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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잊지 않도록.
게시물ID : animal_518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이레이디
추천 : 3
조회수 : 40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6/29 01:34:52
안녕하세요, 마이레이디 입니다. 오유에는 평소에 가입도 안하고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되네요.
왠지 첫글이란, 설레기도 하고 여러가지 기분이 드네요ㅎㅎ..슬슬 이야기 시작해볼게요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입니다.
학교에 들어가면서 같은반 여자아이를 만났는데 그 아이가 양손으로 고양이 한마리를 데리고 있더군요. 고양이가 코에서는 피가나고 겁을 먹었는지 계속 울었습니다. 알고보니 그 아이가 교통사고가 난 새끼고양이였어요. 애가 차에 깔렸었던건지 왼쪽 앞,뒷다리를 제대로 쓰질 못하더라구요. 그 애가 고양이를 반까지 데려오게 됐는데, 반아이들이 다행스럽게도 모두 관심을 가져줬습니다. 그러나 고양이 상태가 심각했기에 아이들이 다들 안절부절 못하다가 보건실에 갔습니다. 선생님은 안계셨구요. 결국 어쩔까 하다가 119에 전화를 했는데 거기서는 동물들은 안받는다고만 하고 가까운 동물병원에 걸어도 9시에 문을 연다고만 답 받았습니다. 그 순간에 영어선생님이 복도 저끝에서 소란스러움을 느끼고 오셨습니다.(영어 선생님은 나이가 좀 있으신 분입니다.) 고양이를 보자마자 얘를 어쩌려고 학교에 데리고 왔냐면서 화를 확 내시더군요. 곧이어 체육선생님도 오셔서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금방 죽는다고만 하셨고요. 그 순간 참을 수 없을만큼 화가났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한 아이인데, 아직 살아있는데 쓰레기통이요? 밖에다가 다시 놓고 오라구요? 그건 그냥 죽으라는 소리와 같이 들렸습니다. 완전 눈물이 핑 돌더군요. 정말 선생님만 아니였으면, 학교만 아니였으면 살려내라고 울고 불고 난리 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겨우 저희가 끝까지 고양이를 안고있자 선생님들도 포기하셨는지 그냥 박스에 신문지깔고 담요 깔고 넣어주더군요. 물론 박스랑 담요도 모두 저희가 공수했습니다. 선생님들은 아무것도 안하셨구요. 고양이는 계속 불안한지 색색거리고만 있고, 선생님들은 짜증난다는듯이 쳐다보고만 계시고. 정말 막막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애들이 병원비를 감당하기도 힘들뿐더러, 그 이상 뭔가를 해줄수 있는게 없더군요. 정말 무력해서 자신에게 화가났습니다.
 
일단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그 아이는 죽었습니다. 선생님들께 말해도 냉담한 반응만 돌아오고, 겨우겨우 안정시켜 재워줬더니 아무것도 먹지못하고 정말 잠자듯이 숨을 안쉬더군요. 교통사고 당한지 하루도 안지나서 아이가 죽었습니다. 아이는 학교 박스에 그대로 누워있다가 학교 주지사님이 산에 묻어주셨습니다.
 
이 글을 쓸때까지도 한참을 가슴앓이를 했습니다. 내가 너무 무력해서, 힘이 없어서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고양아 미안해, 제발 하늘나라 가서는 편안하게 살아. 안녕,
 
P.S - 제발 고양이나 강아지나 사람이나 같은 생명입니다. 길고양이라고, 유기견이라고 죽어도 된다는 생각은 절대로 하지마세요. 살려보려는 노력도 하지않은채 죽을거라고 막연히 말하지 말아주세요. 조금만 관심가지면 하나의 생명이 살 수 있습니다.
 
P.P.S - 아직도 그 아이가 다리를 절면서도 선생님들에게서 멀어지려는 장면이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고양이도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느꼈던 걸까요? 그 선생님들은 다시는 좋게 보지 못할것 같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진것도 같네요. 하지만, 누군가 알아주길 바랫어요. 고양이가 죽은게 조금이라도 의미가 있어지도록, 제가 계속 그 아이를 기억할 수 있도록, 새벽이라 횡설수설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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