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science&no=5184&page=1&keyfield=&keyword=&sb= 도움이 될만한 답변일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길어질 거 같아서 글을 하나 써 보기로 했습니다.
1. 수의 정의
철학적으로, 또 논리학적으로 수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버드란트 러셀의 수리철학의 기초 라는 책을 보면 접하실 수 있습니다. 그 자세한 내용은 저 역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수학과 학부 전공 수준에서 수를 어떻게 다루는지만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대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0과 1입니다. 0은 덧셈에 대해 더해도 변화를 시키지 못하는 수이고, 1은 곱셈에 대해서 변화를 시키지 못하는 수 입니다. 수학적 구조는 보통 집합과 그 집합내에서 잘 정의된 연산들을 먼저 가정하고 거기에서부터 이론을 전개하기 때문에 위에서 말한 0과 1의 존재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굳이 덧셈과 곱셈이 아니라 어떤 연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항등원이라는 말을 쓰죠. 일단 두 항등원의 존재를 가정하고 나면, 1+1, 1+1+1, ,,, 등을 통해서 모든 자연수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덧셈의 역원을 정의하고, 음의 정수를 만들어냅니다. 그 다음에는 곱셈의 역원을 정의하고 유리수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나면 연속성의 공리를 가정한 다음에 실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수와 수의 집합은 얼마든지 확장이 가능합니다.
2. 공리계에 대해
같은 공리계 내에서 모순되는 두 가지가 나온다면 그 둘 중 하나는 공리로 채택해서는 안됩니다. 하나는 버립니다. 한편, 공리로부터 도출된 명제들을 정리라고 하는데, 그들 중에서 만약 모순된 것들이 나온다면 그 공리계는 inconsistent하다고 말합니다. 즉, 공리를 잘못 설정했다는 거죠.
공리는 증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학의 모든 명제는 기본적으로 조건명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대해서는 잘 이해하고 계시는 것 같네요.
사실 공리들 사이의 무모순성을 증명하는 것은 직관적으로 간단해 보이는 일일 수 있습니다만 그들 공리로부터 논리적으로 유추되는 모든 정리들 사이에도 모순이 없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모델들을 이용해서 충분한 테스트를 해보는 것은 가능합니다. 예를들어, 유클리드 기하학의 경우 힐버트에 의해 5개의 공리군으로 만들어져 있는데요, 이들을 만족하는 모델로서 대수체(Field)를 이용해서 테스트해볼 수 있습니다.
사실 무모순성의 증명보다 어려운 것이 공리계의 완전성입니다. 소수의 공리만으로 필요한, 충분히 많은 명제를 모두 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지요. 이것은 괴델의 불완전성정리에 의하면 참이지만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존재하므로 사실상 그것을 알아보는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수학은 구조상 완전하거나 무모순적이게 될 수 없는 것인가요? 에 대한 대답은 그럴지도 모른다는겁니다. 실제로 괴델의 불완전성정리가 나온 이후 많은 수학자들이 절망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저는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믿습니다.
덧.
또 한가지 생각해볼만한건 수학자들이 좀 비겁한 면이 있다는겁니다. ㅋㅋ
어떤 개념을 정의할 때, 기호를 만들 때, 불편하거나 모순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으면 그렇게 정의하지 않습니다. 아예 모순이 안나오게끔 만들어 놓고 모순이 없다고 주장하죠. ㅋㅋㅋ
그렇기때문에 수학자들의 주장은 모두 논리적으로 참이다..라고 주장하셔도 무리가 없을겁니다 -_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