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916일을 맞이하는 10월 17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5반 조성원 학생, 2학년 9반 김아라 학생, 2학년 10반 이가영 학생의 생일입니다.
조성원 학생입니다.
성원이는 세 살 터울 여동생과 열 살 터울 꼬맹이 남동생이 있는 삼남매의 맏이입니다. 집에서 성원이는 동생들을 잘 돌봐주는 다정한 맏이였고 특히 꼬맹이 남동생을 많이 귀여워했습니다. 엄마하고 대화도 많이 하고 애정표현을 잘 하는 아이라서 어머니는 성원이가 "마마보이"였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성원이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직접 용돈을 벌 정도로 자립심 강하고 성숙한 아이이기도 했습니다.
성원이는 담임 선생님이신 이해봉 선생님을 존경했습니다. 그래서 성원이의 꿈은 중앙대학교에 진학해서 역사를 전공하고 이해봉 선생님처럼 역사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성원이가 생활했던 5반 교실이 이송식을 기다리는 8월 20일 저녁의 모습입니다.
성원이는 수학여행 가기 전에 막내동생에게 여행 가면 선물 사다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함께 생일을 맞이한 9반 김아라 학생입니다.
아라는 오빠가 하나 있는 두 남매의 막내입니다. 아라의 꿈은 약사가 되어 어떤 병이든 고치는 약을 지어주는 "황금손"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라네는 아버지가 화학을 전공하셔서 어렸을 때부터 아라한테 원소기호라든가 과학에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습니다. 영문학을 전공하신 어머니한테 영어를 배워서 아라는 영어도 잘 하는 재주꾼이었다고 합니다.
아라가 생활했던 9반 교실 전경입니다.
아라는 참사 일주일이 지나가던 4월 22일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성원이와 아라와 함께 생일을 맞이한 10반 이가영 학생입니다.
가영이는 이과생답게 생물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서 집에서 플라스틱 통에 달팽이를 직접 두 마리나 키웠습니다. 가영이가 솜씨가 좋아서 달팽이들은 커다랗고 튼튼하게 잘 자랐습니다. 가영이는 열 일곱 소녀답게 예쁜 물건도 좋아해서 하트 모양 장식품이나 봉제인형 등을 방안에 아기자기하게 장식해 두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가영이 없는 빈방에서 가영이의 장식품과 가영이가 돌봐주던 달팽이들만이 가영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원고 교실이송식 전날 10반 칠판 모습입니다. 제가 사진을 못 찍어서 오른쪽 가장자리 가영이 이름이 잘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로 문자 보내 성원이, 아라, 가영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동생들한테 다정하고 믿음직한 오빠이자 형이었던 성원이, 부모님과 오빠의 사랑이었던 아라, 그리고 생물에 관심이 많았던 열일곱 소녀 가영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
416가족협의회에서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국민조사 위원회"(가칭)를 위한 간담회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예은아버님 페이스북 페이지를 참조해 주시고 의견이나 제안은 416연대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