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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2반 허다윤, 5반 최남혁 생일입니다.
게시물ID : sewol_517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6
조회수 : 69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10/01 12:03:51
세월호 참사 900일을 맞이하는 10월 1일 오늘은 900일째 세월호 안에서 나오지 못하는 단원고등학교 2학년 2반 허다윤 학생과 2학년 5반 최남혁 학생의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허다윤 .jpg

허다윤 학생입니다.

다윤이네는 엄마아빠랑 다윤이 언니랑 다윤이 이렇게 네 식구입니다. 어머님이 독실한 기독교인이셔서 다윤이도 교회를 열심히 다녔고 가족 모두 신앙생활을 성실하게 했습니다. 그러다가 교회에서 직분을 받으셔서 그 기념으로 가족사진을 찍은 것이 다윤이가 수학여행을 떠나기 직전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다윤이가 수학여행 떠나기 바로 며칠 전에 찍은 가족사진입니다. 그냥 우연히 다윤이가 좋아했던 노란 조끼를 입고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었는데, 다윤이는 900일이 지난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노란색은 그대로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색이 되어버렸습니다.

다윤이는 언니랑 잘 놀고 다정한 아이였고 집에서 키우는 미니핀 강아지 "깜비"를 동생처럼 귀여워했습니다. 아빠를 좋아해서 아버지가 퇴근하실 무렵이면 다윤이는 전철역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아빠랑 같이 집까지 걸어갔습니다. 가는 길에 다윤이는 아빠한테 꼭 군것질 거리를 졸랐는데, 고작해야 과자 한 봉지, 아이스크림 하나, 이렇게 천원도 안 되는 군것질 거리를 아빠가 사주시면 그렇게 좋아했다고 합니다. 

다윤이는 털털한 성격이라 여느 여고생들처럼 꾸민다거나 화장한다거나 하는 데도 별로 관심이 없어서 아버지가 보다 못해 로션과 크림 세트를 사주셨다고 합니다. 대학교 가면 화장도 하고 꾸미기도 해야 하는데 그렇게 아무 것도 안 바르고 돌아다녀서 어쩌냐고 걱정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윤이는 아버지가 사다주신 크림 한 통을 다 쓰지도 못하고 떠났습니다.

이제는 사라져버린 단원고 기억교실, 다윤이가 생활했던 2학년 2반입니다. 다윤이 자리는 뒷문 바로 앞, 꽃바구니가 하나 가득 쌓여 있는 책상입니다.

2반교실전경.png

8월 20일 단원고 교실이송식 전날 찍은 2학년 2반 작은 칠판 사진입니다. 다윤이 언니가 다윤이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칠판 가득 적어두셨습니다.

2반작은칠판.png

세월호 인양이 또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에 가슴이 답답합니다. 하루 빨리 세월호가 인양되어 다윤이와 1반 조은화 학생, 6반 남현철 학생과 같은 6반 박영인 학생, 고창석 선생님, 양승진 선생님, 그리고 일반인 승객 이영숙님, 일반인 승객 권재근님과 아드님 권혁규님이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시기를 기원합니다.



함께 생일을 맞이한 2학년 5반 최남혁 학생입니다. 
* 가족분들이 챙기시는 남혁이 생일은 음력 9월 1일입니다. 음력 생일이다 보니 매년 양력 날짜가 조금씩 다릅니다.

최남혁.jpg

남혁이는 두 살 터울 여동생이 있는 맏아들입니다. 남혁이가 초등학생 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게 됐는데, 남혁이는 자기도 초등학생이면서 어린 동생을 살뜰하게 잘 돌봐주었다고 합니다. 동생이 유치원 다녀오면 같이 놀아주고 공부도 돌봐주는 다정한 오빠였습니다.

남혁이는 어렸을 때는 활달하고 게임 좋아하고 친구들하고 노는 것을 좋아했지만 사춘기를 겪으면서 성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어머님은 남혁이가 사춘기를 겪으면서 어머님 신경쓰시게 했던 것이 미안해서 그랬던 것 같다고 하십니다. 남혁이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는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시간 배분을 잘 해서 공부도 스스로 알아서 열심히 했습니다. 남혁이의 꿈은 고려대학교에 진학해서 검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2학년 5반 기억교실 칠판 윗부분, 태극기 오른쪽에 "남혁이 오빠"라고 써놓은 글자가 보입니다.

5반칠판.jpg

남혁이는 참사 일주일째이던 4월 23일에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남혁이 아버님은 남혁이를 되찾고 나서도 "남아 있는 실종자 가족들께 미안하다"며 진도로 도로 내려가셨습니다. 남혁이 아버지는 남혁이가 너무 보고 싶고 남혁이 빈방이 쓸쓸하고, 그래서 술로 마음을 달래시는데, 술을 드시면 남혁이가 더 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로 문자 보내 다윤이와 남혁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900일째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차디찬 물속 어딘가에 갇혀 있는 다윤이, 부모님과 여동생이 가슴 아프게 보고 싶어하는 남혁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

오늘 저녁 7시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900일 추모제가 진행됩니다. 그에 앞서 오후 4시 대학로에서는 백남기 선생님 추모제와 추모 행진이 진행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출처 허다윤 가족 인터뷰

최남혁 부모님 인터뷰
최남혁 관련기사:
http://m.hankooki.com/app/paper/pdfView.php?pdfKey=hk20140502A02&num=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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