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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대 정말 가난했다니까? 2편
게시물ID : humorbest_5175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갸릉갸릉
추천 : 31
조회수 : 8612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8/24 14:45:10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8/24 01:42:42

아.. 경례구호 쓰지말껄....

바로 걸렸어.. 하긴 단결 쓰는부대는 흔치 않으니까 ㅜㅜ

편의상 음슴 존대 섞어쓰겠어요 . 난 도도한 남자니까.

 

그렇게 보일러병이 되어버리고 말이 좋아 보일러병이지 그냥 잡역병? 작업병? 수준이다.

일단 작업병은 점호에서 열외가 된다. 왜?

 

점호끝나면 병사들이 씻어야됨.

전방의겨울은 많이 추움.

그 오래되신 보일러형님이 아주 130%로 풀가동을 하셔야...

15분 뜨거운물 나옴 ㅜㅜ

 

보일러실은 전쟁터가 된다. 점호는 당연히 열외

여름엔 왜 열외인지 궁금해 하시는분들

오래된 기계일수록 사용을 하루라도 안해주면

바로 망가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예.. 여름에도 임시가동이라고해서 하루에 30분씩 틀어줍니다.

일부러 점호시간에 맞춘건 아니구요 흠흠흠;;

 

아무튼

'이건 2천년대의 군대가 아니야.. 내가 훈련소에서 봐왔던 선진육군은 어디갔단 말인가..'

'그래...난방시설이야..비싸고 그러니까.. 뭐 천천히 바꾸려는가보지..'

 

우리중대는 대대내에서 가장 작업병의 활동이 두드러진 중대였다.

왜? 행보관이 원사 (진) 이였기때문에.. 보여주기식의 군대문화의 정점을 치닫고 있었을 때였으니까..

없는살림에 보여주기식의 생활을 하려니.. 죽어나는건 작업병들이였다..

그덕에 대대에서 가장큰 휴게실을 보유하고 있던 우리중대..

크다고 좋은게 아니구나.. 라는 옛말을 가슴속 깊은곳에 새겨넣어준 고마운 휴게실..

 

전에도 말했듯이 겨울은 춥다.. 특히 전방에 보급품이 많이 딸리는 가난한 군부대의 겨울은.. 매우춥다...

휴게실이 크다.. 그말은 곧.. 휴게실은 춥다....

휴게실.. 말그대로 병사들이 휴식을 취하는곳이다..

따뜻해야지... 암.. 따뜻해야한다...

그래서 난로를...

 

만들었다... 내 사수와 사수의 사수였던분이...

난로를 만드셨다고한다....

사온게 아니라 만들었다..

 

2001년도.. 월드컵을 앞둔 대한민국 육군최전방부대에서..

난로를 살돈이 없어서 난로를 만들었다....

당연히.. 장작을 때웟다....

기름값 아끼려 보일러 밤에 두번 틀어주는 부대에.. 난로에 넣을 기름이 어디에 있겠는가..

하지만.. 말했다시피... 우리중대원의수는 120명을넘어 130명에 육박했다...

남아도는 인력으로 무얼하겠는가...

그렇다.. 바로 당신이 상상하는 그것!

삽들고 나무하러 갔다.....

(여기서 '나무를 구하는데 삽을 왜들고가? 삽으로 나무짜르나 ㅋㅋㅋㅋ' 라고 생각하는 군미필자분들.

 군대에서 삽으로 못하는것은 여자꼬시기 밖에 없다..)

이등병 5명과 일병 20명을 차출해서...

마주보던 태풍부대.. 옆에있는 산으로 살살 올라가.. 나무를 해온다....

아 병장 4명은 필수로 따라간다.

칡.. 캐야된다....

 

우리 행보관님이 지은 휴게실은 평일 일과시간엔 대대 간부님들의 안락한 휴식처가 되곤한다..

대대장님 대대주임원사님 각중대 행보관님들 중대장님들 작전장교 교육장교 등등.. 친목도모의 현장이 되곤한다..

대접할껀 있어야지...

그래서 생각해낸것이.. 바로.. 칡차!

그것도 뭐 어디 마트같은데서 사온 물에 타먹는 칡성분함유 그런 칡차가 아닌!

병장들이 겨울에 그 딱딱한 당을 파내고 캐온 칡으로 만든 100% 자연산 칡차!

물론 주말엔 온병사들이 그 칡차를 마실수 있다.

왕고였던 내 아버지(1년차나는 군번을 아버지라 한다) 와 그동기들은

후임사랑을 몸소실천하는 사랑의 병사들이였기때문에

절대 부조리따윈 저지르지 않았다.. (줄여말해 더럽게 착했다..)

 

무튼.. 그렇게 2001년도의 군대가 이럴리 없다며 멘탈의 붕괴를 심하게 일으키고 있던 나는..

100일휴가를 가게되었고.. 집에가자마자..

아버지에게...

"다르지 않아! 아버지의 군대와 다르지않아! 아니.. 더해! 아버지는 석탄난로 때셨다면서요 ! 우린 장작패!"

"이거봐.. 도끼질하는 내 손목에 스냅이 살아있어..아버지..ㅜ_ㅜ"

하지만 아버지는 믿으실수 없다며..

"그놈 뻥이참 참신하네.. 요즘 군대가 그런데가 어디있냐 이놈아 허허" 하며 웃으셨고..

 

아들의 첫면회를 오신날.. 슬그머니 눈물을 훔치고..

5만원이 들은 흰봉투에.. 10만원을 더 넣어주시면서...

"니네 사수 고기좀 사주면서 잘봐달라고해... "

라고 하셨다....

 

물론 그 10만원으로 사수랑 외박나가서 다방에서 놀았다.

전곡 자○다방 ㅇㅇ? 아는사람은 다아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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