저 내려오다가 실종된 다른 대원을 생각해 본다는 이것은 대단히 서운한 것이다.
실종대원은 분명 정우보다는 산 아래에 있을 것이고, 부상정도도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조를 시도 한다면 분명 정우보다는 생존확률이 높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인권의 목적은 오직 정우이며, 구조의지 측면에서 본다면 실종대원은 철저히 소외된다.
왜냐하면 정우는 나랑 아주 친한 내사람이고 실종대원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즉, 이것은 "인간의 소중함"이 아니라 "내 인간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발 더 나아가 김원해의 장면은 "내 인간의 소중함"을 넘어서서 "내 인간만 소중함"을 보여준다. 
김원해 역시 관심 구조대상은 정우이며 실종대원을 고려하는 장면은 내 기억으로는 없었다.
그리고 다른 국내 해외 대원들에게 말이나 무전기로 정우를 구조할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등반상황이 극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도 요청을 수락하지 않는다.
아니 여건상 할수 없는 상황이고 해서도 않되는 상황이다.
한명을 구조하기 위해서 한명 이상의 멀쩡하고 안전한 목숨을 포기하게 하거나 위태롭게 할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김원해는 그런 결정을 압박하고 강요하며, 나아가 받아주지 않는 등반팀들에게 악담을 퍼붓기 까지 한다.
사실상 "왜 내 인간 한사람을 구조하기 위해서 너희 인간 여러사람을 희생하지 않느냐" 라는 내용의 말을 하면서 말이다.
"내 인간의 소중함"이 아닌 "인간의  소중함"이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라면 이런 설정이 나올수가 없다.
 
그렇게 하여 황정민은 산에서 실종 사망한 대원을 구조하기 위해서 등반팀을 꾸린다. 이름하여 휴먼 원정대
명목은 3사람의 시신을 대려오는 것이지만, 연출되는 영화 설정상 이것 역시 사실상 정우때문에 시작될수 있었다.
그러니까 희생자 중에 정우가 없었더라면 과연 황정민은 원정대를 구상했겠느냐 한다.
이번에는 적어도 김인권처럼 목숨을 걸고서도  결국은 그냥 지켜보고 마는 수준의 무모한 결정은 아니다.
이번에는 목숨을 걸지도 않았고, 그냥 지켜보는 것도 아니라 실제의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고 치밀하게 진행된 것이다.
다만, 그 구조 대상이 생명이 아니라 시신인 것이다.
정우는 인간미가 넘치고 산에서 시신이 방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하다가 안타깝게도 불의의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지
어떤 타인의 이로움을 위한 대의적인 행동으로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만약 정우가 그런 대의적인 행동에 의한 의로운 행동으로 죽음을 맞이했다면,
또는 그렇지 않다면, 지금까지 죽 그렇게 조난 사망자 시신을 데려 왔거나 했었다면
이것에는 1회성 구조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으며 어떤 인간의 소중함 같은 것을 느낄수도 있었겠지만 이것은 그 아무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황정민이 정우를 대리고 오겠다고 생각한 것은 정우가 자신에게 특별히 소중했던 사람이기 때문이고
이렇게 까지라도 해서 장례라도 잘 치뤄줘야 마음이 편할것 같아서이다.
그런 자신의 이런 어쩌면 이기적이고 과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김원해 처럼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대원들을 들러리로 세운다.
사실상 이것은 다른 대원들 입장에서보면 자신의 존재감, 자존감은 정우에 비해 철저히 소외되는 상황이다.
(라미란이 잠깐 이런 상황에 대한 서운함을 말하는 장면도 있다.) 
그러니까 "인간의 소중함"이 아닌 "내 인간의 소중함"을 내세우는 것은 "타 인간의 사소함"을 담보로 한다.
예컨데, 배가 가라않는데 다른 조난자를 외면하고 지인만을 구조하겠다고 하는 장면이 연출된다면, 이런 장면은 "인간의 소중함"과는 무관하다.     
사소하고 아무렇게나 지나가긴 했지만,시신을 수색할 때 정우가 아닌 외국인 등산가 시신을 보고 실망하는 장면은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인간의 소중함"이 아닌 "내 인간의 소중함"임을 다시한번 일깨운다. 
 
그냥 이 영화를 정우와 함께 실종된 대원,김인권의 부모형제,김원해의 압박요청을 받은 대원들,황정민 이외의 휴먼원정대원들 입장에 해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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