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번 분기에 시작한 악의 꽃 애니는 원작파괴, 덕력파괴 애니메이션으로 이름이 알려져있습니다.

등장인물의 모에함을 온데간데 사라지고, 그야말로 길가다 마주칠 법한 평범한 청소년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묘사되고 있죠.

주인공 카스가의 역변

나카무라도 변신

사에키는 그나마 좀 나은가?

다른 사람은 작화가 멘붕이다, 신성모독이다 하면서 꺼려하던데

저는 내용이 무척 충격적이었고 같은 의미로 흥미로웠습니다.

애니를 보다 흥미가 생겨서 없는 돈 써가며 만화책까지 사서 읽고,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영어로 올라오는 외국 사이트까지 까지 찾아가 43화까지 읽었습니다.

분명 내용은 자극적이고, 정상적인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뭘까요? 이 위로받은 것 같은 느낌은.

제가 겪었던 좌절과, 무기력감과 허무함이 만화속 인물을 통해 뿜어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허무함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은 그 만큼 삶에 대한 이유를 찾는 사람이겠죠.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채로, 마음 속 구석진곳에 밀어 놓은 응어리를 시원하게 토해낸 기분입니다. 

마치 노래방에서 크게 소리를 지르고 나온 것처럼 말이죠.

책의 맨 앞 페이지에는 이런 작가의 말이 써져있었습니다.

'이 만화를 지금 사춘기로 힘들어 하는 모든 소년소녀, 일찍이 사춘기로 힘들었던 옛 소년소녀에게 바칩니다'

처음 만화책을 집어들었을 땐, 웃기고 있네. 이런 변태 만화를 청소년에게 바친다고? 하며 코웃음을 쳤지만,

마침내 저는 작가의 말을 부인할 수 없게 되어버렸네요. 저는 위로받았으니까요.

여러분도. 혹시 시간이 괜찮으시면 만화책으로든, 이번에 하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든, 눈여겨 보시길.

초반 부분은 변태스럽지만, 이 작품엔 그 변태스러움을 뛰어넘는 메세지가 분명히 존재하니까요.

악의 꽃 ED 원곡 ASA-CHANG&巡礼 - 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