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부터... 그냥 음슴체로 가겠음
필자는 양구의 모사단 모 포병대대 독립포대 출신인데
말년휴가 복귀 후 전대기 23일이라는 정신과 시간의방을 거쳐 마침내 전역 전날을 맞이하게 되었음
아마 대부분의 부대는 전역 당일날 대대장 신고를 하겠지만 필자의 대대는 필자가 복무중이던 독립포대가 있었기 때문에
대대장 신고를 전역 전날에 했었음...
아침에 일과 집합 후 행보관이 작업 분류하면서 필자를 비롯한 내일 전역자 다섯명은 낙엽이나 쓸라고 해서
잠깐 낙엽 좀 쓸다가(동기들이랑 놀면서 설렁설렁 한건 함정) 마침 포대장이 대대로 가길래 같이 차 타고 갔음
그리고 대대 인사과에서 대대장 신고를 기다리는데 거기서 알동기들을 모두 만났음
필자는 대대 전체에 신교대 시절부터 함꼐 한 알동기가 20명 가까이 되었는데 거기서 다 만났음
(신교대 때 동기들과 사이가 안 좋아서 그 자리에서도 싸운건 함정)
아무튼 시간 다 되서 대대장실로 들어가서 전역신고 하고 다 같이 앉아서 커피한잔 하는데
대대장 曰'이렇게 다 나가면 어쩌냐??? 이중에 전문하사 할 사람?'
그러자 바로 동기 놈들이 필자를 추천함... 망할놈들
아무튼 필자는 그냥 좋게 거절하고 대대장하고 악수 하고 나오고
인사과에서 전역증 받아서 부대로 돌아옴...
부대로 돌아오고 저녁 먹는데 하필 그날 필자의 분대가 배식조...젠장...
분대 인원 별로 없어서 결국 필자도 같이 함...
포병이라 매일 매일 야간사격 준비라는걸 해야하는데 하도 사람이 없어서 그 깜깜한 포상에 올라가서
야간사격 준비도 도와 줌 젠장...
그리고 아무튼 다 끝나고 이제 마지막으로 샤워하고 멍하니 누워있었음
'정말 전역하나? 내가? 이렇게 내 군생활이 끝나나??'
그러다가 청소시간 되었는데 청소시간에도 역시 사람이 없어서 또 도와줌...ㅜ.ㅜ
그리고 점호시간... 당직사관이 전역자 소감 한마디씩 하라길래
군생활 내내 걸핏하면 다쳤던 필자는 '나처럼 걸핏하면 다치지 말고 몸 건강히 전역혀, 그게 최고여'
라고 한 마디하고... 이제 취침에 들어가려는데...
하필 그 떄 경계파견 및 휴가자로 인해 근무인원이 모자라서 필자를 비롯한 전역자 5명은
마지막 근무를 서게 됨... 그나마 필자는 불침번 초번...
보통 전역 전에 근무서면 x판으로 스는데 필자는 그래도 마지막 근무니 그냥 적당히 섰음
그러다가 근무 다 끝나고 이제 자려고 하는데... 이대로 자기엔 뭔가 억울해서
관물대 아래에 불 밝혀놓고 알 동기 4명에게 몇 마디 씩 적은 편지를 4장 씀... 내일 헤어질 때 주려고..
(2년 가까이 동고동락 해오면서 진짜 싫을 때도 많았지만 나름 그래도 동기라는 걸 느낄 때가 많아서 애증이 쌓였었음)
그리고 마침내 전역 날 아침... 불침번이 불을 키면서 '기상하십시오' 라고 외치는데...
정말 휴가날을 제외하고 그 한마디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음...
필자가 짬찌 시절부터 선임들에게 털릴 때 마다 듣던 말 중 하나가 '짬 다쳐먹었네???' 였는데...
필자의 로망 중 하나는 전역 날 아침 다 먹고 '짬 다 쳐먹었다!!!!!!!!!!!!!!!' 라고 외치는 거였음...
근데 막상 되니 아침 먹기 진짜 귀찮은 거임... 그래서 그냥 결식하고...
마지막으로 포상 올라가서 분대원 및 포반장에게 한마디 씩 적어주려고 했는데... 그것도 귀찮아서 그냥 관두고
그냥 바로 씻고 A급 전투복이랑 A급 전투화 신고 짐 다 챙기고 생활관에 앉아서 후임들이랑 마지막 인사나 좀 하고 있었음
그리고 시간 다 되서 행정반 가서 간부들이랑 인사하는데... 행보관이 오바로크가 가득한 동기들의 전역모랑 전투복 보고 지적질 함...
필자는 말년휴가 복귀를 일찍해서 그런게 없었음... 그냥 최대한 깔끔한 전투복이랑 야상을 입었을 뿐...
(야상은 예전 포대장이 버리고 간거 주워 입었음... 그대로 굉장히 상태 좋았음)
아무튼 행보관이랑 마지막 악수하고 '고생 많았다' 라는 말 듣고... 간부들이랑도 인사하고...
이제 밖으로 나가는데 전 포대원들이 좌우로 도열 해 있고 그 사이에 전입온지 5일? 정도 된 막내가 서 있는 거임...
필자의 부대는 예전부터 전역자는 전역당일 당시 포대 막내한테 전역 신고하는 풍습이 있었음
필자는 뭔가 감격을 느꼇음... 이등병 때 부터 그려 왔던 '전역 당일날 우리 다섯명이 포대 막내에게 신고하고 전역 하는 모습'
마침내 현실이 된거였음... 아무튼 우리 다섯명은 신교대 당시 교번인 1,2,3,4,5 번 순서대로 섰음...
참고로 필자가 1번... 그래서 필자가 신고를 하게 됨...
'부대 차렷!!!!!!!!! XXX이병 님께 대하여 경례!!!!!! 충성!!!!!!!!!!"
'목소리가 작습니다!!' '잘 안들립니다!!!'
이런게 몇번 지속 되다가 막내가 경례 받고 후임들이랑 악수하는데... 갑자기 후임들이 둘러 싸고 전역빵을 하는 거임..
그런데 정말 신기한게... 하나도 안아팠음... 오히려 필자는 싱글벙글 웃고있었음....
그렇게 한 차례의 폭풍우가 지나가고 이제 가려는데 또 다시 후임들이 필자한테 달려들어서 전역빵을 때림...
(그 떄 쇼핑백 한쪽 끈 끊어져서 나중에 고생 좀 한건 함정)
그렇게 한 차례의 폭풍우가 지나가고 이젠 정말 갈 시간이 됨...
필자는 동기들과 말년휴가 가는 한달 후임 두명과 함께 나감...
그 떄 뒤에서 후임들이 쫓아오면서 '잘가!!!!' 'xxx(필자 이름) 형!!! 잘가!!!' '고생 많았어!!!!'
이런식으로 손을 흔들어주는 거임...
필자도 뒤돌아보고 손을 흔들어 줌... 정문 근무 서고 있던 후임들과도 인사하고...
택시를 타러 가는 길... 필자는 마지막으로 부대를 한번 더 뒤돌아보고...
약간 코끝이 찡해지는 걸 느끼고 다시 하늘을 바라보며...
'끝났다...'
라고 생각하며 택시를 타러 감...
택시 타고 터미널로 가면서 필자는 사단 병원에 볼 일이 있어서
혼자 내리고 그 때 동기들과도 작별 함... 마지막으로 편지를 건네주면서...
그리고 사단병원에 가서 정문근무 서고 있던 아저씨들에게 용무 말하고 전역증 보여주고 들어가서
용무 다 마친 다음 거기서 지인들에게 군대에서 하는 마지막 전화를 하고
다시 나오는데... 갑자기 거기 아저씨들이 불쌍하게 느껴지는 거임...
그래서 '고생해요...' 라고 한마디 하고 다시 나옴...
택시 부르려다가 어차피 걸어갈만한 거리라서 터미널까지 걸어가는데
아까 전역빵 당하면서 끊어진 쇼핑백 때문에 고생을 좀 함...
중간에 레토나 한대가 지나가길래... 그냥 쌩 깔까 하다가
개구리 마크도 없었고 오늘이 군인으로서의 마지막 날이니까 쿨하게 경례 때림...
20분 정도 걸어서 양구 시내에 도착해서 어떤 가게 들어가서 쇼핑백 하나 얻어서
거기 물건 다 옮겨 담고... 군장 점에서 전역 모 및, 전투복에 개구리 마크 다 달고
양구에서 마지막 밥을 먹고... 잠깐 시내 좀 돌아다니다가 곧바로 동서울 행 버스를 탐...
버스가 전역자들로 초 만원이였음...ㅎㄷㄷ 거기서 신교대 때 같은 생활관이였던
동기들도 만남...
(근데 걔들은 필자를 기억 못했다는 건 함정....)
그렇게 버스는 출발하고 잠깐 잠들었다가 꺳는데 앞에 사고가 나서 버스가
멈춰있는 거임... 재수 옴붙었다고 생각하거 30분 있다보니 다시 출발 함
그리고 동서울에 도착해서... 바로 집으로 안가고 또 국군수도병원에 볼 일이 있어서
바로 분당으로 향함... 수도병원 가는 버스 에서 기사아저씨가
'예비군 아저씨가 뭔 볼일이 있어요?' 라고 하길래 '오늘 전역했음'
'아... 수고했음' 그렇게 몇마디 주고 받다가 수도병원 도착해서
거기 행정실에서 볼일 다 보니 어느새 거의 4시가 다 되있었음...
전철타고 바로 집 앞의 역에서 안 내리고 집 근처 역에서 내렸음
마침 그 날이 수요일이라 수요예배가 있었기 때문에 필자가 원래 다니던
교회로 감... 정말 천천히 걸어감... 그리고 예배 드리고...
교회 지인들에게 전역 축하도 받고...
드디어 집으로 감... 정말로 정말로 천천히 걸어감...
그리고 마침내 집에 도착해서 짐 내려놓고... 전투복 벗어서 칼각 잡으면서 정리하고
옷장에 집어넣고 침대에 드러누움...
'정말... 끝났구나.....' 라는 생각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